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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레포리 - 후루야 우사마루 지음, 오주원 옮김/세미콜론 |
아마도 대한민국에만 있는 분류일 것 같지만, 세상에는 카툰과 만화가 있습니다.
만화는 아시다시피 만화인 것이고, 카툰은 대한민국의 성인남녀들이 보시기에 쪼오금 예술적이라고 느껴지는 한컷, 혹은 4컷이하의 만화입니다. 그리고 그런 의미라면. <파레포리>는 카툰입니다. 사실은 만화지만 말이죠.
후루야 우사마루의 <파레포리>는 일본 대안만화 잡지인 '가로'에 연재되었던 4컷 만화 시리즈의 모음으로 연재지면의 특성 상 시각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파격적입니다.
어떤면에선 진정한 성인만화라고 할 수 있죠.
부조리한 개그를 부조리를 위해 소모하는 만화를 청소년들에게 선뜻 읽히기에는 제 심장이 너무 작습니다.
근친상간과 개복(開腹), 소아 강간, 살인을 거리낌 없이 유희의 소재로 삼아 버리는데는 장사가 없는거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레포리>를 (성인에게)추천하는 이유는 이 모든 끔찍한 상황과 꼼꼼한 점묘의 효과가 선사하는 무심함이 이치나 도리에 맞지 않을뿐 아니라 무의미하고 불합리한 세계 속에 처하여 있는 인간의 한계상황을 개그로 승화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파레포리>는 부조리하지만 개그만화입니다.
그것도 개그에 집착하는 만화이지요.
덕분에 만화로써 실험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칸을 넘나들거나, 칸 속에 다시 페이지를 넣어서 똑 같은 구도를 만든다든지, 끊임없이 줌인해서 순환 구조의 4컷만화를 만들기도 합니다. 기존의 유명만화에 대한 과격한 패러디는 기본이고요.
특히나 좋았던 것은 만화의 지면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연출이였습니다.
이런 건 눈으로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글로 설명하기도 뭣하고, 스캔해서 올리면 그것도 예의가 아니지요.
단, 이 만화를 읽고 기분이 더러워진다면 그건 작가인 후루야 우사마루의 책임이지 소개한 사람의 책임은 아니라는 점만은 확실히하고 넘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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