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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리는 소녀 -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김영주 옮김/북스토리 |
첫인상은 "에에~엣 경우 이거?!?!" 입니다.
4번이나 영상화 되었다는 것에 비해서는 너무나도 단촐한 이야기입니다.
극단적으로 압축하자면 '여고생이 라벤더향을 맡고 과거로 갔다.'입니다.
사건도 극적이지 않고, 환상특급으로 치자면 메인디쉬 사이에 끼여있는 간식 정도의 에피소드입니다.
65년 발표작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어깨에 힘이 빠지는 것을 멈출 수 없습니다.
그러나. BUT!
시간여행과 여고생의 조합은 첫사랑, 추억, 간질거림과 융합하여 다른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나 봅니다.
1972년에는 TV드라마로도 만들어졌고, 1983년에도 영화화 되었습니다.
뭐 제가 본 2006년판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정확히 원전을 영상화한 것이 아니라 원작의 주인공인 가즈코의 조카인 마코토가 메인이고, 이야기는 훨씬 스피디하며 시간여행 에피소드들도 훨씬 풍부하고 그럴싸합니다. 일단은 화학물질에 의한 시공간여행 초능력 개발 드립 보다는 회수 한정 타임머신이 이야기의 안타까움을 자아내는데는 더 유용합니다.
덕분에 소설 원작까지 보게 되었지만요. 흑흑
마지막으로 영상화된 2010년판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가즈코의 딸 얘기로. 엄마의 첫사랑 찾기 같은 겁니다.
혹자는 애니버전을 원작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 모든 영상물들은 츠츠이 야스타카가 쓴 단편 소설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기원으로 합니다.
앞서 시간여행과 여고생의 조합이 이 모든 상상력의 자극제라고 했는데, 어쩌면 제목이 절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목이 너무 멋지다보니 쪼오금 다른 살을 붙이더라도 재미있는 영화 2편은 나오는군요. 결과적으로...
참, 책에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이외에 2편의 소설이 더 실려 있습니다.
<악몽>과 <The other world>인데요. <악몽>은 기이한 현상을 어줍잖은 아마추어 심리학으로 설명을 시도하는 작품입니다. 종반 반전을 그대로 밀어부쳐서 오컬트로 달려가는 것이 훨씬 재미있었을텐데, 산업화 시대를 관통하는 SF작가의 과학입국 스탠스는 그걸 도저히 용납 못하나 봅니다. 그리고 <The other world>는 평행우주에 대한 이야기로 그야말로 소품입니다. 하지만 이쪽도 다른 이야기의 씨앗이 될 확률은 있는 것 같습니다. 표제작인 <시간을 달리는 소녀>처럼요.
흠~
자꾸 쓰다보니 <시간을 달리는 소녀>라는 제목이 반 이상인 것 같습니다.
멋진 제목은 씨앗이 되어 여러가지 꽃이 되는군요.
카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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