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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보고 왔습니다.

개봉 첫주 전국 20개. 첫주말에는 더 숫자가 줄어들 영화이니까 개봉관에서 보고 왔다는게 충분히 자랑입니다.

하하하

 

내용은 간단합니다.

제3제국의 패망 후 나치의 일부 세력이 달 뒤편으로 피신했고, 그곳에서 나름의 과학발전을 이룩한 나치의 잔당들이 지구를 침공해 온다는 내용입니다.

 

당대 최고의 로켓기술을 보유하고 있었고, 2차 대전 말기 각종 괴악한 신병기들을 만들어대던 그들이다 보니 요런 떡밥은 무척 오래된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소년중앙' 읽던 시절에는 제법 유명한 떡밥이었죠.

 

얼마나 유명한 떡밥이였냐하면 김형배화백이 그 옛날 새소년에서 <최후의 바탈리온>이라는 제목으로 국제방위군과 네오나치의 전쟁을 다룬 SF만화를 연재할 정도입니다.

 

본래 원전은 1980년 일본 언론인 오치아이 노부히코(落合信彦)가 발표한 논픽션 <라스트 바탈리온>인데요. 1980년대에 나치 음모론이 유행하는 데 많은 영향을 준 책으로, <20세기 최후의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재간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의 요지는 히틀러가 자살한 것은 행적을 감추려는 자작극이었고, 독일이 무조건 항복한 이후 히틀러와 함께 탈출한 나치 잔당들이 남극 대륙에 비밀기지를 건설해서 세계 정복을 노리고 있으며, 흔히 UFO로 인식되는 비행접시는 네오나치 군대의 전투기라고 주장입니다.

 

<아이언 스카이>는 남극대륙을 달기지로 바꾼 것 말고는 기본 설정 상 동일 합니다.

 

영화 얘기를 해보면 우선 채펠린비행선을 베이스로한 우주전함 디자인은 쌈빡합니다. 게다가 지구 침공시에 체펠린우주전함 뒤에 거대한 소행성을 끌고 와서 운석낙하 작전을 벌이는 것은 전술적으로 탁월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공기저항이 없는 달에서는 유용할지 몰라도 지구 대기권내에서는 골치덩어리인 비행접시를 대량으로 운영하는 것은 바보 같아 보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거함거포주의를 포기 못하고 거대 비행접시 '신들의 황혼'을 만든 것도 일견 그럴싸해 보이고요. 고립되어 있다보니 의외로 컴퓨터 기술은 뒤떨어져 있는 것도 조롱용 코미디 코드이기는 하지만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미국도 60년대에 수백명이 모여서 계산자를 가지고 계산한 결과물만 들고도 달나라에 갔었으니까요. 은근과 끈기만 있다면 못할게 뭐있겠습니까? 하하

 

영화의 장르는 코미디입니다.

<총알 탄 사나이>나 <못말리는 람보>의 계보를 이을만한 캐릭터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캐릭터만 포진시켜 놓고 정작 개그는 별로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설정 자체가 개그이기는 합니다마는 그래도 캐릭터들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아마도 감독의 노림수가 한편의 웃기는 영화가 아니라 세상에 던지는 돌맹이쪽이였나 봅니다.

 

세라 페일린을 닮은 미국대통령하며 우주탐사도 대통령 재선용. 전쟁도 재선용으로 상황. 모든 것이 홍보의 문제가 되어버리는 세태. 평화적인 우주개발이라면서 사실은 군비경쟁(핀란드 제외 ^^)에 몰두하는 나라들. UFO가 나타나자 수령님이 이 모든것을 디자인했다는 북한. 자원전쟁으로 멸망하는 지구 등등 던지고 싶은 직구가 너~어무 많다보니 개그를 칠 타이밍을 자꾸 놓쳐버리는거죠.

 

게다가 발전한 CGI기술은 예전 같으면 그 조악함만으로도 개그 소재가 되었을 상황들을 그럴싸하게 만들어 보여줌으로써 B급 SF의 향기가 많이 표백되어 있습니다.  

 

 

사족 : 영화관에 저를 포함 5명 정도가 앉아 있었고, 모두 다 마지막 크레딧이 올라 올때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역시 범상치 않습니다.

         그리고 나치의 우주선들이 멋진 디자인으로 단장한데 비해서 미국의 우주선인 조지 부시호를 비롯한 지구측 우주선들은 묘하게

         현실적입니다. 특히 폐기된 줄 알았던 러시아의 미르가 다시 등장해서 레이저 광선을 쏘는 장면에서는 혼자 터지고 말았습니다.

         하하하 지금 생각해도 웃겨요.

 

 

 

 

 

 

아이언 스카이
  • 감독 : 티모 부오렌솔라
  • 2018년, 지구를 침략하러 ‘외계인’이 아닌 ‘그들’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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