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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상식의 역사

imuky 2012. 11. 7. 17:23
상식의 역사 - 6점
소피아 로젠펠드 지음, 정명진 옮김/부글북스

 

우리가 상식이라고 부르는 Common(공통) Sense(감각)의 역사입니다.

이 책의 내용은 앎의 한 방법으로서의 상식과 너무나 변화가 심한 정치적 삶 사이의 연결에 맞춰져 있으며 '상식(공통감각)이라는 아이디어가 어떻게, 어떤 경로로 (전문적 지식이 없는)보통 시민들이 정치적 판단에 동참하도록 자극해 왔는지를 살피고 있습니다.

 

귀족과 부르조아지(재산을 가진 사람)의 손에서 정치적 결정권의 일부라도 찾아 올 수 있었던 것은 엘리트주의에 맞선 인민주의. 즉 포퓰리즘의 성과이며 포퓰리즘의 기저에는 누구나 전문지식이 없이도 의심없이 동의 할 수 있는 공통감각(상식)이 존재한다는 아이디어가 깔려있다는 거죠.

 

아리스토텔레스 시대부터 레이건 시절까지. 꼼꼼하게, 때로는 지루하게 상식의 이용사를 써내려간 소피아 로젠펠드의 노고는 칭송받아 마땅하지만 화끈한 정치적 입장을 선호하는 독자라면 맹숭하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 책의 가장 기괴한 점은 책의 내용이 아니라 한국어 부제와 책 뒷표지에 실린 역자의 짧은 코멘트일 것입니다.

책 앞표지에 '왜 상식은 포퓰리즘을 낳았는가?'라고 부제 형식으로 의문을 던진 번역자는 뒷표지에 느닷없이 '포퓰리즘이 만연하고 있다.'라고 선언합니다. 이어서 '특이한 점'은 좌파만이 아니라 우파까지도 포퓰리즘에 기대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특이한 자신의 관점을 소개합니다.

게다가 상식의 역사를 통해 우리의 모습을 비춰볼 거울이 많다라고 전제하며 예전과는 달리 인터넷의 발달로 사회적 평준화가 크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포퓰리즘이 다시 정치 분야에 전면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자신이 번역한 책 어디에도 없는 내용을 은근슬쩍 주장하고 있습니다,

 

번역자를 살펴보니 중앙일보 기자 출신이며 이 책의 출간연도가 2011년 9월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즈음인 것으로 봐서 무지렁이들에게 포퓰리즘의 무서운 역사를 들려주려고 번역을 시작했는데 번역하고 보니 그 내용이 아니더라...인가 봅니다.

 

 

 

 

 

 

 

 

 

 

 

 

사족 : 비슷한 시기에 상식이라는 개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도 사회통합용으로 이용한 영국과 사회개혁용으로 활용한

         프랑스의 차이가 역사적으로 몇번 교차되며 반복된다는게 꽤 흥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