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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단편 중심의 환상문학 웹진 거울의 2010년 결과물 묘생만경입니다.


이런 자그만 틈바구니가 너무 좋습니다. 

척박하다는 말을 꺼내기도 지겨운 한국의 장르문학 판에서 가끔 만나는 거울의 중단편선은 장르문학의 팬이로써 그저 반갑고 대견합니다.


그래도 호불호는 있어서 22편의 작품들이 모두 사랑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제게도 취향은 있으니까요. 하하


우선 제일 기억에 남는 작품은 표제작 묘생만경이로군요.

귀촌한 도시 중산층 가정의 안마당에서 벌어지는 가축들의 사랑과 복수의 드라마입니다.

아내의 유혹보다 재미있군요. 어디에도 만만한 삶은 없습니다.


그밖에 직장인의 영원한 테마 승진의 비밀을 갈파한 승진과학혁명과 악마와의 두뇌싸움을 다룬 세 가지 소원을 이루는 법도 꽤 재미있습니다.


이주 산업 횡단 사령부 최후미 민간 선박 DU1888-0도 재미있는 에피소드이고요. 특히나 이 작품은 장대한 이야기나 연작의 에피소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리나라의 장르문학 시장의 여건이 아쉬운 작품입니다. 찍어서 팔리기만 한다면야 장편 시리즈도 읽어볼 기회가 있을 텐데....... 어렵겠지요 ㅜㅜ


환상문학을 간판으로 쓰는 집이다 보니 제가 선호하는 SF장르 이외에도 호러물도 좀 섞여 있습니다.

그쪽은 제 취향이 아니라 읽는게 힘들었습니다.

무서운건 싫거든요.


그건 그렇고 언제쯤이면 이렇게 자비출판 형식의 한정된 유통을 넘어서 사람들 머리 속에 환상을 박아 넣을 수 있을까요?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