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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라고는 본 시리즈 밖에는 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본 시리즈로 보이는 베를린을 보고 왔습니다.
일단 북한이 등장하면 촌스러운 반공영화이거나 지루한 좌빨영화라는 주박에서 벗어나 제법 그럴싸한 에스피오나지를 만들었습니다.
이 정도로는 만족 못하신다는 한국관객에게는 자막 없이 헐리우드영화 완전 몰입이라는 분이 아니시라면 '아닥'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같은 영화를 봐도 각자 다른 포인트에서 몰입하기 마련인데, 전 련정희 동지가 납치되어서 처음으로 표종성과 통화하는 장면에서 안부를 묻는 아내의 목소리에 '아무 일 없다'던 표종성의 대사에 꽂혀버렸습니다.
으~아, 쌩 마초스러워요. 그 대사!
X나게 열심히, 맡은 일에는 성심성의, 안맡은 일에도 물심양면, 충성충의를 다했건만 한 순간에 통보도 없이 짤리고 나서 만신창이의 몸으로도 아내에게만은 난 괜츈하다는 가장의 뒷모습에서 서울의 밤거리를 헤매는 수많은 월급쟁이 가장들의 그림자를 발견했다면 "믿어주세요"
그런겁니다. 사실 베를린은 상시적인 구조조정의 칼날 아래에서 숨죽여 살아가는 가장들의 이야기이자. 조직이 정말로 위태로워서가 아니라 다~ 일 개인의 입신양면을 위한 정치적인 술수로 구조조정이 이루어진다는 시퍼런 고발인겁니다.
왜 목숨을 거느냐고 물으면 "일이니까"라고 대답하는 빨갱이를 극도로 싫어하는 평범한 한국인의 모습. 리얼하지 않습니까?
하하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동생 류승범을 대한민국 대표 양아치로 키워낸 류승완 감독의 뚝심에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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