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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를 뭘 완본에 해독까지라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아마 반드시 계시겠죠.

 

그러나 각자의 삶에 닥친 임팩트는 모두 다르고, 90년대 초 대한민국의 청소년 중 많은 사람들이 서태지를 청춘의 기둥으로 삼았듯이 95년 첫 TV방영을 시작한 에반게리온 역시 일본의 청소년들에게 방향없는 질풍의 지향이자, 노도의 방파제 구실을 한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니 아직도 신극장판에 열광하고, 이런 독본이 천연덕스럽게 출간되고는 하는 것이겠지요.

 

여러모로 인생의 스탭을 남들보다 뒤늦게 밟아가는 저로써도 9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젊은이들과는 조금 다르겠지만 에바의 영향은 꽤 큰것이였고, '이것 참, 어쩔 수가 없군.' (-.-;;)a 하면서 어느새 이 책을 집어들고 있더군요.

그다지 싼가격도 아닌데 말입니다.

(많이 팔릴리 없다는건 누구나 알고 있으니 ㅜㅜ)

 

아무튼 내용은 21세기에 새로이 시작된 신 극장판을 제외하고 20세기판 에바 시리즈에 대한 완전 독본입니다.

모호했던 장면이나 대사의 앞뒤를 맞추고, 그럴듯한 추론으로 작가의 의도를 찾아가는 책이지요.

 

일종의 설정놀이인데...

 

건담의 설정 놀이가 최소한도의 룰(=설정)을 기초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확장하는게 기본이고, 이야기의 지나친 확장이나 모순이 생겼을 때. 반다이라는 심판이 이야기를 정리하는 형식이라면 에바의 설정 놀이는 이야기의 확장이 아니라 기 완결된 이야기의 빈구석을 채우고 보완하는 것으로 이야기의 창작이나 확장의 권리는 온전하게 작가에게만 있습니다.

같은 놀이라도 어딘가 병맛스러운 구석이 있는 놀이입니다.

중2병이라고 놀려도 하는 수 없지요... (   -.-)

 

참고로 본서는 카발라나 신비주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개구라 버전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영화와 드라마의 완결된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품 내적인 부분만을 탐구하는 책입니다.

 

따라서 에바를 좋아한다고 해도, 메카닉 취향이나 특정 캐릭터에만 꽂히신 분. 우연은 어디까지나 우연일 뿐이라고 넘길 수 있는 쿨한 성격의 소유자 분들에게는 권하지 않습니다. 기획단계에서 완성 단계까지 하나 하나 모든 부분에 의도가 숨어 있고, 이 모든 것의 의미를 알아야 겠다는 분들에게만 필요한 참고도서이며 정리도서입니다.

 

 

 

함부로 손대시지 마시길...

 

 

 

완본 에반게리온 해독 - 6점
키타무라 마사히로 지음, 곽형준 옮김/영상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