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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엿보기

30초 광고 시대

imuky 2013. 4. 10. 17:02

따뜻하던 시절. TV-CM의 광고주 시사는 30초 버전으로 하고 온에어는 15초 버전이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아무튼 대부분의 제품이 신제품이거나 뭔가 새로운 기능을 달고 나오던 시절. 할 얘기는 많고 시간은 촉박하니 30초 버전은 광고주 접대 버전이고 15초는 실집행을 위한 축약 버전이였던 것이다. 나중에 좀 더 경험이 쌓인 광고주들은 15초 버전만 시사해 줄것을 요구했고, 사실 30초 버전은 온에어할 자리도 없어서 애초에 편집조차 안하는 상황이 되었지만 말이다.

 

그러던 것이 요즘은 심심찮게 30초 광고를 본다. 심지어는 1분짜리도 있고.

 

첫번째 드는 생각은 광고편수가 줄긴 줄었구나~라는 생각이고.

 

두번째 드는 생각은 이제는 예전의 主가 더 이상 主가 아니고, 예전의 客이 더 이상 客이 아니로구나라는 생각이다.

 

아직은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신제품과 새로운 서비스가 줄을 잇던 따뜻한 시절(그리 오래된 것도 아니다).

광고는 출시 사실과 기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주'임무였고, 사용자의 경험은 이를 추인하는 '객'이였다. 15초 광고는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했고 말이다. 거칠게 말하자면 그렇다는 얘기이다.

 

지금은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는 것 같은 시대. 그래서 상품 사용의 경험이 상품보다 더 중요해진 시대란다.

 

경험은 객관적인 결과를 일관되게 도출하지 못하고, 불행하게도 공감은 한 순간에 오지 않는다. 소비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으로써 느끼는 만족감의 종류 역시 생각만큼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도 함정이고 말이다.

 

결국 설득을 위해 30초건, 1분이건 카피는 늘고, 내레이션은 빅모델이 하고, BGM은 거룩하게, BTL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소비자 체험담을 실어 나르기 바쁘다. 정체가 의심스러운 낯모르는 사람에서 친근한 이웃으로 바뀌기는 했지만.

 

어쩌랴?

 

대의 없는 가치와 지혜 없는 철학과 유사경험의 공유를 효과적으로 포장해서 팔아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커녕 전가의 보도조차 그때 그때 달라지는 것을.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터라'라는 어머니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근근히 버텨보는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