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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드는 장인 게르하르트 슈타이들(Gerhard Steidl)과 제향사 게자 쉔(Geza Schoen), 그리고 영국 잡지 월페이퍼가 함께 만든 페이퍼 패션(Paper Passion)입니다.

 

빨간 내지의 책모양의 패키지가 인상적인 향수지요. 슈타이들이 생각하는 책과 잉크의 냄새입니다.

 

사실 책향기는 주관적인 것이잖아요.

 

누군가에게는 이사하려다 찾아낸 오래된 책에서 나는 퀘퀘한 냄새이기도 하고, 책냄새인 줄 알고 있지만 사실은 담배냄새일 수 도 있고 말입니다.

또 누군가에게는 갓나온 종이냄새일 수도 있고요.

 

제겐 책냄새라고 하면 아직 마르진 않은 잉크에서 풍기는 휘발성 냄새와 먼지 냄새가 각각 떠오릅니다.

 

그만큼 냄새가 주관적이라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책냄새란 결국은 각자의 추억과 연동된 경험의 냄새이라는 것이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향수 페이퍼 패션은 철저하게 슈타이틀의 냄새이고, 풀어 말하자면 조금은 무겁고, 질 좋은 종이와 묵은 잉크냄새입니다. 그렇다고 아주 많이 쌓여있는 장서는 아니고, 미끈하게 빠진 수입책말입니다. 왜 있잖아요. 가지고는 싶지만 너무 비싸서 못사는 수입 디자인원서 같은거 말입니다.

어쩜 제대로인지도 모르겠군요.

 

^^

 

찾아보니 제향사 게자 쉔은 디젤과 일을 했습니다.

 

 

 

 

 

 

 

 

 

흥미로운 컨셉이기는 한데, 혹시 종이냄새를 풍기고 다니고 싶으세요? 그것도 은은한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