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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맥스 브룩스의 <세계대전Z>의 외전입니다. 

 

짧은 에피소드들이 모여 거대한 전쟁의 총체적인 인상을 구성하는 전작 <세계대전Z>에 포함되지 못한 아이디어와 편집된 에피소드들을 모아서 출간한 책입니다.

 

전작의 성공이 없었다면 절대 세상에 나올 책이 아니지요.

하긴, 모든 외전이 본전이 본전이상을 건졌을 때. 가외 수입을 위해 태어나는 보너스 트랙 같은 것이니, 딱히 할말은 없습니다.

 

오히려 아쉬움을 달래준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작가와 출판사는 돈을 벌고, 독자는 허기를 채웁니다.

 

여기서 쟁점은 <세계대전Z 외전>은 과연 독자의 허기를 얼마만큼 채워줄 수 있느냐인데요. 이게 좀 애매합니다.

 

총 4개의 에피소드 140페이지 짜리 이 책은 가격도 착한편이라 4,500원입니다.

요즘 왠만한 책값을 생각한다면 가볍게 사서 읽어볼만 합니다.

물론 <세계대전Z>를 읽었다는전제로요.(안 읽고 외전부터 살 사람은 없겠지만)

 

그런데 내용으로 들어가면 이게 좀 아쉬운데요.

 

우선 첫번째 에피소드인 '로저 리미티드'는 본편에 안 실린 이유가 있는 단편입니다.

세계대전 이후의 일이라서 그런것도 있지만 에피소드 자체가 너무 파편적이라 전체구성을 위해서는 없어도 되는 조각같은 느낌적 느낌입니다.

 

오히려 두번째 에피소드 '스티브와 프레드'는 시점도 좀비전쟁 초기라서 실릴만도 합니다만.... 이 이야기가 본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본편의 화자가 전지전능하거나, '스티브와 프레드'의 주인공이 살아나야 하는데, 이게 어려운 일이라. "실패!"입니다.

그러나 아이디어는 좀비전쟁 상황에 딱 어울리는 루저의 이야기입니다.

 

세번째. '멸종 행진'은 뱀파이어 이야기입니다. 좀비도 있는데 뱀파이어가 없을라고요. 아마도 늑대인간도 있고, 요정도 있고, 있을 건 다 있겠지요. 그래도 인간멸종의 대서사에는 뱀파이어가 끼어들 자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외전으로 나왔겠지만.

 

네번째. '대 장성'이야말로 <세계대전Z>입니다. 본편에 포함되어도 손색없는 이야기이고, 4가지 단편 중에서 가장 본편의 스타일을 따라하고 있습니다. 공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협력과 투쟁. 그리고 생존의 감동이 짧지만 강렬합니다.

바로 세계대전Z라고 이름 붙어있는 책에서 제가 바라던 바로 그것이지요.

 

자~ 그럼 왜 아쉬운지 아시겠죠?

 

착한 가격. 가벼운 분량. 애매하게 남은 시간. 좋아하는 스토리.

여기까지는 박자가 착착 맞아주는데, 정작 좀비전쟁의 감동은 4편 중 1편.

 

그렇습니다.

 

이거 디게 좋다!!!라고 하기에는 뭔가 아쉽죠.

 

그래도.

 

좀비전쟁. 세계대전Z를 감동적으로 읽은 분이라면 살짝 추천합니다.

좋은거 한번 더하는데 4천5백원.

이 정도 가격이라면 욕은 안 먹을 것 같으니까요.

 

 

 

세계대전Z 외전 - 6점
맥스 브룩스 지음, 진희경 옮김/황금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