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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일 끝난 제41회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ㆍ일간스포츠ㆍ대한야구협회 주최)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서울고 에이스 이형종(18)의 ‘눈물의 역투’ 가 온통 화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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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가 9-8로 앞선 9회 말, 2사 1,3루 위기에서 동점타를 허용한 직후부터 울기 시작했고, 몸에 맞는 볼로 2사 만루가 되고 끝내기 안타를 맞기까지 이형종은 계속 울먹이며 공을 던졌다는군요.
이형종은 이날 6이닝 동안 7실점으로 부진했었고, 전날 준결승까지 4경기에서 20과 3분의1이닝 동안 330개의 공을 던졌다는군요. 결승전에서도 그는 6이닝 동안 140개가 넘는 공을 던졌습니다. 많이 지치는게 당연한일이였습니다. 최고 150㎞에 육박하던 직구는 결승전 종반에는 140㎞까지 떨어져 있었구요.

그런데도 서울고 김병효감독은 교체해주지 않았습니다.
마운드에서 '제자'가 울면서 공을 던지고 있는데도, 어깨가 무너지고 마음이 망가지고 있는데도 교체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고교 최대급 대어라는 제자의 장래는 22년만에 우승할 지도 모른다는 실적 앞에서 아무것도 아닌일인 것처럼 취급되었습니다.

교체할만한 선수가 없었다고요?
정말인가요?
그래서 이미 무너진 마운드를 속절없이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고요?

아니요. 그래도 아닙니다. 어차피 끝이 보인다면 선수의 보호가 우선입니다.
청소년 아닙니까? 선생과 제자의 관계 아닙니까?
계약 관계로 맺어진 프로들의 세계가 아니지 않습니까?
아니 프로의 세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죠.
마운드에서 우는 것도 울때까지 마운드에 세워 놓는 것도...

혹시나하는 실날 같은 희망에 제자의 몸은 어찌되도 괜찮은 것이였는지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장하죠.
청춘의 열기 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장래가 총망되던 선수가 3년씩 바뀌는 선생들의 실적내기 앞에서 가진 재능을 조기에 소진하고 사라지는 우리나라의 청소년 스포츠의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고, 슬프기도하고, 화가나기도 합니다. 선수보호라는 것이 없는 이 척박한 땅에서 이형종 선수의 어깨가 무사하길 빕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좋은 선수로써 오래 마운드를 지킬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