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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논객 한윤형하면 똑똑한 젊은이, 의식있는 20대가 떠오릅니다.
이곳저곳에서 접했던 그의 글이 그렇고, 여기저기서 인용된 그의 견해에 대한 의견이 그러합니다.
 
그러나 그의 글은 소비했으나 그의 저작을 사보기는 처음이로군요.
 
일단은 창비 팟캐스트 라디오 책다방의 뽐뿌질과 선배의 책자랑질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하필 그날 그때 충동구매라는 형식으로 만나고 말았습니다.
 
한윤형의 20대를 마감하는 잉여탐구생활 요약 정리본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입니다.
 
 


  
의미불명의 사진들과 흰색 반팔티를 입은 남자의 실루엣. 그리고 레터링체를 흉내내기 위해 기존의 문화방송체를 조금 손본 폰트가 어우러져. '과연 청춘을 형상화하는 것이란 이리도 어려운일이로구나~'를 실감시키는 표지 디자인부터 난감한 이 책의 내용은 이 시대에 청년논객으로 호명된 한윤형의 블로그글과 각종 기고글들의 수정본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저자의 20대에 땡겨놓은 성과물이고 이제 저자는 30대 직장인이 되었으니 이 책은 저자 한윤형의 20대를 정리하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그리 틀린것은 아닐 것입니다.
제게 남은 문제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청년들 중 유독 똑똑이라고 소문난 한 개인의 20대를 엿보는 것으로 후배세대의 정서를 파악했다고 자위할 수 있느냐? 없느냐? 뿐이려나요. ㅋㅋ
 
1부 잉여의 이유:어쩌다 우리 인생이 이렇게 되었을까?는 한윤형의 개인 블로그 글과 각종 매체에 썼던 짧은 글들을 모은 것이고, 2부와 3부는 좀 더 긴 계간지에 기고했던 글들의 모음입니다.
 
제겐 자연스러운 1부의 글들이 더 재미있더군요.
역시 적당한 자기고백과 순간의 성찰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글이 심금에 닿습니다. 올바른 스탠스를 계속 확인해가며 주변을 점검하고, 확인하여 정의로운 방향을 모색해 보는 글은 따분합니다.
물론 허다한 386 정치 평론가와는 다른 지점에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충분히 의미있고 신선하지만 말입니다.
재미는 없어요. 재미는.
 
그리고 이 책을 읽었다고 20대에게 해줄말이 떠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말문이 막히는게 정상일지 모릅니다.
 
생각해보죠.
생각해봅시다.
생각해 볼게요.
 
생각 중입니다.


이 정도가 제 대답이고,
그러다 닥치면 뭐라도 얘기하겠죠.
20대를 온전히 이해 못해도 최선을 다해서 말입니다.
멘토질. 이거 의외로 중독성 있거든요.
그래서 정신 바짝 차려야 하지만.....
 
다만 한가지. 내가 도달한 곳에 모든 친구들이 다 같이 도달하는 것이 아니며, 심지어는 다른 도달점도 있다는 한윤형에 깊이 공감합니다.
제 아이디에 몇년째 '이무기'인 이유도 그러하고, 이무기 앞에 '도로'가 붙어 있을 때에는 더 했습니다.
 
모든 활동가들이 완벽해야 한다는 환상을 놓는 순간에서야 간신히 '도로'를 내려 놓았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이무기'입니다.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아무도 설득하지는 못하겠지만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동지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희망합니다.
물론 특정 방향과 특정 시간과 특정 장소에서나 가능한 아주 일부분 일 것이라는 비관과 함께 상처 받지 않으면서 말이죠. 크크크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 - 8점
한윤형 지음/어크로스

 

 

그런데 한윤형 씨, 당신이 알고 있는 20대를 20대는 알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