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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곡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매주 과거의 유명한 가수 한분을 모셔 놓고(글자 그대로 모시고) 후배가수들이 선배가수의 노래를 나름의 창법과 편곡, 퍼포먼스로 무대를 장식하는 프로그램이지요.
지난 히트곡들을 다시 들어 좋고, 새롭게 들어서 좋은... 저도 참 즐겨보는 방송인데요.
그런데, 그것뿐일까요?
좋았던 노래를 다른 맛으로 요리한 순수한 음악적인 쾌감만으로 이 프로그램이 인기가 있는걸까요?
저는 여기에 잠시 의문이 생겼습니다.
원조인 나는 가수다의 급격한 침몰과는 달리 어째서 불후의 명곡은 계속 순항하는 걸까....
어쩌면 혹시 우리는(나는) 든든한 선배와 그런 선배를 존중하는 후배들의 아름다운 관계를 소비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거죠. 거기다 너무 가혹하지 않는 경쟁이 주는 재미는 덤이고요.
하긴 우리는 일상에서 이런 선후배관계를 얼마나 만날 수 있나요. 더불어 얼마나 이런 훈훈한 선후배관계를 원하고 있을까요.
꼰대와 싸가지 없는 새끼의 아름더러운 관계 말고 존경받고 존중하는 선후배 관계의 이상적인 판타지가 불후의 명곡에는 숨어 있습니다.
상기된 얼굴로 존경하고 항상 동경했다는 후배의 얼굴과 그 모습에 흐뭇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는 선배의 모습은 대한민국의 장년들이 숨막히도록 원하는 모습아닐까요.
그리고 그런 판타지를 잘 보여주기에 불후의 명곡은 깨고 싶지 않은 꿈으로 매주 주말마다 시청자들을 TV앞에 잡아 놓을 수 있는 것이 겠지요. 현실에선 불가능하니 꿈이라도 꾸라면서...
적어도 제게는 그렇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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