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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당연한 듯 알고 있는 역사적인 격변 중에서 이것이 '시작'이라는 것을 명확히 할 수 있는 사건은 과연 몇개나 될까요?
사건은 언제나 시간의 흐름 속에 자리 잡고 있고, 결과는 과거의 꼬리에 묶여있는 '역사' 속에서 이 책의 저자 스티븐 그린블랫은 르네상스의 결정적인 순간을 잡아냈습니다.
바로 이탈리아의 인문학자이자, 필사가, 그리고 책 사냥꾼. 포조 브라촐리니가 고대 로마의 시인 루크레티우스의 철학 서사시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를 찾아 낸 순간이지요.
그 시 속에는 우주는 신의 도움 없이 움직이고, 세상은 원자로 되어 있으며, 사후세계의 보상과 처벌은 종교적 공포이고, 인간은 쾌락을 추구한다는 금지된 사상이 담겨 있었습니다.
데모크리토스와 에피쿠로스에서 이어져온 사상의 총집합. 중세기말 최종 끝장 살신병기의 발견이지요.
저자 스티븐 그린블랫은 신의 시대를 끝장 내버린 이 발견의 순간을 흥미진진하게 이끌어 갈 뿐만이 아니라 그 배경과 결과까지도 상세히, 그러나 지루하지 않게 다루고 있습니다.
괜히 퓰리처가 상을 준 것이 아니더군요.
보기 드물게 박진감있고, 새로우며, 재미 있는 역사 논픽션이였습니다.
1417년, 근대의 탄생 -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이혜원 옮김/까치글방 |
P.S-포조 브라촐리니의 직업은 교황의 비서이자 필사가. 그리고 서체 개발자입니다.
그와 그의 동료들이 협업하여 만든 글씨체가 훗날 이탤릭체 및 로만체라고 불리는 활자 서체의 토대가 되었다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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