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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월드 - 6점
레리 니븐 지음, 고호관 옮김/새파란상상

 

사람이 한번도 가본적 없는 미지의 장소로 떠나는 모험은 꽤 오래된 떡밥입니다. 동쪽에 사는 사람은 일찌기 서쪽으로 떠났고, 서쪽에 사는 사람들은 동쪽으로 떠났었습니다. 남극과 북극, 정글과 심해. 땅 밑, 그리고 우주까지. 수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주인공을 멀고 먼 곳. 어딘가 미지의 장소로 보냈었지요.
여기 <링월드>도 우주 어딘가에 있는 미지의 장소로 떠나는 모험 소설입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링월드는 항성을 둘러싼 거대한 링구조의 인공건조물로 표면적만 지구의 300만 배라는 어마어마한 링입니다.


그림이 쉽죠.
 


 
이런 세상입니다. 헐~

 

링 안쪽에는 중력도 있고, 공기도있고, 아무튼 살만하고요. 항성 주변의 검은판이 에너지도 만들고, 밤도 만들고 막 그럽니다.

굉장하죠. 그림으로는 작아보여도 이거 엄청 큽니다. 행성 몇개는 갈아 넣어야 만들 수 있는 규모이지요.
 
그런데, 배경의 스케일에 비해서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과학은 겁나게 선진적이지만 겁쟁이 외계인인 퍼페티어인 중에서 드물게 용기가 있는 미치광이 네서스가 새로운 유형의 초광속 우주선을 미끼로 명줄 긴 모험가 루이스 우와 고양이형 전사 일족인 크진인 동물통역자, 그리고 전우주에서 가장 운빨 좋은 여자 티라 브라운을 섭외해서 미지의 인공건조물 링월드를 조사하러 갔다가 돌아오는 이야기입니다.
 
가는 장소가 워낙 이야기의 핵심포인트다 보니 흥미진진한 사건보다는 흥미진진한 장소만 있습니다. 문제는 너무도 거대한 스케일이다 보니 글을 읽어서는 언뜻 전체 그림이 오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글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진행을 이해할 수 있는 여타의 소설들에 비해서 독자의 상상력을 꽤 필요로하는 책이였습니다. 게다가 설정 설명이 박해서 좀 불친절하기까지 합니다. 머리 속에 제대로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이게 '뭐지?' 싶은 소설입니다.
 
참고로 게임을 좀 해보신 분이라면 '헤일로'를 연상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아니면 X나 큰 토성띠려니 하셔도 되고요.
 
가만, 그러고 보니 만화 <토성맨션>은 링월드의 축소축소 버전이였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