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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생일 - 21세기 SF 도서관 1 - 8점
어슐러 K. 르 귄 외 지음, 가드너 도조와 엮음, 신영희.박현주 옮김/시공사
데이비드 하트웰의 <올해의 SF>와 함께, SF 문단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선집이라 할 수 있는 가드너 도조와의 <21세기 SF 도서관>입니다. 2001년 출간본이니 21세기를 시작하면서 바라 본 SF장르소설의 조각을 주워보는 재미 정도가 있겠습니다.

노간주나무 The Juniper Tree - 존 케슬
식민화된 달을 배경으로 해묵은 문제는 제3자에게만 지겨울 뿐 당사자들에게는 언제나 새로운 문제임을 보여줍니다.
과년한 딸을 기르는 홀아비에게 딸의 섹스문제는 달을 식민지화한 시대에서도 살인을 부르는 쇼크로군요. 딸가진 부모는 모두 이해하실 듯 합니다만...
아무튼 전통적이고 진부할 수도 있는 사건을 달로가져가 풀어 놓으니 결말이 좀 우스워지는데요.
아니, 글쎄 아들을 잃은 어미가 양자스캔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아들을 재구성해 내는겁니다.(이런 제길!!)

달식민지의 한가족 소사이어티와 자유로운 성생활은 하인라인의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을 연상 시킵니다.

항체 Antibodies - 찰스 스트로스
인공지능이 다차원세계를 물들여가는 미래에 어떻게든 인공지능의 발현을 막아보려던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뭐, 그렇다고 그들이 뛰어나다거나 성공적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인공지능의 지배를 받지 않는 항체를 가졌다는 점이 특이한데, 문제는 이들이 어떻게 항체를 갖게 되었냐는 겁니다. 아마도 언젠가 인공지능의 지배를 받는 좀비였던 경험이 있나보죠.

세상의 생일 The Birthday of the World - 어슐러 르귄
넵! 또 그분입니다.
이번에는 어딘지 고대 이집트를 연상시키는 별에서 인간신들의 몰락과 신이 죽은 세상의 시작을 그려냅니다. 
헤인우주와의 연결고리가 있다면 더 흥미로울 것 같기는 한데... 모르죠.

구세주 Savior - 낸시 크레스
우주에서 알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그 알은 아무도 구하지 않습니다.
그럼 왜 제목이 구세주냐고요?
그 이유는 그 알은 인공지능체의 구세주인겁니다.
지구에 인공생명이 태어나자 잽싸게 구출해서 저들의 낙원으로 보내 버립니다.
분명 우리의 낙원과는 다른 곳일껍니다.

암초 Reef - 폴 매콜리
쿠이퍼 벨트 (=지름 100km이상 소행성 5만개, 그보다 작은 소행성 10억개 이상으로 이루어진 해왕성과 명왕성 너머로 깔린 띠)를 배경으로 새로운 진공 미생물을 발견합니다. 사회는 거지 같지만 누군가는 고군분투합니다. 세상은 그렇게 변화하는 것이겠지요.
왠지 정통SF 같지 않습니까? 전 그랬습니다.
진공 미생물에 대한 상세한 배경이 "오~"였기 때문에 살펴보니 작가 폴 매콜리는 생물학자이시더군요. ^^a

보보를 찾아서 Going After Bobo - 수잔 펄윅
GPS와 위치 수신기 외에는 이게 SF인지 알수가 없습니다.
카지노에서 일하던 아버지가 권총자살한 이후. 남은 가족들 사이에 새겨진 상처들이 치유되어가는 과정을 담담히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이게 왜 여기에 실렸는지는 모르겠습니다. SF도서관이라면서... OTL

크럭스 Crux - 앨버트 코드리
경찰독재 국가를 배경으로 경찰이 되기에는 너무 순진해서 탐정이된 사나이가 그나마 탐정을 하기에도 너무 낭만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큰 뼈대는 주인공이 웜홀러(일종의 타임머신)를 타고 과거를 지키려 갔다가 실패한다는 얘기입니다마는 앨버트 코드리가 만든 세상은 단편으로 끝내기에는 꽤나 매력적입니다.
아참! 주인공이 임무에 성공했다면 오히려 역사가 바뀌었을테니 죽는게 곧 성공이였습니다. 12마리 원숭이가 행간 사이에 매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진짜 재미는 타임슬립보다 인간관계에 있습니다만.

21세기의 문턱에 서서 Summation:2000 - 가드너 도조와
이 책의 하이라이트입니다.
가드너 도조와가 2000년을 총정리하죠. 장르 소설, 단편, 잡지, 온라인, 영화...기타등등 기타등등. SF와 관련된 모든 사건사고와 회고, 전망, 주소록, URL, 부고가 담겨있습니다.

님좀짱인듯! 합니다.

참, 요즘 유행인 전자책에 대한 그의 예견은 10년전 이야기인데도 꽤나 호쾌하고 멋집니다.
아무튼 그릇이 바뀐다고 책이 없어지는 것은 아닐겁니다. 하하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