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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이란 무엇인가 - 8점
슬라보예 지젝 지음, 이현우.김희진.정일권 옮김/난장이

빌 게이츠는 말합니다. "아직도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이질로 죽어가고 헛되이 죽어가고 있는데 컴퓨터가 뭐가 중요한가?"

이에 슬라보예 지젝은 말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는, 즉각 참여하고자 하는 충동에 저항하는 것, 끈기 있고 비판적인 분석을 사용하여 '일단 기다리면서 두고보는'것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진정으로 '실제적인' 일일때도 있다." 그리고 "공부하고, 공부하고, 또 공부해야." 한다.

슬로베니아 출신의 스타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의 폭력에 대한 성찰은 주관적인 폭력과 싸운다면서 구조적 폭력에 가담하는 자들의 위선을 폭로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사회적 행위자, 사악한 개인, 억압적인 공권력, 광신적인 군중이 행하는 폭력 등 주관적인 폭력에만 초점을 맞추고 즉각적인 참여를 강요함으로써 다른 형태의 폭력. 즉, 구조적인 폭력이라는 우리 문제의 중심으로 부터 주의를 빼앗아 버리는 자유주의적 공산주의자에 대한 비판은 한국의 현실에서는 강남좌파로 번역되어도 그다지 틀린 얘기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디테일은 상당히 다르고 그 파급효과와 범위도 다르겠지만 상당히 거친 비교이기는 해도 너무나 동떨어진 비교는 아니라는 느낌입니다.

책 내용으로 돌아가보면
자유주의적 공산주의자에 대한 폭로 이후 이야기는 그들이 혐오하는 그 폭력을 유발하는 것은 구조적인 폭력이며 이 폭력의 궁극적인 원인을 이웃에 대한 두려움에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어떤 식으로 언어 자체에 내재된 폭력의 기초를 이루게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텍스트는 개념이 개념을 서로 보증하고, 과거의 위대한 철학자의 글이 보증의 근거가 되며, 이로써 죽은 철학자의 말이 새로이 추인 받아 현재의 의미가 되는 전형적인 철학책의 텍스트로 변모합니다.
한마디로 다 읽고나면 뭔가 똑똑해진 느낌인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얻었는지 알려면 다시 한번 문장 하나 하나를 읽어 보아야하는 상태가 된다는 얘기입니다.
OTL ←이 시점인거죠.

지젝 스스로가 에필로그에 다룬 이 책의 교훈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폭력을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나쁜 것'으로 매도하는 것은 하나의 탁월한 이데올로기적 조작이자, 사회적 폭력이 가진 근본형식을 보이지 않게 만드는 일종의 신비화이다.

둘째, 진정으로 폭력적이 되는 것, 사회적 삶의 기본 변수를 폭력적으로 뒤흔드는 행위를 감행하는 것은 어렵다.

약간의 부연을 하자면 중국의 문화대혁명의 교훈을 들 수 있겠습니다.
낡은 기념물들을 파괴한다고 해서 과거를 진정으로 부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며, 그것은 차라리 자신의 불능을 감추기 위한 '행위로의 이행'이고, 과거를 제거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폭력적이지 못했다는 실패의 증명이다.라는 거죠.

셋째, 주체적 폭력과 구조적인 폭력 사이의 복잡한 관계가 말해주는 교훈은 폭력이 어떤 행위의 직접적인 속성이 아니며, 폭력은 행위와 그 행위가 이루어진 맥락 사이에, 그리고 어떤 행동이 활동적인 것과 비활동적인 것 사이에도 퍼져있다는 것이다. 동일한 행위일지라도 그 맥락에 따라 폭력으로 간주 될 수도 있고 비폭력으로 간주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제가 받은 교훈은 이렇습니다.

우리의 태도, 우리의 행동, 우리의 말을 의심하라!
진의는 다른 것일지도 모른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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