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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 - 필립 블롬 지음, 이민아 옮김/동녘 |
수집의 역사를 한 손에....
뭐 이런 책입니다.
랜디 O.프로스트의 <잡동사니의 역습>과 비교 안 하려고 해도 안 할 수 없는 그런 책이죠.
<수집>에 등장하는 수집가들도 <잡동사니의 역습>의 그들처럼 물건에 이입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완벽주의자이며 강박적입니다.
다만 결정적인 차이는 미국인 랜디 O. 프로스트가 수집활동을 개인의 병리현상으로 다루고, 치유와 개선에 목적을 두고 있다면 유럽인 필립 블롬은 수집의 사회적 맥락과 정신적인 배경의 기묘함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 차이는 랜디 O. 프로스트가 (대량생산/대량소비 사회가 배경이 될때에만 가능한) 온 갖가지 키치의 수집과 주체할 수 없이 쌓인 물건의 무용함을 '잡동사니'라 칭하는 것과 달리. 수집을 위해서는 본래의 용도는 폐기되어도 수집가의 관계에서 수집품은 새로운 지위를, 새로운 법칙을 창조하게 되며 이로써 수집품은 잡동사니가 아니라 낭만적인 유토피아로 가는 다리라고 말하는 차이를 낳습니다.
중세시대의 성자나 그리스도 유골 수집 쟁탈전.
16세기 르네상스 시절의 과학정신과 지적 호기심.
17세기 합스부르크 왕가와 러시아 포트르 대제의 탐욕스런운 박물적 수집선.
18세기 계몽주의와 함께 피어난 체계적인 분류의 열망.
19세기 유럽 민족국가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수집을 통한 역사 날조와 이데올로기 강화.
20세기 일반인의 취미가 되어 버린 수집.
수집은 세계를 이해하려는 시도에서 세계를 통제하려는 욕망으로, 그리고 절대권력의 과시욕에서 공허함을 채우는 또 다른 공허로 변화해 왔지만 여전히 매력적이고, 간절합니다.
망각과의 싸움은 물건의 쓸모가 아니라 의미로 치뤄지고, '소유'의 삶보다는 '경험'의 삶이 더 행복하다 할지라도 포기할 수 없는 죽음과 소멸에 대한 공포와 싸우는 일입니다.
물론 문제는 수집활동이 본인 이외의 주변 사람, 특히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까지 고통이 될 수 있다는 점이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수집>과 <잡동사니의 역습>은 함께 읽어줄만한 책입니다.
그리고 질문 하나!
"당신이 수집한 물건들은 당신의 사후에도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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