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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문학 웹진 '거울'의 2007년 중단편선입니다.

 

환상문학 웹진 '거울'은 2003년 6월. 국내 최초로 중단편 소설 중심의 웹진으로 창간되었답니다. 이후 매월 창작 단편, 해외 번역 단편, 리뷰 및 독자 우수 단편을 게재하며 작가 중심의 웹진으로 운영되어 왔지요.

 

2004년 한 해 동안 모인 창작 중단편을 모아 <2004 환상문학 웹진 중단편선>을 세상에 내놓은 이후로 꾸준히 매해 중단편선을 출간하고 있는 저력있는 웹진입니다.

 

그 중 2007년 중단편선이  이번에 읽은 <비몽사몽>입니다.

모두 19편의 작품이 게재되어 있으며 문단이라는 시스템 없이도 작가로 태어난 사람은 작가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첫번째 수록작은 적어(김주영)의 문이 열린다입니다.

아내를 잃어버리고 미쳐가는 한욱의 이야기라고 단순화하면 재미없지만 두더쥐가 훔쳐간 물감으로 내어 놓은 구멍에 빠진 요정 아내를 다시 만나는 이야기라면 제법 어울리는 이야기입니다. 환상문학웹진이 내어 놓은 중단편선의 대문으로써도 어울리는 제목을 가지고 있고요.

 

곽재식의 흡혈귀의 여러 측면은 부패한 대학사회의 이야기입니다. 연구비를 착복하고 뒤처리는 조교에게 맡기며 달콤한 불륜을 즐기던 주인공 송진혁교수는 이런저런 소동 끝에 에이즈 감염 혈액을 먹게 되는데요. 에이즈에 감염된 혈액을 마셔도 에이즈에 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비리의 매개체를 혈액으로 두고 증거인멸을 위해 그 혈액을 마셨는데, 알고보니 치명적인 혈액이더라는 반전과 흡혈귀라는 제목이 암시하는 장난끼가 유쾌한 소설이였습니다.

 

bluewind의 유전자가 이상하다는 2세의 유전형을 일정 비율 이상 수정하지 못하도록하는 개정법이 실행된 이후 2세 유전형 신청을 위해 유번기사와 상담하는 부부의 모습을 그린 짧은 이야기입니다. 단순 상황이상의 이야기를 더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배명훈의 비몽사몽은 깨어있는 것도 꿈을 꾸는 것도 아닌 그 비좁은 공간에서 운신할 수 있는 재주를 가진 주인공이 비몽과 사몽사이에서 결혼하고 사별하고 다시 결혼하고 스승이 대가리 박고 죽은 벽에 다시 대가리를 박아서 스승을 따라 열반에 드는 이야기입니다.

뭔 소린지 모르겠다면 읽어봐야지요 뭐. 

 

이수현의 불량애완용은 애완몬스터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근미래로 짐작되는 시간상에서 진짜 블루드래곤을 길렀던 여자의 추억담입니다. 현실 속에 찾아 온 환타지 손님이 제법 귀엽습니다. 환타지소설. 그 중에서도 일본풍 환타지 소설 혹은 양판소였다면 블루드래곤과 소년의 우정과 장대한 모험 중간에 잠시 잠깐. 한 줄에서 두 줄 정도로 요약 될만한 시간과 사건 입니다.

이야기와 이야기 틈새에도 무수한 이야기가 있는 법이죠.

 

jxk160 .

글쟁이의 글입니다. 그러므로 전 보탤 말이 없습니다.

태도가 명확해 진 다음에 글이라면 읽고 싶습니다.

 

karidasa 사과에 관한 이야기

전설적인 우주비행사 이재상의 빈관을 발견한 우주정거장 근무자의 이야기입니다.

오래전에 태양계 밖으로 나아갔어야 할 관이 빈채로 발견된 이유가 자못 재미있습니다.

살아 생전 밖으로만 떠돌다 영웅이 되어 돌아 온 남편의 유골을 곁에 두고 싶은 아내의 심정이라니...

빈관에 사과를 실어 보내는 결말은 오래간만에 읽는 따뜻한 우주이야기였습니다(개인적으로 이런거 무지 좋아합니다)

 

곽재식 콘도르의 날개

용의 전설이라는 텔넷 프로토콜과 VT100형 터미널에서 돌아가는 텍스트 온라인 게임 세상을 지키려는 주인공의 고군분투가 판타지스러운 결말로 끝이 납니다. 늑대왕과 공주가 함께 사는 세상을 구했더니 존재하기는 하는데 갈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다는 결말만큼 고전적이고, 동화스럽고, 흐믓하기까지한 것이 있을까요? 게다가 도식은 빼고 재치로 양념한 레시피라면 말입니다. ㅎㅎ

 

콜린 종이 바깥의 영화

90년대 문학계가 지나왔다고 해서 글쓰는 모든이가 함께 지나온 것은 아니라는 증거.

글쓴이가 독자에게 돌직구로 상상해보라라고 지시해야 하는 상항이 멜트다운.

 

고양이 아들의 방 

단 2페이지에 깜짝 놀랐습니다.

무섭습니다

 

최지혜(자하) 붉은 심판

멸망과 재생이 반복되는 세상과 그 세상 사이를 떠도는 예언을 두고 벌어지는 신화적인 이야기라고 포장된 생리이야기.

이런거 남자는 못 쓴다.

 

김선우(Crazyjam)  첫 번째 금빛

연금술사 이야기입니다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돈 잘 벌어다주면 모든게 해결될 것이라 믿으며 오늘도 가족들에게 등돌리고 일만하는 이땅의 흔하디 흔한 아버지들 이야기 같아서 식상합니다.

 

 

정소연 처음이 아니기를

<아빠의 우주여행> 이라는 황금가지에서 출판한 단편집에 실립니다. 훨씬 나중의 일이지만...

 

정대영 도넛

뭔일이 있었는지 괴멸적인 피해를 입고 간신히 생존해 있는 인류의 이야기입니다.

요기서도 차별이 있고, 직업이 필요하며, 돈을 벌어야 하지만 사랑도 존재합니다.

어찌보면 사람 갈 길에 발목 잡는 웬수가 사랑이도 합니다마는 그렇다고 그마저 없으면 어떻게 살아가겠습니까?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의 아픈 연인보다는 주인공을 물질로 유혹하려 애쓰던 그러나 차마 선을 넘지는 못하던 관리자 아줌마의 사랑이 훨씬 애틋했습니다. 가끔은 순수한 연인보다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의 순정이 더욱 가슴 아프게 할 때가 있으니까요.

도넛은 주인공과 그의 연인, 그리고 그를 사랑하는 관리자가 살고 있는 어떤 곳이데요.

의미하는 봐야 있겠습니다만 다른 제목도 한번쯤 고려해 볼 필요가 이어 보입니다.

 

은림 노래하는 숲

은림의 노래하는 숲은 식물들의 이야기 입니다.

주인공 토란은 튼튼한 줄기와 커다란 용기를 지닌 식물입니다. 줄거리는 화원에서 벗어나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다는 단순한 이야기이고, 식물들을 의인화 했어요오~라고 말해 버린다면 간단합니다. 하지만 토란, 엉겅퀴, 도토리 등등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보기 드물게 아름다워서 읽는 내내 달빛을 받으며 보험을 떠나는 토란의 힘찬 뿌리를 상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누군가에게 권하고 싶은 단편입니다.

 

이중인의 옆 집 남자를 읽으며 확인한 것은 제 취향이며,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싫어하는구나라는 자각입니다.

 

암리타의 야래유몽홀환향은 퇴락한 관광행성에 남아 있는 홀로그램 시스템안에 깃들어 버린 신성들의 이야기입니다,

억지를 쓰면 불교적인고 솔직하게 쓰면 취향따라 흘러가는 이야기를 통해 환상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재미있습니다. 물론 

 

가연 갈증

뭡니까? 짧은 설명글 처럼 발랄한 소녀의 이야기를 뛰어 넘으려고 가학을 선택했다면 5년이 지난 지금은 좀 달라지셨나요?

 

김보영 거울애

자신의 감정을 알지 못하는 남자와 남의 감정 밖에는 표현하지 못하는 여자의 조합이라...

언제나 재미있는 생각을 하는 작가입니다. 게다가 솜씨도 있어서 생각만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 사건도 재미있습니다.

문득 영화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드는 단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