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입학하여 글을 배우게 되면 책받침을 쓰게 했었다. 처음 배운 글씨를 힘주어 꾹꾹 눌러 쓰다 보면 뒤 페이지까지 자국이 남기도 했거니와 책받침을 받치면 푹신하던 공책이 도로 포장한 것처럼 적당히 딱! 연필을 받쳐줘서 글씨도 더 잘 써지는 것 같았다. 게다가 책받침에는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만화의 주인공들이 그려져 있었고, 뒷면은 구구단이 인쇄되어 있거나 지도 같은 학습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뭐든지 인쇄되어 있었다. 한쪽 끝에는 눈금이 그려져 있어 자로도 쓸 수 있었고. 어떻게든 아이들 맘에 들어서 많이 팔고 싶은 장사꾼의 마음과 문방구이니 학습에 유용하게 쓰이길 바라는 어른의 마음이 함께 하는 모습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책받침은 글씨를 쓸 때 공책을 받치는 용도 외에는 주로 따먹기..
엄혹하던 시절. 가위질 된 것이라도 좋으니 영화라는 것을 보고 싶던 때가 있었다. 물론 그때도 시내극장가에서는 언제난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다. 에로틱한 방화들과 세련된 헐리우드산 외화들. 그리고 이소룡의 부제를 코미디로 채우던 홍콩산 무협물 같은 것들은 언제나 관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몇번의 불신검문을 뚫고 찾아간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올 때쯤이면 어쩐지 햇빛이 낯뜨거웠고, 애써 까보인 민증이 아까울만큼 공허했다. 아무런 이야기도 생각나지 않는 영화들. 토론의 여지가 없는 영화들은 한창 잘난척에 맛들린 청춘에게는 갓잖아 보이기 일수였고, 보다 굉장한 영화들이 어딘가에는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지적 호기심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거리를 배회하게 만들고 있었다. 한마디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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