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망국의 시간은 조한혜정 선생님의 짧은 글 모음집입니다. 신문 기고글이 대부분이다 보니 각 글 당 분량은 4페이지 정도로 읽기 편하고 가볍습니다. 촛불 시위에서 전환의 가능성을 읽고, 아이들에게서 희망을 찾습니다. 한국을 먼저 망한 나라(先亡國)라고 심하게 말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미래에 대한 기대의 표현입니다. 주변 사람들은 교양 있고, 학생들은 똘똘하며 뭐라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뿜뿜하고 있는. 그러니까 ‘그냥’ 연세대 교수님 세상입니다. 좀 더 젠더 문제에 집착하셨다면 어땠을까 하라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신문 기고 모음인데 그게 가능 할 리가 없지요. 게다가 촛불정국 아닙니까. 여기서 교훈이 있다면, 신문 글은 그날 읽어야 하며 어제의 글은 어제의 대화처럼 조금 쓸 만한 기억일 뿐이라는 것이겠죠..
로버트 A. 하인라인. 제1세대 그랜드마스터라는 별칭이 허명이 아닙니다. 시공사에서 나온 하인라인 판타지는 총 8편의 작품이 실려있습니다. , , , , , , , 이중 1940년 작품인 는 근래 유행한 어번 판타지를 하인라인풍으로 쓴 작품입니다. 어번 판타지의 증조할아버지랄까요. 발표 당시 제목은 ‘악마가 법률을 만든다’였다는데, 이 제목이라면 제목에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셈입니다. 는 태서렉트로 설계된 집 이야기로 1941년 작품입니다. 옮긴이는 아시모프의 느낌이라지만 저는 리처드 매드슨을 연상했습니다. 은 유아론(唯我論)을 음모론적 관점으로 풀어 놓은 이야기로 한국SF 동인지에서 많이 보던 그 무엇입니다. 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월도이고요. 은 제가 읽은 하인라인의 소설 중에서 가장 특이한 ..
앤 레키의 라드츠 제국 시리즈 2번째 책 이 드디어 출간 되었습니다. 전편 와 마찬가지로 신해경님 번역이고요. 출판사는 아작입니다. 역시 모든 사람을 그녀라고 지칭합니다. 성구별을 하는 외계언어라면 구별을 해주지만 라드츠어를 사용할 때는 모조리 그녀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이 방법은 제 안의 편견을 지속적으로 인식하게 합니다. 전 여전히 브렉과 세이바든, 티사르와트의 성별을 모르면서도 여자로 상상합니다. 게다가 더 역겨운건 그녀들의 피부색을 백인으로 상정했다는 겁니다. 아무 의심 없이요. 그러다 '어~ 아니가?'하며 조금 더 동양인 외모로 상상하다. '헉! 흑인일수도 있구나' 했습니다. 너무 전형적이죠. 우주를 누비는 인간종은 모두 백인이 기본이고, 좀 다른 사람이라면 나와 비슷한 동양인부터 선택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