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아버지라는 소설이 있었습니다. 김정현 작가의 이 소설은 한국인 아버지에 관한 온갖 가지 클리쉐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돈 벌어다 주는데 자기 공은 알아주지 않는 가족에 대한 섭섭함. 한번도 입 밖에 내놓지 못한 가족에 대한 사랑. 그래도 나는 가족을 위해 산다는 자기만족. 달콤한 외도와 복귀의 판타지. 그리고 모두가 안타까워하는 죽음까지요. 이 소설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대중문화 속에서 아버지는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죠. 이제 대발이 아버지는 없습니다. 이 소설의 반대편에 신경숙의 어머니라는 소설 있었습니다. 베스트셀러이고 한국인 어머니에 대한 온갖 판타지로 지면을 가득 채운 책이었죠. 희생과 희생과 희생. 그리고 실종. TV를 켜니 김혜자씨는 소녀가 되어 있었습니다. 다행입니다.
장자의 천균(天均)이 어슐러 K. 르귄 여사 손에서 the lathe of heaven으로 번역되었고, 한국어로 옮겨오며 '하늘의 물레'가 되었습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오역인지… 주인공 오르는 꿈을 꿉니다. 유효한 꿈. 그러니까 현실을 개변하는 꿈입니다. 어딘가에서 죽어가던 순간에 꾼 꿈속의 오르가 또 다른 꿈을 꾸고, 그 꿈 속의 오르가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는지 모르죠. 호접지몽. 장자의 나비를 따라가는 이야기는 여러번 보았지만 이 정도의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르귄여사를 좋아하지만 살짝 지겨워지려 했는데, 역시! 엄지 척입니다. 참, 이 이야기는 SF와 판타지를 모두 쓴다는 점에서 카운터 파트인 로저 젤라즈니의 '형성하는 자'를 연상시킵니다. 북유럽신화와 장자라는 점은 다르지만 꿈의 전능감과 그 ..
의 저자 조지 레이코프의 이름을 보고 샀는데 엘리자베스 웨흘링의 책 같습니다. 그런거죠. 유명교수님과 공저자의 책이라면 안 유명한 공저자의 책이라고 생각하는게 맞겠죠. 그런겁니다. 이후 관점이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요약하자면… "상대방의 언어를 쓰지마!" 이고, 부연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긍정적인 것을 앞에 두라. 주장하는 가치를 큰소리로 반복해 말하라. 사실은 정직하게 사용하고, 사실과 정책을 가치에 명확하게 연결하라. 가치는 사실이나 숫자보다 강하다. 그리고 반복. 참고 : 인지과학에서는 낱말이 단순할 때 가장 강력해진다고 합니다. 전문적인 용어로 이러한 낱말은 기본층위라고 한다더군요. 기본층위 낱말은 우리 마음 속에 영상을 활성화 시키는데 예를 들어 의자는 어떤 의자를 연상 시키지만 더 상위 낱..
현대문학에서 나온 세계문학 단편선 18 입니다. 레이 브래드버리는 도 좋지만, 사실 이라는 아름다운 책을 쓰기도 했지요. 제게 레이 브래드버리의 이미지는 어두운 갈색에서 노랑색 사이에 글을 쓰는 작가로 잡혀 있습니다. 총 32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고요. 게중에는 다른 단편집이나 장편으로 묶여 나온 작품도 있어서 이미 읽어 본 글도 좀 있었습니다. 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그런거죠. 로켓과 꿈, 고됨. 그리고 지난간 희망. 그래도 희망은 희망이고, 등대를 찾아 구애하는 괴물과 가짜 로켓을 타고 다녀온 진짜 화성여행. 여름이 들어 있는 테니스화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ㅎ 레이 브래드버리 -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현대문학
친구들에게 '아는 형'이라 놀림받는 보건교사 안은영의 이야기는 정세랑작가가 환상문학 웹진 겨울에 발표한 단편 (2010)의 확장판입니다. 모니터로 소설 읽는게 힘든 저는 아마도 거울의 단편선집이나 혹은 다른 지면을 통해 읽었던 것 같습니다. 찾아보기 귀찮으니 어느 지면이였는지는 넘어가기로 하고요. 언젠가 읽은 배명훈의 트위터에는 소설을 안 읽는 사람을 위한 장르소설은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다른 소설을 많이 읽은 독자를 위한 쉬운 장르소설은 힘들 것 같다는 취지의 트윗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맞습니다. 귀신은 나오지만 호러는 아닌 이 귀여운 소설에서도 가장 평범한 에피소드를 찾아내는게 일반인 독자 입니다. 결국 덕분에 창비의 팟케스트를 끊을 수 있었지만요. 흐 작가로써 정세랑의 장점은 특별한 상황..
- Total
- Today
- Yesterday
- 인물과사상
- 스타트렉
- 독서
- 극장판
- 애니메이션
- 니시오 이신
- 도라에몽
- 스타워즈
- 판타스틱
- 엉클덕
- 1년전쟁
- 그래픽노블
- 하인라인
- 건담
- 애니
- 보르코시건
- 만화
- 콘티
- 마징가Z
- 총몽
- 에반게리온
- 배트맨
- 존 스칼지
- 파워레인저
- 광고
- SF
- 작안의 샤나
- 케로로
- 장난감
- 영화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