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 보는 남자, 로맨스 읽는 여자 - 오기 오가스 & 사이 가담 지음, 왕수민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성(性)에 대한 상식을 깨는 ‘지상 최대의 에로틱 프로젝트’ 라더군요. 하긴 그렇습니다. 성은 매우 은밀한 주제이지요. 설문지에 정말 솔직하게 적어 낼지도 의문이고요. 그러나 새 세상이 열렸습니다. 인터넷이죠. 은밀하게 그리고 은밀하기 때문에 솔직하게 남겨 놓은 인터넷 검색의 흔적을 쫓아서 남녀의 성의식을 살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죠. 찬양하라 인터넷입니다. 하하 일단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남자는 앨머 퍼드, 여자는 미스 마플이랍니다. 시각적인 신호에 무조건 방아쇠를 당기는 엉터리 사냥꾼 앨머 퍼드와 생리적인 성신호를 간섭하고 들어와서 시시콜콜 따져 묻는 미스 마플 탐정 사무소의 비유야 말로..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 - 타밈 안사리 지음, 류한원 옮김/뿌리와이파리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아부 바크르, 우마르, 우스만, 그리고 알리.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수니와 시아가 어떻게 다른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무슬림의 근대화는 어떤 모습으로 이루어졌는지. 혹시 아는 분이 계시다면 '우리'라고 불러서 죄송합니다. 그러나 저와 제 친구들이 배운 세계사는 문명의 탄생과 그 이후는 그리스와 로마를 거쳐 중세암흑시대, 르네상스, 계몽, 혁명과 민족국가의 부상, 제1, 2차 세계대전. 그리고 냉전이였습니다. 알렉산더와 로마 이후 세계에서 가장 큰 제국을 건설했던 무슬림들과 이슬람 세계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무지를 바탕으로 재스민 혁명을 바라보고 있지요. 는 어려운 역사서가 아닙..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에서 12월 21일부터 내년 4월 1일까지 테즈카 오사무 선생의 특별전을 한답니다. 국내 미공개 작품들의 드로잉, 채색 및 흑백 원화, 복제화 등 500여 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니... 이 정도면 테즈카 오사무 국내 최대 전시라고 해야 할 듯 합니다. 제2회 국제만화예술축제와 함께 열리는 이번 전시의 입장료는 성인 기준 11,000원입니다. 국제만화예술축제와 함께 관람하면 16,000원! 그다지 저렴한 것 같지는 않지만 필견!!!! 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 요기로
이 영화. 벨기에만화가 원작입니다. 프랑스어로 된 만화 중에서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만화라고 할 수도 있는(?) 만화입니다. 그리고, 참고로 프랑스어로 만화를 Bande Dessinee(방드 데시네)라고 합니다. 우리 말로 번역하면 '그림들의 띠', 즉 연환화( 連環畫)입니다. 짐작하시겠지만 영화 [틴틴의 모험]도 연환화입니다. 연출은 3D 시각효과를 위한 것이지 이야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듯이 사건은 충실하게 시간 순으로 이어지고, 중간 중간 쪼오금 구닥다리 슬랩스틱 코미디가 삽입됩니다. 이 구닥다리 슬랩스틱은 원작에서 기인한 것으로 자동차 타이어 여러개가 기가막히게 악당에게 떨어져 내리거나, 탱크 포신에 옷의 뒷깃이 걸려 데롱데롱 매달리게 되고, 꼭 알맞은 순간에 딱 맞게 무엇인가가 등장인물의 머리..
너의 파편 9 - 타카하시 신 지음/서울문화사(만화) 타카하시 신의 이 전 9권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잡지 연재가 아닌 단행본으로 진행된 은 정가로 책을 사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세상에서 나름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아무튼 무사히 끝마치게 되어 "축하합니다." 의 전체 설정과 내용은 진행되어 온 세월에 비하면 의외로 간단합니다. 사방이 벽으로 막힌 세계. 벽 안쪽의 세상은 계속해서 눈이 내리고 그 눈이 쌓여 마을이며 집이며를 끊임없이 묻어버리고, 사람들은 집위에 집을 지어가며 눈에 파묻히지 않으려 간신히 간신히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주인공인 이콜로왕녀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소년 시로와 함께 그런 세상을 구원하려 태양을 찾아 나서지요. 하하 태양을 찾아 나선다니 뭔 동화 같지만..
자음과 모음 R 2011.가을 - 자음과모음 편집부 엮음/자음과모음 논술 학습지서 부터 소설, 교양, 수필 등등 다양한 책을 내고 있는 자음과 모음에서 나온 청소년을 위한 계간지 입니다. 청소년을 위한이라고 해서 청소년이 읽을만한, 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청소년들을 상대하는 교사나 학부모들이 읽었으면 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아니 읽어주었으면 하는 내용입니다. 이번 가을호의 특집은 자살에 대한 소고입니다. 과로사할 때까지 일을 시키고, 출산을 엄두도 못 내게 만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생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는 반(反)생명의 사회야말로 자살의 진정한 원인이라는 박권일씨의 글서부터 영화평론가 강성률씨의 봉준호 감독의 타살과 이창동 감독의 자살을 통해 본 질문. 노성두씨의 서양미술에 나타나는 자살..
중앙대학교 구조조정 반대 토론회를 잔디밭에서 진행한 학생들을 징계하겠다는 두산그룹은 사람이 미래다라고 말하고, 대북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그룹은 나는 긍정입니다라고 주장한다. 제철기업 포스코는 자연에서 배운다지만, 저탄소 녹색성장과는 관계없어 보이는 SK이노베이션이 녹색이노베이션을 실천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손바닥으로라도 달을 가리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새로운 사업에 목마른 SK텔레콤이 가능성을 만나다라며 제발 만나고 싶다는 본심을 토로할 때, 갈 길 급한 한화그룹은 내일을 키우는 에너지가 되고 싶다고 다짐하고, 점점 듣보잡이 되어가는 대우건설은 It's pssible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죽은 아버지의 이미지에 기대는 것을 그만둔 현대중공업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아버지의 업적을 이어가겠다고..
칼 이야기 1 - 니시오 이신 지음, 현정수 옮김, 타케 그림/파우스트박스 칼 이야기 2 - 니시오 이신 지음, 현정수 옮김, 타케 그림/파우스트박스 독특한 캐릭터 설정과 엉뚱한 이야기로 엔터테이먼트 소설계의 총아라 불리우는 니시오 이신의 시대극이랍니다. 시대극이라 그런지? 아니면 이것도 나름의 변신인지? 평소 폭렬, 폭언, 폭력, 폭주의 니시오 이신 스타일이 아니라 생소합니다. 솔직한 감상을 말하라면 "어쩐지 애니메이션을 위한 초안 같은 느낌."이랄까요. 시놉보다는 길지만 시나리오는 아닌, 어정쩡한 글쓰기입니다. 그래도 독특한 캐릭터 설정. 엉뚱한 이야기. 이 두가지만은 지키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게다가 아니나 다를까. 이미 애니메이션화되어 2010년 1월부터 12월까지 총 12화로 방영되었다고 하더군..
화성의 타임슬립 - 필립 K. 딕 지음, 김상훈 옮김/폴라북스(현대문학) 필립 K. 딕. 영화 ,,,,,,,,의 원작자. 그리고 SF계의 3대 문학상 중의 하나가 본인의 이름인 거장입니다 (참고: SF 3대 문학상은 휴고상, 네뷸러상, 필립 K.딕상입니다) 그리고 은 폴라북스에 총 12권으로 기획한 필립 K. 딕 걸작선 중 그 첫번째 권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1994년 식민지 화성, 이곳에서는 인구 증가와 환경오염으로 한계에 다다른 지구를 떠난 사람들이 물자 부족에 시달리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신분열증에 시달리던 과거의 아픈 경험을 잊기 위해 수리공으로 일하면서 살아가는 주인공 잭 볼렌은 화성의 수자원노동조합장인 어니 코트와 만나 일하게 되면서 사건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는데요. 제대로 ..
자기만의 방 - 정민우 지음/이매진 자기만의 방은 흥미로운 책입니다. 고시원이라는 특정한 주거형태를 통해 청년세대를 조망한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재미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저자인 정민우의 석사논문을 기초로 했기 때문에 쓰인 용어가 딱딱하고 친근하지 못한 학술용어라는 점이겠지요. 매정한 단어 사이에 담긴 청년세대의 응어리를 전달하기에는 학술용어의 벽이 제법 높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이면서 집이 아닌 고시원이라는 주거공간에 갇힌 청년세대의 현실은 외면하기 힙듭니다. 이는 꼭 청년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의 주거문제와 곧바로 연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언제라도 '홈리스'가 될 수 있다는 상시적인 위협은 청년세대뿐만이 아니라 기성세대까지를 아우르는 문제라는 불편..
월간 에스콰이어의 2011년 11월호 부록 멀티버스입니다. 9명의 국내 SF작가의 단편모음집이지요. 정가 8,900원에 무지하게 두꺼운(무려 300쪽이 넘는) 광고지가 딸려 오지만, 기본적으로 요즘 책값에 비해서 싼가격임으로 불만은 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용단을 내려 준 에스콰이어 편집부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하긴 미국의 SF작품의 경우 성인잡지인 '플레이 보이'를 통해 발표된 작품들도 있었던 것으로 보면 이런 기획이 다른 잡지들에도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램이 큽니다. 멀티버스의 본래 뜻은 다중 우주론(多重宇宙論)입니다. 우주가 여러 가지 일어나는 일들과 조건에 의해 통상적으로 갈래가 나뉘어, 서로 다른 일이 일어나는 우주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생각인데요. 평행우주론(平行..
닥치고 정치 -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푸른숲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의 . 유통기한이 있는 책이라 다른 책들을 미루고 서둘러 읽었습니다(좋은 판단이였다고 생각됩니다). 김어준. 그는 현실적입니다. 무섭도록 현실적이죠. 그렇기 때문에 무섭습니다. 대한민국 최상급 인터뷰작가인 지승호씨도 묻지 않았던 질문. "그래서, 당신이 그리는 세상은 무엇입니까?" 가 궁금합니다. 없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무섭겠지만 만약 있다면 더욱 무섭습니다. 어쩌면 이 남자. 상상이상으로 흉폭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 책 . 읽어볼 작정이라면 서둘러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앞으로가 아니라 지금 이때 필요한, 생각보다 유통기한이 짧은 책입니다.
모털 엔진 - 필립 리브 지음, 김희정 옮김/부키 중국의 전통 중에 연환화(連環畵)라는 것이 있습니다. 만화와는 조금 다른 형식으로 소설이나 희곡 등의 이야기의 전개 과정을 요점적인 설명과 함께 여러 폭의 그림으로 보여 주는 독특한 예술 형식이지요. 혹자는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태라거나, 만화의 전신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던데, 아무튼 이어져 있는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형식라는 것만 이해하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연환화를 연구해 보자! 라는 건 아니니까요) 그러니까 연환화 얘기를 왜 꺼냈냐면. 모털 엔진을 보면서(읽는게 아니라 보면서) 느낀 첫 번째 느낌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세계, 저자인 필립 리브가 창조한 견인도시의 세계는 읽혀지는 것이 아니라 보여집니다. 거대한 런던이 이동하는 모습이나, 그..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 정성일.정우열 지음/바다출판사 영화평론가이자 영화감독(그렇습니다. 그는 이제 영화감독이기까지 합니다)인 정성일씨의 발자취입니다. 마감에 쫓기면서 써온 정성일씨의 사랑고백이 가득 담긴 책이지요. 물론 그 고백의 대상은 '영화'입니다. 정성일씨의 사랑에 감명 받아서 일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옛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프랑스에 있던 시절. 그리고 월간 로드쇼에서 월급을 받던 짧은 기간이 무척 많이 떠올랐습니다. "나도 한 때는 영화광"이였는데라는 자괴. 부끄럽습니다. 아마도 이 책에 실린 글에 대해서 이런저런 평을 한다는 것은 주제 넘는 짓일 것입니다. 아니 아마도가 아니라 제가 뭐라 말할 수준이 아니다라는 점에서는 확정적입니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의 감상문은 제 고백으로..
새로운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 건담AGE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일본에서 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동시에 시작되었다는 것이죠. 건담공식사이트에서 일본 방영 직후에 자막을 입혀서 인터넷방영을 실시한 겁니다. 콩콩코믹스와 중앙우체국 근처 외국서적 판매점에서 구해보던 건담. 회현지하상가에서 비디오 복사본으로 어렵사리 구해보던 건담. 불법다운로드 사이트를 통해 능력자의 은총으로 기웃거리던 건담이 아니라 거의 실시간으로 그것도 완전히 합법적인 루트를 통해 신작 건담을 감상할 수 있는 길이 열린겁니다. 아카데미 카피판 기동전사 건담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30년이 걸렸군요. (스트리밍 방식이라 인내심이 필요하지만 말입니다) 애니의 호불호는 아직 1화만 한 상태라 뭐라 말할 수 없습니다. 적어도 3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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