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의 묘지 1 -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열린책들 이게 몇년만인가요? 움베르토 에코가 소설가로 돌아 왔습니다. 위 발언,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덧붙이자면... 전작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이나 '바우돌리노', '전날의 섬'은 소설의 탈을 쓴 움베르트교수님의 이론서이지 결코 재미진 구라는 아니였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결론은 '푸코의 진자'이후 작가 움베르트 에코가 선보이는 오래간만에 재미있는 소설이라는 겁니다. '프라하의 묘지'는. 그렇다고 쉽다는 얘기는 아니지만요. 하하하 (-,.- ;)a '프라하의 묘지'의 주인공은 시모네 시모니니입니다. 허구의 인물이고요. 주인공 이외의 인물은 실존 인물이라는군요. 물론 사건도 실재 사건들입니다. 19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수많은 명사들과 거렁뱅이..
영화라고는 본 시리즈 밖에는 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본 시리즈로 보이는 베를린을 보고 왔습니다. 일단 북한이 등장하면 촌스러운 반공영화이거나 지루한 좌빨영화라는 주박에서 벗어나 제법 그럴싸한 에스피오나지를 만들었습니다. 이 정도로는 만족 못하신다는 한국관객에게는 자막 없이 헐리우드영화 완전 몰입이라는 분이 아니시라면 '아닥'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같은 영화를 봐도 각자 다른 포인트에서 몰입하기 마련인데, 전 련정희 동지가 납치되어서 처음으로 표종성과 통화하는 장면에서 안부를 묻는 아내의 목소리에 '아무 일 없다'던 표종성의 대사에 꽂혀버렸습니다. 으~아, 쌩 마초스러워요. 그 대사! X나게 열심히, 맡은 일에는 성심성의, 안맡은 일에도 물심양면, 충성충의를 다했건만 한 순간에 통보도 없이 짤리고 나서 만신..
신들의 사회 -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행복한책읽기 가끔은 번역서의 제목이 원제보다 더 멋있을 때가 있습니다. 로저 젤라즈니의 '신들의 사회'도 그 중 하나이지요. 빛의 왕이라는 원제를 그대로 사용했다면 책의 내용은 변화가 없겠지만 향기는 반으로 줄었을 것입니다. 멋진 제목입니다. '신들의 사회' 그건 그렇고, 제 나이 만큼이나 오래된 이책을 다시 읽으며 역시 좋은책은 시간이 지난만큼 더 많은 것이 보인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내용이야 여전히 힌두신들의 투쟁사이지만 신 하나하나의 개성과 사연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으며, 특히 2장은 멋진 불교SF입니다. 모든 것이 처음 읽었던 20년 전보다 반짝거립니다. 종이는 훠얼씬 누래졌는데도요. 또 한가지. 과거에 강대한 힘을 가졌던 사내의 몰락과 부..
국내 유일의 단편 중심의 환상문학 웹진 거울의 2010년 결과물 묘생만경입니다. 이런 자그만 틈바구니가 너무 좋습니다. 척박하다는 말을 꺼내기도 지겨운 한국의 장르문학 판에서 가끔 만나는 거울의 중단편선은 장르문학의 팬이로써 그저 반갑고 대견합니다. 그래도 호불호는 있어서 22편의 작품들이 모두 사랑스러운 것은 아닙니다.제게도 취향은 있으니까요. 하하 우선 제일 기억에 남는 작품은 표제작 묘생만경이로군요.귀촌한 도시 중산층 가정의 안마당에서 벌어지는 가축들의 사랑과 복수의 드라마입니다.아내의 유혹보다 재미있군요. 어디에도 만만한 삶은 없습니다. 그밖에 직장인의 영원한 테마 승진의 비밀을 갈파한 승진과학혁명과 악마와의 두뇌싸움을 다룬 세 가지 소원을 이루는 법도 꽤 재미있습니다. 이주 산업 횡단 사령부 최..
불국사에서 만난 예수 - 최상한 지음/돌베개 한국 천주교와 개신교의 역사는 18, 19세기부터 시작됩니다. 저자는 이 역사를 어떻게든 삼국시대까지 끌어 올리고자 노력하고요. 그러나 팩트는 부족하고, 그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건 상상과 정황증거 뿐입니다. 뭔가 새로운 사실을 기대했다면 실망합니다. 의지가 역사를 규정하는 전형적인 사례이더군요. 제시한 증거가 설명하는 것보다 저자가 설명해야할 것들이 더 많은 이 책을 역사서로 분류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누군가 쓸지도 모르는 재미진 픽션의 레퍼런스 정도라면 오케이입니다. 그외의 용도라면 비추이고요. 제 자신부터가 정말 어렵게, 어렵게 읽었습니다. 결국 2012년에 시작해서 2013년에나 읽기를 끝냈군요.
마징가Z 30주년 기념 DX마징가Z입니다. 무려 30cm에 달하는 크기에 견납고 포함이죠.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내부 기계장치들까지 재현한 완전판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가격이 좀 후덜덜하기는 합니다마는 마징가팬으로써는 필구 아이템입니다. 다리사이에 보이는 작은 상자가 적외선 리모콘인데 6개의 버튼을 조합하여 마징가 주제가 및 Z테마곡, 그리고 광자력빔, 브레스트화이어, 로켓트펀치 등등의 사운드기믹을 작동할 수 있습니다. 브레스트화이어와 광자력빔 발사 시에는 눈과 가슴에서 빛이 번쩍번쩍합니다. 그 모습을 보는 제 눈에 습기가 차더군요. 견납고에는 라이트장치까지 있어서 분위기 만점입니다. 예전에 출시되었던 대형 마징가들이 소프비이고, 합금제품이라도 뽀대나게 서있는게 전부였는데 이 녀석은 관절이 움직입니다. ..
2012년 마지막 주문, 2013년 첫 책. 박성환 작가의 입니다. 영화 '인류멸망보고서'에서 김지운 감독이 맡은 '천상의 피조물'의 원작이기도한 표제작 '레디메이드 보살'도 쫗치만 '관광지에서'는 다시 읽어도 잔잔한 감동이 느껴지는 좋은 단편입니다. 작가가 자비로 만들어서 http://foolsgarden.cafe24.com/bsf 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제 30권(01/07) 남아 있군요. 엄청난 초레어 아이템입니다. ^^ 레디메이드 보살처음부터 집착과 갈애 없이 스스로 정각의 상태로 조립된 것을 처음 깨달은 로봇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공두뇌를 이런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한 작품입니다 재와 이름지극히 불교 편향적인 무협단편입니다. 작가의 변에는 무협과 SF를 이어보려 했다지만 어디..
2013년 첫 건담은 더블오건담 1기의 주역기체인 건담 엑시아입니다. 일단 만들면 이뿝니다. 예전의 건담들에 비해서 뭔가 탄탄한 느낌이죠. MG로써의 퀄리티는 일반적인 수준입니다마는 기본 디자인이 신형이라 각도기 선생의 손길이 없어도 꽉 짜여진 스타일입니다. 예리한 각과 오밀조밀한 색분할, 조각같은 외장장갑 등등, 하나 하나 완성되어 가면서 느껴지는 손맛은 상당히 괜찮은 킷입니다. 가동성도 훌륭하고 관절강도도 튼튼한 편이라 폼잡고 세워 놓기에도 괜츈하구요. 다만 내부 프레임은 좀 썰렁한 편입니다. 뭐 그래도 지구인에게는 편한 킷이로군요. 설정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체명 : 건담 엑시아 형식번호 : GN-001 파일럿 : 세츠나 F. 세이헤이 높이 : 18.3m 무게 : 57.2t
크리스마스에 맞춰 찾아 온 극장판 포켓몬스터입니다. 이번 편은 복잡한 뒷사연이나 마을사람들과의 교류, 로켓단 없이 오로지 큐레무와 성검사 케르디오의 배틀에 집중한 엑기스판입니다. 스토리도 간단해서 3마리의 ‘성검사’ (코바르온, 테라키온, 비리디온)의 후계자인 어린 검사 케르디오가 무모하게 큐레무에게 도전했다가 깨지고, 도망치다 지우일행을 만납니다. 언제나처럼 참견쟁이에 무책임하게 상대를 뽐뿌질하는 지우의 뻘짓을 근거삼아 내면의 용기를 깨달은 케르디오는 진정한 성검사로 다시 태어나고, 큐레무에게 배틀에서는 지지만 정신승리는 쟁취한다는 내용입니다. 참고로 큐레무는 베스트위시 세계관의 양대 포켓몬인 제크로무와 레시라무의 중간 대척점으로 DP에서라면 기라티나 역활정도로 보입니다. 몇년내로 셋이 한판 붙겠지요...
중간계가 돌아왔습니다. 하이 프레임 레이트(High Frame Rate, 이하 HFR)로 촬영된 영상은 일단 정보량이 두배이다보니 훠얼씬 깨끗하고 선명합니다. 지난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선보였던 디지털액터는 보다 풍부하고 다양하게 제 역활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반쯤은 그냥 3D 애니메이션이려니 하고 보는게 편합니다. 오랜기간 정체되었던 영화기술은 갑작스러운 레벨업에 정신을 못차릴 지경이로군요. 혹자는 원작인 '호빗'이 '반지의 제왕'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적은 분량이라 3부작 기획이 무리수가 아닌가 우려하기도 합니다마는 첫 스타트는 훌륭합니다. 웃길 때 웃기고, 폼잡을 때 폼 잡고, 이게 클라이막스다 싶은 곳에서는 확실하게 볼꺼리를 제공합니다. 꽤 긴 상영시간인데 늘어지는 곳 없고요. 오히려 쪼금 더 감..
The Advertising Slogans of the Business Week / Interbrand Top 100 Global Brands 비즈니스위크/인터브랜드 선정 100대 슬로건 (1~100위) Source : Business Week / Interbrand / ADSlogans Unlimited 1. COCA-COLA Life tastes good. 맛있는 인생 2. MICROSOFT Where do you want to go today? 어디로 가고 싶으세요? 3. IBM And that's when it hits you. You're ready for IBM. 그때 딱 당신은 알아차릴 것입니다. IBM을 위한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4. GE We bring good things to li..
서울에는 지금 유성우 대신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2012년 12월 21일 인류는 멸망하지 않았고, 한국인의 절반이 멘붕에 빠졌지만 한반도 최초의 여성대통령시대는 열렸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지요. 문재인, 친노, 민주당, 지역, 세대, 정보격차 등 수 많은 원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경상도 고정지지율이 있으니 원래 필패라는 비관적 분석도 있습니다. 모두 의미 있는 분석입니다. 다만 원하지 않는 결과에 멘붕해서 나와 다른 선택을 한 사람들을 무뇌충이나 선천적 계급의식 결핍증 환자, 혹은 이성이 없는 노예로 부르기 이전에 한번쯤 생각해 볼 여지가 있어 적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선택을 합니다. 물론 나와는 다른 논리와 이익의 순위를 가지고 말이죠. 시골의..
돌이켜보면 우리나라엔 보수적인 성향의 사람이 51.76%가 있고, 변화를 바라는 진보적인 성향의 사람이 48.22%가 있습니다. 이 중 어떤 경우에라도 노동자 후보를 찍는 사람이 0.2%이고, 숫자로는 62.704명입니다. 이는 개봉만 해준다면 극장가서 에반게리온을 꼭 관람하는 오타쿠 숫자와 얼추 비슷합니다. 세대별로 투표성향을 나누는 일은 모든 사람이 나이를 먹는다는 관점에서 언제나 유효한 기준은 아니며 다만 나이가 젊을수록 투표참여 여건이 나쁘다는 것은 개선의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북한이슈에 주식시장이 반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나라 유권자가 레드 콤플렉스를 극복했다고 보는 는 것도 틀린 견해 같습니다. 주식시장 참여자는 노멀이 아니라 일종의 트랜스 상태이기 때문에 잣대가 될 수 없으며 이 땅의 반..
영화는 간단합니다. 역사적인 인물인 에이브러햄 링컨이 사실은 뱀파이어 헌터였고, 인간을 노예로 부리는 지주 자본가 흡혈귀 새끼를 도끼로 쳐죽인다는 내용입니다. 미쿡에서 민주당이 집권하면 뱀파이어영화가 판을 친다는 얘기가 기억이 나는데, 이건 뭐 뱀파이어를 남부 지주자본가로 확 규정을 하고 대가리를 포개니 이제까지의 뱀파이어와는 포지션이 조금 달라보이기는 합니다. 요기서 체크 포인트는 링컨은 공화당 대통령이였고, 남군은 민주당의 기초가 된다는 것 정도겠죠. 포인트를 체크해도 나올건 없지만요. 그저 한번 웃고 맙시다. 하하 개인적으로 이영화가 마음에 든 부분은 링컨이 사용하는 무기인 도끼입니다. 무협지나 무협영화를 보면 여러 조역들 중에 생김새는우락부락하고 커다란 도끼를 들고 있는 인물이 한명쯤은 있게 마련..
밤 8시 45분 극장 앞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대부분 장성한 남자들이죠. 간혹 여자와 온 행운아도 눈에 보입니다마는 어쨌든 남자들입니다. 그리고 말 없이 줄서서 팜플렛들을 구매합니다. 통상판도 있지만 대부분 가격이 2배 가까이 비싼 특별판을 삽니다. 어느새 저도 슬며시 줄을 섭니다. 9시. 일본의 극장도 제 시간에 영화가 시작되지는 않습니다. 이어지는 예고편. 예고편. 예고편. 게중에 요과인간 실사판의 예고편이 제일 인상적이 더군요. 극장 예절지켜서 인간이 되고 싶은 베로의 희망을 마음에 담아 핸드폰의 전원을 껐습니다. 그리고 가 시작되었습니다. 도쿄도현대미술관에서 지난 7월 공개된 특촬단편영화입니다. 레이의 성우인 하야시바라 메구미의 내레이션으로 전개되는 '거신병'은 제목 그대로 거신병이 도쿄..
게임적 리얼리즘의 탄생 - 아즈마 히로키 지음, 장이지 옮김, 선정우 감수/현실문화연구(현문서가) 저자인 아즈마 히로키는 일본에서는 서브컬처 비평가로 이름이 높은 사람인가 봅니다. 이라는 책이 꽤 유명한데, 전 이분을 소설 로만 접했군요. 소설가인 줄 알았는데 비평가랍니다. 비평가인 줄 알았는데 소설가와는 좀 다른 느낌이로군요. 전작인 의 후속편 성격이랍니다. 라이트노벨이라는 서브컬처를 중심으로 일본 문학의 포스트모던화를 논하고 있습니다. 데스터베이스 소비라는 개념은 신선하군요. 단순 감상평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정리해 볼 필요를 느낍니다.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그리고 이 책으로 한가지 오해를 푼것이 일본이 그렇게나 게임과 애니 같은 서브컬처가 발달해 있고, 오덕의 고향이며 발상지인데 어째 독설 돋..
기동전사 건담 소설 - 전3권 - 토미노 요시유키 지음, 김정규.이성길 옮김, 미키모토 하루히코 그림/에이케이(AK) 소설판 기동전사 건담입니다. 건담 30주년 기념 출간이라는 명목으로 2009년도에 국내 출간된 물건이죠. 모든 것의 원점에 서서 애니메이션도 아니고 소설로 다시 읽는 건담입니다. 꼭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지만 결국 이러고야만 케이스네요. - .-) 첫 소감은 일단,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은 글을 못 쓰는구나..... 입니다. 뭐 애니감독이고 대본을 쓰기는하지만 소설은 역시 다른 세계인겁니다. 아무리 번역본이라지만 원본의 미숙함이 절절합니다. 글빨 보다는 원전 애니의 보충 내용이나 변경점에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소설입니다. 읽어보면 차라리 '외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요. 이번 소설판의..
조이 이야기 - 존 스칼지 지음, 이원경 옮김/샘터사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 시리즈의 외전 입니다. 이야기의 내용은 노인의 전쟁 시리즈 마지막권인 을 시리즈 주인공인 존 페리와 제인 세이건의 양녀인 조이 부탱 페리의 시점에서 풀어가는 이야기입니다. 어쩐지 올슨 스콧 카드의 를 연상 시킵니다. 존 스칼지가 올슨 스콧 카드보다 약은 점은 완결된 이야기의 외전을 쓰는 것이 아니라 이미 본시리즈에서 외전용으로 깔아 놓은 떡밥을 충실하게 소화하고 있다는 점이로군요. 에서 남겨진 떡밥 중 가장 큰덩어리인 조이가 어떻게해서 콘클라베 내부의 권력투쟁을 종식시키고 콘수의 선물을 받아 올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상세하게 펼쳐집니다. 덤으로 정치적인 그늘에 가려져 있던 식민지 내의 삶에 대해서도 조금 다루고 있고요...
상식의 역사 - 소피아 로젠펠드 지음, 정명진 옮김/부글북스 우리가 상식이라고 부르는 Common(공통) Sense(감각)의 역사입니다. 이 책의 내용은 앎의 한 방법으로서의 상식과 너무나 변화가 심한 정치적 삶 사이의 연결에 맞춰져 있으며 '상식(공통감각)이라는 아이디어가 어떻게, 어떤 경로로 (전문적 지식이 없는)보통 시민들이 정치적 판단에 동참하도록 자극해 왔는지를 살피고 있습니다. 귀족과 부르조아지(재산을 가진 사람)의 손에서 정치적 결정권의 일부라도 찾아 올 수 있었던 것은 엘리트주의에 맞선 인민주의. 즉 포퓰리즘의 성과이며 포퓰리즘의 기저에는 누구나 전문지식이 없이도 의심없이 동의 할 수 있는 공통감각(상식)이 존재한다는 아이디어가 깔려있다는 거죠. 아리스토텔레스 시대부터 레이건 시절까지. 꼼..
2006년 다니엘 크레이그의 새로운 007이 시작 되었을 때. 이미 007시리즈는 그 수명이 다한것처럼 이야기 되었습니다. 더 이상 거악과 싸우는 첩보원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 관객은 없으며, 무엇보다도 007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올드패션이라는 평이였죠. 이런 온갖가지 우려 속에 등장한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은 예전의 시리즈와는 좀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아기자기한 신병기도 없고, M은 여자가 되었으며, 머니패니도 Q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007자체가 변했지요. 개싸움을 마다 않고,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흐트러짐이 없던 007의 양복에 흙이 묻기 시작했습니다. 여자에게 인기 있는 것은 여전하지만 하루밤 인연에도 마음을 쓰는 순정남이 되었습니다. 에서 첫 본드걸의 죽음에 동요하는 모습은 예전 제..
가르치다보면 배웁니다. 학교수업을 진행하다보면 꼭 언급하게되는 것이 마케팅의 4P입니다. 거의 모든 마케팅 교육과 실무에서 기본 이론이지요. 하지만 알고있습니다. 더 소비하고, 더 촉진하고, 더 유통하는 것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현재 유통기업은 제조업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지배 할 수 있을 만큼의 기업 규모를 갖게 되었고, 이제까지 동반자였던 도매업자들은 적대관계가 되었으며 제조업자가 더 이상 유통경로(시장)을 통제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4P의 다른 구성요소들-제품, 가격, 촉진-역시 제조업자의 손에서 빠져나가 버렸지요. 이건 마치 기존의 종이언론들이 아무리 열심히 인터넷 신문으로 변신을 꾀해도 포털검색에 걸리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는 것과 유사해 보입니다. 덕분에 포털 사이트들은 예전 같..
안 나올 줄 알았던 토성 맨션이 한꺼번에 2권이나 출간되었습니다. 2009년에 2권이 나왔었으니 무려 3년만에 부활이로군요. 세미콜론 여러분 감사합니다. 왼쪽에 보이는 그림이 토성 맨션의 설정인 링시스템입니다. 아직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모든 인류는 지상을 떠나서 저 링안에서 살고 있지요. 상, 중, 하로 나뉜 주거지역은 그대로 계급이되고, 주인공은 저 링시스템을 유지보수하는 직업입니다. 주 업무는 창문닦이! 나쁜사람은 없지만 어쩐지 나쁜 사연은 많은 그런 동네에서 링 바깥에서 창문을 닦는 일은 여로모로 좋은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는 장치입니다. SF라고 하면 일단 배틀을 연상하는 풍토에서 사는 얘기를 담아내는 이런 솜씨는 무척 사랑스럽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얘기도 반복되면 지루하죠. 링안에 살고..
2012년의 파워레인저는 '캡틴포스' 왜 이제서야 왔는지 싶게 해적전대입니다. 착해 빠진 미라클포스와 멍충이 와일드스피릿과는 달리 성격은 화끈, 통쾌 합니다. 게다가 가면라이더의 올스타 총집합의 성공을 발판으로 모든 파워레인저 시리즈를 긍정하는 패러럴월드를 구성함으로써 모든 파워레인저를 만나 볼 수 있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물론 장난감 구매의 압박에 시달릴 아빠들의 사정과는 별개로요. ㅎㅎㅎ 그럼 호쾌하게 달려볼까요! (모든 가격은 반다이 공식 쇼핑몰 가격을 기준으로 합니다) 우선 가장 기본이되는 DX 캡틴 킹입니다. 캡틴 갤리온, 캡틴 제트, 캡틴 트레일러, 캡틴 레이서, 캡틴 마린. 이렇게 5대의 머신이 합체하여 만들어지는 캡틴포스의 기본 로보트입니다. 등의 다이얼을 돌리면 5군데 해치가 열리며 머신..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2 - 장정일 지음/마티 이 글은 독후감에 대한 독후감입니다. ㅎㅎ 써 놓고 보니 포스트모던하군요. 1994년에 장정일의 독서일기가 처음 출간되었으니 어느새 20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는 2011년 출간이니 또 다른 한권의 책이 나올때도 되었군요. 대단합니다. 일기라는 형식을 버린 후 장정일의 독서 시리즈는 '인용문으로 구성된 장정일의 주장'이 되었습니다. 물론 초창기 일기라는 형식을 빌어서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이기는 했었습니다마는 그 때의 글들이 장정일이라는 주인공의 일기를 통해 인용문으로 소설쓰기 같았다면 은 보다 직설적인 주장의 힘이 두드러집니다. 그의 주장을 살펴보면 천부인권은 없으며 "인권은 본래 정치적이다."(앤드류 클래펌)랍니다. 막스 베버와 최장집, 박상훈의 ..
SF 명예의 전당 3 : 유니버스 - 로버트 A. 하인라인 외 지음, 벤 보버 엮음, 최세진 외 옮김/오멜라스(웅진) SF명예의 전당 시리즈는 미국SF작가협회 소속 작가들의 추천과 투표로 만들어진 모음집입니다. 앞서 소개된 1,2권이 단편만을 대상으로 삼았다면 이번 3권은 그보다 긴 중편 및 경장편들 중에서 골랐군요. 참고로 미국SF작가협회는 우리에게 익숙한 단편, 중편, 장편의 구분과는 조금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데요. 작품의 길이에 따라 short story(단편), novelette(단편 또는 중편), novella(중편 또는 경장편), novel(장편)의 네 가지 영역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단어 수를 기준으로 하여 short story는 7,500단어 미만, novelette는 7,500~17..
극장에서 보고 왔습니다. 개봉 첫주 전국 20개. 첫주말에는 더 숫자가 줄어들 영화이니까 개봉관에서 보고 왔다는게 충분히 자랑입니다. 하하하 내용은 간단합니다. 제3제국의 패망 후 나치의 일부 세력이 달 뒤편으로 피신했고, 그곳에서 나름의 과학발전을 이룩한 나치의 잔당들이 지구를 침공해 온다는 내용입니다. 당대 최고의 로켓기술을 보유하고 있었고, 2차 대전 말기 각종 괴악한 신병기들을 만들어대던 그들이다 보니 요런 떡밥은 무척 오래된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소년중앙' 읽던 시절에는 제법 유명한 떡밥이었죠. 얼마나 유명한 떡밥이였냐하면 김형배화백이 그 옛날 새소년에서 이라는 제목으로 국제방위군과 네오나치의 전쟁을 다룬 SF만화를 연재할 정도입니다. 본래 원전은 1980년 일본 언론인 오치아이 노..
지난 추석개봉인데 꽤나 늦게 보았습니다. 의 원제목은 이지요. 알고보면 '용기'란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두려움의 대상 혹은 물리칠 대상이 없는 용기라니... 어쩐지 한손으로 박수치는 기분입니다. 그럼, 픽사가 선보인 이번 애니메이션이 물리쳐야할 두려운 대상은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공주다움'입니다. 아시다시피 디즈니의 세계에는 10명의 공주님이 계십니다. 모두 혈통적으로도 우수하고, 태생이 공주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공주다운 태도를 지니고 있으며 종국에는 혈통적으로 우수한 남자와 맺어짐으로써 작위를 수여 받지요. 그리고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엄마의 부재입니다. 공주의 롤모델로써의 어머니는커녕 집안의 유일무이한 여성일 확률이 높습니다. 공주 이상의 권위가 필요하지도 않는데다가(같은 산에 두 호랑이가 ..
위키드 1,2(합본) - /민음사 오즈의 서쪽에 살고 있는 사악한 마녀의 이야기 는 이상한 책입니다. 독립적이고, 똑똑하지만 외모는 꼴불견인 여자의 인생 실패담이 이토록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니?!! 아시다시피 는 라이먼 프랭크 바움의 1900년에 발표한 의 스핀오프 작품입니다.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은 1939년 주디 갈랜드 주연의 헐리우드 영화로 기억하지만 는 자신의 꿈을 드러내고, 믿으면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힘을 이미 스스로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진짜 미국적인 첫 번째 동화'라고 일컬어지는 작품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저 멀리 무지개 넘어가 아니라 이미 내게 있다! 그것을 깨닫고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그저 믿기만 하면 된다! 이 얼마나 간편하고 교훈적이며 생명력있는 주장입니까? 굳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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