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반학원도시연합은 여러가지 저항운동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저항 운동이라는게 천하무술대회! 쿠궁! 초능력 이외의 이능력을 증명해 보이겠다는 이 대회에 손오공은 출전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부르마도 없습니다. 대신 로리한 외모에 사실은 서른을 넘긴 여자 닌자 오우미 슈리와 격투 메이드 쿠모카와 마리아 참전입니다. 최종보스는 마신 오티누스. 이분이 바로 북구신화의 그분. 오딘입니다. ㅋㅋ 드디어 종교에서 신화로 넘어가는군요. 아니 이미 넘어온지 한참 되었습니다. 본격적이라는게 맞겠군요. 이 기세로 이슬람과 그리스에 이어 불교로 달려가 주기 바라면서 4권은 엉망진창 천하무술대회를 마감. 5권은 다시 학원도시로 돌아와서 이사장의 장난감. 불사의 마녀 프로일라인 크로이트네 구출 및 ..
쌍제이의 스타트렉 잡탕매직스프 '스타트렉 다크니스'의 끝물을 마시고 왔습니다. 보실 분들은 대부분 보셨겠지요. 안보실 분들은 안보실 예정이시니 스포일러 있습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앞서 끄적인데로 쌍제이표 스타트렉 잡탕매직스프. 즉 2차 창작 동인물입니다. 구 스타트렉 극장판 시리즈 중에서 성공작에 속하는 82년작 과 91년작 를 짬뽕해 놓았더군요. 이왕 새로 '비기닝'한 상태에서 검증된 이야기의 반복으로 새로운 스토리의 떡밥만 충전하는 태도는 충분히 쌍제이 답습니다. 예전 극장판들이 TV시리즈의 장편 특별판 같은 느낌이였다면 액션활극이 되어버린건 쌍제이의 마법이고요. 일단 악역의 이름은 '칸' 이번에는 베네딕트 컨버배치가 그 역할을 맡았는데요. 칸의 역습에서는 리카르도 몬탈반이였지요. '칸'이라는 이름에..
청년논객 한윤형하면 똑똑한 젊은이, 의식있는 20대가 떠오릅니다. 이곳저곳에서 접했던 그의 글이 그렇고, 여기저기서 인용된 그의 견해에 대한 의견이 그러합니다. 그러나 그의 글은 소비했으나 그의 저작을 사보기는 처음이로군요. 일단은 창비 팟캐스트 라디오 책다방의 뽐뿌질과 선배의 책자랑질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하필 그날 그때 충동구매라는 형식으로 만나고 말았습니다. 한윤형의 20대를 마감하는 잉여탐구생활 요약 정리본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입니다. 의미불명의 사진들과 흰색 반팔티를 입은 남자의 실루엣. 그리고 레터링체를 흉내내기 위해 기존의 문화방송체를 조금 손본 폰트가 어우러져. '과연 청춘을 형상화하는 것이란 이리도 어려운일이로구나~'를 실감시키는 표지 디자인부터 난감한 이 책의 내용은 이 시대에 청..
나오미 노빅의 테메레를 시리즈 7권은 황금의 나라 잉카입니다. 스페인의 침략을 물리친 역사상 존재했던 잉카제국 보다 더 크고 강력한 잉카가 배경이로군요. 나폴레옹의 능력은 어디까지인지? 이번엔 남아메리카까지 날아와서 잉카와 동맹을 맺고, 브라질의 포르트갈 섭정왕자를 핍박합니다. 이렇게 계속 밀리다가는 20세기에는 유럽은 프랑스 단일제국의 영토이고, 대영제국의 영광은 오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대체역사 소설이라지만 이젠 너무 멀리가버린 평행우주로군요. 헐~ 기본설정으로 전제되어 있는 용과 승무원의 관계를 비틀어서 각 대륙마다 조금씩 다른 사회특징을 만들어 내는 것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약간은 대등한 관계처럼 보이는 중국과 인간 위주의 유럽. 용을 조상의 환생이라고 믿는 아프리카에 이어서 잉카에서는 ..
그녀가 돌아옵니다. 그녀가 돌아오는 스토리의 일본 공개 시기는 2006년. 한국개봉은 2013년 5월. 볼 사람은 이미 봤고, 아직 안 본 사람은 앞으로도 안 볼것 같으니 스포일러 따위!!!! "입니다." 사건의 핵심은 '솔리드 스테이트'라는 네트상의 시스템이 학대받는 아동들을 선별하여 부모의 전뇌를 해킹. 부모의 동의하에 아이들을 전뇌화하여 유괴한 사건입니다. 아이들의 뇌를 전뇌화하는 이유는 기억을 조작하기 위해서이고, 유괴하는 이유는 전자동 노인 간호 시스템을 통해 솔리드 스테이트와 연결되어 있는 귀부노인. 즉 고독사 확정의 노인들에게 입양하여 그 재산을 상속 받기 위해서 입니다. 이런 일을 벌린 의원은 고령화 저출산 사회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 양성이라는 명목으로 극우민족주의적 사조직을 키우려는 것..
제목 그대로 맥스 브룩스의 의 외전입니다. 짧은 에피소드들이 모여 거대한 전쟁의 총체적인 인상을 구성하는 전작 에 포함되지 못한 아이디어와 편집된 에피소드들을 모아서 출간한 책입니다. 전작의 성공이 없었다면 절대 세상에 나올 책이 아니지요. 하긴, 모든 외전이 본전이 본전이상을 건졌을 때. 가외 수입을 위해 태어나는 보너스 트랙 같은 것이니, 딱히 할말은 없습니다. 오히려 아쉬움을 달래준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작가와 출판사는 돈을 벌고, 독자는 허기를 채웁니다. 여기서 쟁점은 은 과연 독자의 허기를 얼마만큼 채워줄 수 있느냐인데요. 이게 좀 애매합니다. 총 4개의 에피소드 140페이지 짜리 이 책은 가격도 착한편이라 4,500원입니다. 요즘 왠만한 책값을 생각한다면 가볍게 사서 읽어볼만 합니다. 물론 를 ..
이 책의 타겟은 비건입니다. 비건(vegan)이란 다양한 이유로 인해 동물성 제품의 섭취는 물론, 동물성 제품을 사용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채식주의자들은 육식만을 피하지만, 비건은 유제품, 계란, 가죽제품, 양모, 오리털, 동물 화학 실험을 하는 제품도 피하는 보다 적극적인 개념의 채식주의라 할 수 있지요. 저자는 비건으로써의 생활을 접고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의 원제도 The Vegetarian Myth이지요. 아무래도 한국어 제목이 더 자극적입니다. 책의 의도는 원제에 더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마는 한국시장을 고려한 편집자의 선택이겠지요. 아무튼 이 책을 읽기전에는 약간의 사전 지식이 필요합니다. 우선 극단적인 채식주의를 알고 있어야 하고요. 산업형 축산의 잔인함에 대해서도 ..
한 때 세계를 구한 9명의 전사는 각자 고국으로 돌아가 생업에 종사합니다. 그리고 지구에 위기가 찾아오자 다시 뭉치지요. 연속적인 고층빌딩 폭탄테러를 수사하기 위해 모인 왕년의 용사들은 '그놈 목소리'의 지시에 따라 연쇄테러가 벌어진 것을 감지하고 '그'의 정체를 찾아 사건을 해결하려고 합니다...라는 것은 의중이고, 현실은 '그'의 지시에 따라 일어나는 핵테러를 막기에 급급합니다. 옙!!! 그 와중이 무지무지하게 중2 중2 합니다. 중2 감성에 일본 주류의 세계관이 여과없이 투영된 009 사이보그는 현재 일본의 한계가 명확히 적시된 한편의 리포트 같군요. 영화는 중국의 상해를 거하게 떼려 부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어서 일본은 미국 미사일 공격을 받고요. 세계적인 폭탄테러의 배후로는 미국의 음모를 의..
닌텐도는 자사의 게임기 닌텐도 3DS와 Will U의 게임을 다운로드 판매합니다. 이는 라이벌인 PS나 XBOX 진영에서도 실시하는 게임 판매 방식이죠. 그런데 재미있는 건 닌텐도의 다운로드 게임은 기존 패키지판과 가격차이가 없다는 점입니다. 얼핏 유통마진을 독식하기 위한 조치 같은데, 이에 대해 닌텐도측은 게임의 가격은 컨텐츠의 가격에 있으며 판매방식이 바뀌었다고 컨텐츠의 내용과 가치가 변하지 않으니 가격도 바뀌지 않는다고 설명 했다네요. 다운로드 게임은 게임 칩 교체 없이 빠르고 간편하게 실행되니 패키지 게임보다 더 편리한 점이 있다며 가격을 낮출 필요가 없다고도 했답니다. 오~호. 전자책과는 완전 다른 접근이로군요. 그리고 더 재미있는 점은 가격이 아니라 판매방식입니다. 닌텐도는 다운로드 소프트를 ..
SF영화만큼 설정이 중요한 장르도 없을것입니다. 로맨틱 코미디에도 배경 설정이 있지만 그리 따질일 없고, 판타지 영화가 설정이 좀 중요하기는 하지만 마법이나초자연현상이라고 눙치고 넘어갈 수 있죠. 하지만 SF는 구라는 구라인데 뭔가 그럴싸한 구조가 있어야 각광을 받습니다. 게다가 녹차 우리듯 우려 먹으면 바로 태클 들어오죠. 영화 오블리비언도 태클 많이 받은 영화입니다.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이야기의 잡탕이라는거죠. 넵! 잡탕 맞습니다. 그런데 설정이나 이야기가 잡탕이 아니라 놀라울 정도로 진부한 앵글로 채워진 잡탕 연출의 산물이죠. 오히려 설정은 나름 신선합니다. 어쩌다 한번 본 기억나는 SF영화와 유사한 점이 있다고 해서 그게 전부는 아니거든요. 그런 기준이라면 연애소설은 모두 표절이게요. ㅡ,.ㅡ..
넵, 전 호갱입니다. 결국은 또 보고 왔군요. 에반게리온 : Q 에반게리온 : Q의 줄거리는 대략 이러합니다. 안노 히데야키는 1차 아니메붐(퍼스트 임펙트), 2차 아니메 붐(세컨드 임펙트)의 영향력 아래에서 성장한 오타쿠 1세대입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덕심을 한군데 모아모아 에바를 만들어냅니다. 그 결과 음지에서만 활동하던 오덕들은 양성화되고, 심지어는 양산화 됩니다. 단지 2D 속의 좋아하는 여자 캐릭터를 구해내려 한 것 뿐인데, 내가 보고 싶은 영상, 알고 있는 영상을 현실화 했을 뿐인데. 미사토 말마따나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뿐인데. 유사 아니메 붐이랄 수 있는 니어 서드 임펙트는 발동해 버렸고, 이 때문에 세상은 보완되기는커녕 어슬프게 오덕화 되어버린 에바와 황폐한 창작환경. 그리고 원래는 지하..
요즘 현대자동차의 TV-CM을 보면 흥미롭습니다. 대표차종인 아반떼와 쏘나타의 모습이 TV광고에서 사라진거죠. 분명 자동차 광고인데 자동차의 전체 모습이 제시되는 장면이 단 한컷도 없습니다. 헐~ 제품이 보이지 않는 제품광고라니... 실체 없는 서비스를 판매하는 회사도 아니고 '자동차'라는 확고한 공˙산˙품을 판매하는 회사로서는 놀라운 선택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요? 우선 떠오르는 것은 아반떼와 쏘나타는 1년에 각 10만대 이상 판매되는 차종이라는 겁니다. 오죽하면 아반떼는 국민차라는 소리까지 듣겠습니까. 이 정도면 국민들이 아반떼와 쏘나타의 외형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마치 새우깡 봉지를 모르는 사람이 없듯이요. 결국 새우깡 광고는 새우깡의 포장을 인지시키기 위해..
거침 없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아이언맨3를 잽싸게 보고 왔습니다. 이 정도 인기라면 '암표'등장도 예상해 볼만한데, 개봉관이 워낙 많아선지 편안하게 관람했습니다. 뭔가 저인망에 걸린 물고기 같은 느낌이지만, 물고기는 순간만 행복하면 행복한 법입니다. 편안하고, 재미있게 봤으면 장땡인거죠. -.-a 아무튼 아이언맨3. 재미있습니다. 화끈하게 추락해 주시고요. 화려하게 부활도 해 주십니다. 추락하는데도 이유가있고요. 부활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이유가 없는 것은 익스트리미스를 개발한 마야 핸슨(=레베카 홀)의 변심 뿐입니다. 아무리 여자의 마음이 갈대라고들 하지만 이건 흔들리는 것을 넘어서는 '어떤 변심의 가벼움'을 보여줍니다. 그 결과는 OUT. ㅜㅜ 익스트리미스 슈트를 사용하는 아이언맨은 어벤져스2에서..
책만드는 장인 게르하르트 슈타이들(Gerhard Steidl)과 제향사 게자 쉔(Geza Schoen), 그리고 영국 잡지 월페이퍼가 함께 만든 페이퍼 패션(Paper Passion)입니다. 빨간 내지의 책모양의 패키지가 인상적인 향수지요. 슈타이들이 생각하는 책과 잉크의 냄새입니다. 사실 책향기는 주관적인 것이잖아요. 누군가에게는 이사하려다 찾아낸 오래된 책에서 나는 퀘퀘한 냄새이기도 하고, 책냄새인 줄 알고 있지만 사실은 담배냄새일 수 도 있고 말입니다. 또 누군가에게는 갓나온 종이냄새일 수도 있고요. 제겐 책냄새라고 하면 아직 마르진 않은 잉크에서 풍기는 휘발성 냄새와 먼지 냄새가 각각 떠오릅니다. 그만큼 냄새가 주관적이라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책냄새란 결국은 각자의 추억과 연동된 경험의 냄새이라..
건담프라모델(이하 건프라)에 '이즘'식이나 붙이다니 거창합니다. 하긴 거창할만하죠. 이만한 브랜드가 어디 쉬운일이겠습니까? 30년이 넘는 세월을 십수개의 스토리로 이어 온 당당한 현역인데요. ^^a MG 건프라이즘은 반다이의 건프라 카테고리 중 마스터 그레이드(MG)의 개발사입니다. 95년 7월 최초의 MG RX-78-2 출시 되었으니 어느덧 18년의 세월이 지나버렸군요. 80년대 초, 라이센스였는지 해적판이였는지 모를 건담을 만들어 보고는 15년만에 다시 잡은 프라모델이 바로 최초의 MG RX-78이였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일단 책소개를 하자면, 보통의 건담관련 서적들이 화보나 설정 자료집. 혹은 건프라 제작기법에 관한 책이라면 MG 건프라이즘은 반다이 하비사업부의 건프라 개발사이자 브랜드 철학을 엿..
몇년 전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를 처음 접했을 때, 첫 인상은 후기 고도 서비스정보화 사회의 잉여물이였습니다. 300쪽짜리 잉여물은 슬쩍 들춰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누군가 세계대전Z는 꽤 괜찮다는 얘기를 했고, 브래드 피트 주연으로 영화화까지 된다고 하더군요. 그때도 좀비라는게 낮이고 밤이고 단체로 몰려다니며 우~ 우~거리는 골빈 보수파 군중을 놀려 먹기위한 유치한 장난쯤으로 무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읽는 것을 조금 미룬다고 크게 아쉬울것 없었지요. 그런데, 후회되네요. 진작 읽었야 하는데 말이죠. 는 좀비와 인간 사이의 전쟁이 대충 마무리된 단계에서 작성된 UN전후 보고서의 후일담 형식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양한 지역,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좀비전쟁이라는 아포칼립스..
역시 극장판은 극장에서 봐야합니다. 베르세르크 '강림'편의 시사회 이벤트 당첨으로 개봉일 저녁 베르세르크 극장판을 보고 왔네요. 따로 스포일러를 걱정할 필요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내용의 동영상 버전이였습니다. 물론 만화원작의 스토리와 소소하게 다른부분은 존재합니다. 연재물의 특성상 짧게 끊어지는 에피소드들을 119분으로 통합하다보니 영화전체의 흐름에 불필요한 만남은 삭제했더군요.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원작만화의 스토리를 충실하게 애니메이션으로 옮긴것이 맞습니다. 뒤통수 치기는 없습니다. 만화원작을 애니화하는데 있어서 제가 몇가지 눈여겨 보는 포인트 중 하나는 컬러입니다. 흑백의 지면에서 컬러동영상으로 컨버젼할 때 색배합은 의외로 어려운 일입니다. 흑과 백의 세계에서 느꼈던 독자 개개인의 상상력을 얼마..
유니클로. 적당한 가격에 괜찮은 품질. 적어도 촌스럽지는 않은 디자인. 그리고 보이지 않는 브랜드. 수업 시간에 할만한 이야기들입니다. 그런데 문득! 유니클로의 힘은 네이밍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히트텍, 에어리즘.... 기타 등등, 기타 등등. 패션은 돈과 감각이 있는 외계인의 세계이고, 가성비 이외에는 접근할 방법을 모르는 지구인들의 머리 속에 단숨에 자리잡을 만한 이름. 내복은 내복이고, 청바지는 청바지인 사람들이 알아들을 만큼 기능을 설명할 수 있는 이름. 한마디로 쉬운 이름. 그리고 결국은 그 카테고리의 대표가 되는 이름을 지어낸다는 것! 갑자기 이놈들 굉장한데! 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얼마전 힐링캠프에 출연한 강우석감독은 제목을 보고 영화투자를 결정한다고 하던데, 요즘 우리는 새로운 서비..
따뜻하던 시절. TV-CM의 광고주 시사는 30초 버전으로 하고 온에어는 15초 버전이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아무튼 대부분의 제품이 신제품이거나 뭔가 새로운 기능을 달고 나오던 시절. 할 얘기는 많고 시간은 촉박하니 30초 버전은 광고주 접대 버전이고 15초는 실집행을 위한 축약 버전이였던 것이다. 나중에 좀 더 경험이 쌓인 광고주들은 15초 버전만 시사해 줄것을 요구했고, 사실 30초 버전은 온에어할 자리도 없어서 애초에 편집조차 안하는 상황이 되었지만 말이다. 그러던 것이 요즘은 심심찮게 30초 광고를 본다. 심지어는 1분짜리도 있고. 첫번째 드는 생각은 광고편수가 줄긴 줄었구나~라는 생각이고. 두번째 드는 생각은 이제는 예전의 主가 더 이상 主가 아니고, 예전의 客이 더 이상 客이 아니로구나라는 ..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이 얼마나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이름입니까? 게다가 레닌에 지젝이니... 흥미가 아니 동할 수 없죠. 뭐 책 두께를 보니 '죽었구나~'라는 생각이 안 떠오른 것은 아니지만 혼란의 시대를 사는 처지를 생각하면 한번쯤, 아니 두번쯤 뒤돌아보고, 옛기억이 아니라 옛감정을 다시 불러 일으킬 필요도 있겠다 싶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예상했던 그대로 X나 오래걸리고, 18. 어렵습니다. 이 책의 전반부 250페이지 가량은 레닌의 글입니다. 문 앞에 다가온 혁명의 순간에 쓴 레닌의 글들은 여전히 뜨겁고, 단호하며 끓어 오릅니다. 그리고 쉽죠. 혁명가의 글은 당장의 정세와 주장. 행동의 촉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방구석에 앉아 모니터를 통해 천리를 내다보는 앉은뱅이 전략가들의 세상과는 다른 시..
미우라 켄타로의 대작 의 극장판 애니 3탄 '강림'편이 국내 개봉합니다. 가츠의 과거사 중 최고의 에피소드이자 24년간의 연재 중에서도 최대의 분수령인 일식이 드디어 동영상으로 찾아 온거지요. 아마 일식의 쇼크와 충격이 없었다면 제가 아직도 베르세르크 단행본을 사 모으거나 하는일도 없을 것이고, 추측컨데 이런 장기 연재도 힘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만큼 베르세르크에서 일식은 중요한 사건이죠. 1,2편을 못 봤다하더라도 3편을 꼭 봐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과연 이 유혈극을 수입할 용자가 있을까 했는데, 있군요. 4월 11일부터 메가박스 강남과 신촌에서 개봉입니다. 당근 청소년관람불가겠죠. 대원 씨아이 블로그와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서 시사회 이벤트도 진행 중입니다. 돈 내고 볼만한 한줌도 안되는..
만 2년을 넘기고, 출간된 총몽 라스트오더 2부 16권입니다. 여전히 천하무술대회 중이고요. 만화 속 시간으로는 몇분 지나지도 않았습니다. 어쩌면 몇초일 수도 있고요. 헐~ 그리고, 여전히 결과는 나오지 않있습니다. 승부는 여전히 반전과 반전 사이 어디가에서 지체되어 있고, 이 정도 되니까 뒷감당 못하는 스토리 때문에 시간 끌기에 들어간거 아닌가 의심이 되기도 합니다. 토리야마 선생께서는 진행이나 빨랐지요. 이놈의 전투는 언제 끝나려는지 기약이 없군요. 전투생물 갈리가 운명의 지배자가 되는길은 아직 멀었나 봅니다. 키시로 유키토는 죽기전에 이 이야기를 끝낼 생각은 있는걸까요? 총몽 Last Order 2부 16 - 키시로 유키토 지음/서울문화사(만화)
애니를 뭘 완본에 해독까지라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아마 반드시 계시겠죠. 그러나 각자의 삶에 닥친 임팩트는 모두 다르고, 90년대 초 대한민국의 청소년 중 많은 사람들이 서태지를 청춘의 기둥으로 삼았듯이 95년 첫 TV방영을 시작한 에반게리온 역시 일본의 청소년들에게 방향없는 질풍의 지향이자, 노도의 방파제 구실을 한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니 아직도 신극장판에 열광하고, 이런 독본이 천연덕스럽게 출간되고는 하는 것이겠지요. 여러모로 인생의 스탭을 남들보다 뒤늦게 밟아가는 저로써도 9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젊은이들과는 조금 다르겠지만 에바의 영향은 꽤 큰것이였고, '이것 참, 어쩔 수가 없군.' (-.-;;)a 하면서 어느새 이 책을 집어들고 있더군요. 그다지 싼가격도 아닌데 말입니다. (많이 팔릴리 ..
의 작가 요시나가 후미의 는 요리 만화입니다. 주부들의 최대 고민거리인 '오늘 저녁에는 뭘 해 먹지?'에 충실하죠. 퇴근하고 돌아오는 남편을 위해 6시 칼퇴근. 오늘은 뭘 할지에 대한 레시피 검색과 저렴한 식재료를 찾는 탐색과 사냥과정을 거쳐 매일 매일 맛도 좋고 영양에도 좋은 저녁을 준비합니다. 다만 주부가 여자가 아니라 남자이고, 맞벌이 부부의 일상 같지만 사실은 동거하는 게이커플 관계라는게 다릅니다. 평범한 이야기인데도 여자 역활을 남자로 바꾸는 것 만으로도 독특해 보입니다. 문제는 요시나가 후미의 그림체가 씨즐감 충만한 요리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느다는 점과 제시하는 저녁요리 레시피들이 평범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함정이죠. 예전 에서도 보였듯이 본인은 평범한 것처럼 제시해도 실제로 하려면 무지 어..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남매와 배두나의 조합으로 알려진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뒤 늦게 보았습니다. 500년에 걸친 6개의 이야기가 하나의 클라이막스로 엮인다...라고 투자자에게 팔아 먹었을 이 이야기는 홍보 문구처럼 거대한 퍼즐도 못되고, 신기한 볼거리도 없으며, 결정적으로 하나의 클라이막스도 없습니다. 인류 문명이 멸망한 후 외계 식민행성과의 단절된 통신선을 잇기위해 노력하는 두 남녀와 그 남녀의 과거사에 어떤 피치 못할 인연으로 얼키고 설킨 사람들의 이야기인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6개의 시대에서 각기 일어나는 사건들의 클라이막스를 맞추려는 기술적인 시도이외에는 이렇다할 정점이 없는데요. 이는 아마도 전달하고자하는 주제의식이 모호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표면적으로는 윤회전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고..
우디알렌의 파리 예찬. 수 많은 거장들이 출연하지만 결국은 과거는 과거요. 뒤돌아 보지 마라...라고 얘기는 하지만 뒤돌아보게 되는 빛나는 시대의 재현입니다. 로키가 피츠제럴드의 얼굴을 하고 나타나서 괜히 웃었습니다마는 머리에 요상한 뿔만 안 달고 나온다면 멋진 배우더군요. 그러나, 이 영화의 주인공은 로키(?)도 오웬 윌슨도 아니라 '파리'입니다. 공들여 찍은 파리의 아름다운 모습은 미치도록 파리에 가고 싶게 만들더군요. 카메라를 통해서가 아니라 맨눈으로 보는 파리의 야경은 영화에서 만큼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고요. 파리에서 비 맞으면 춥고 처량한게 현실이고요. 파리에서 바케뜨를 옆구리에 끼고 거리를 거닐면 글이 마구마구 쏟아질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결국은 192..
로부터 13년 정도 되었군요. 그렇습니다. 이 영화는 프랑스에서 제작된 실루엣 애니메이션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은, 그래서 채워 넣어야 할 것이 많고, 그 때문에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세월만큼 발달한 기술 덕분에 색감은 더 화려하고, 빛은 더욱 현란합니다. LP에서 CD로 넘어 온 느낌인데, 어떤 쪽이 더 좋으냐는 각자의 취향문제일겁니다. 분명히... 는 총 6편의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첫번째 이야기 늑대인간은 연인의 정체를 알게 된 두 자매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즈텍의 동굴은 제가 가장 재미있게 본 이야기입니다. 괴물을 물리칠 비법이 아닌 괴물과 친해질 방법을 찾아 슬기롭게 난관을 극복하는 소년의 이야기로 전설의 일반적인 패턴을 따라가는..
작은 친구들의 행성 -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폴라북스(현대문학) '노인의 전쟁'의 존 스칼지의 신작입니다. 2011년 작품으로 H. 빔 파이퍼가 쓴 1962년 휴고상 후보작 의 리부트 작품입니다. 리메이크가 아니고요. 리메이크와 리부트의 차이는 작품의 줄거리와 사건들을 다루는 작가의 자유도 차이입니다. 영화에서는 특히 만화 원작의 히어로물에서는 자주 써 먹는 방법인데 이번엔 소설이로군요. 원시행성의 자원개발을 독점하고 있는 갤럭시적인 기업집단과 원주생명체인 보송이 사이에서 곡예를 부리는 전직 변호사의 법정 서커스는 결말이고요. 본 내용은 이제는 잊은듯한 시원시원한 스페이스 어드벤쳐입니다. 존 스칼지는 마치 우리가 아직도 아폴로 시대를 살고 있는 것처럼 낙관적이고 풍요로우며, 믿음직한 미래를 제시..
세라핌 - 콘 사토시 지음/대원씨아이(만화) 미완의 작품입니다. 결코 완결될 수 없는 작품이기도 하고요. 1994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장기연재가 끝난 그자리에 연재를 시작했던 콘 사토시+오시이 마모루의 만화입니다. 장기연재를 염두에 두고 시작한 작품이라 세계관은 방대한데 1년 연재로 중단되었기에 초기 떡밥만 잔뜩있는 책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 연재가 계속되었다면 걸작이 나왔을거라는 희망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예전 한때, 오시이 마모루와 콘 사토시가 함께 연재한 만화가 있었다는 흔적이며, 살아있는 사람의 아쉬움이 묶어낸 책입니다. 콘 사토시 감독님... 그곳에서 진짜 세라핌은 만나 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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