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이 료코를 처음 접한 것은 만화전문서점 북새통의 매대였습니다. 이라는 특이한 제목에 '한번 사 볼까'라는 생각이 들어 읽게 되었습니다. (오프서점의 장점이지요) 은 예쁜 표지 때문에 골랐습니다. 이 때까지도 의 작가와 의 작가 동일 인물인 줄 몰랐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의 작가인 쿠이 료코의 다른 단편집 를 사게되고, 이렇게 까지 달려오게 되었네요. 이런 식으로 전작품을 모두 사게 되다니... 쿠이 료코의 작품이 취향에 맞는가 봅니다. 비일상적인 동화나 전설의 다른 결말, 혹은 다른 각도에서 본 이야기. 이야기가 끝난 다음의 이야기. 의외로 디테일한 비일상적인 일상과 그런 이야기 속에 숨은 감정선의 섬세함은 무심한 듯한 그림선과 어우러져 독특한 작품 세계를 만들어 냅니다. 차별을 큰소리로 지적하지는 않..
책등보다는 표지입니다. 서점 책꽂이나 아일랜드 매대에는 가끔, 책이 꺼내져 표지를 보이고 있거나 다른 책 위에 엉뚱한 책이 혼자 놓여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출판사 직원이거나 저자이거나 아니면 저자의 지인이 한 일이겠지요. 는 첫번째 경우였습니다. 책꽂이에서 나와 표지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줄의 카피 '10년 동거한 애인에게 34살에 차였습니다." 심~쿵 지나칠 수가 없더군요. 어느 날 깨어져 버린 생활의 연속성. 하지만 삶은 계속 이어지고 차분히 시간은 지나갑니다. 극적인 사건도 쪼잔한 복수도 없이 그저 그렇게 삶의 한 기억이 되어가는 과정. 짝꿍의 얼굴이 점점 무개성의 등장 인물로 변화하는 모습. 모두 그렇게 사는가 봅니다. 동거 종료 일기 - 오리하라 사치코 지음, 도노랑 옮김/AK(에이케..
양산형 범용병기는 사라지고, 또 새로운 건담 등장입니다. 이번에 등장한 기체는 RX-78AL 아틀라스 건담입니다. 우주세기가 배경이지만 이 정도면 공식은 물 건너갔습니다. 척 봐도 오버스팩이 장난이 아니게 생겼어요. 덴짱도 오버인데 그 보다 더 심하니. 크크 중력하에서 비행가능한 서포트 장비에 지온군의 연락용 셔틀 코무사이를 한번에 베어버리는 고출력 빔샤벨. 거기다 레일건 장착입니다. 단독 대기권 돌입만으로도 깜놀하던 RX-78이 불과 1년 전인데 말이죠. 그 밖에도 시험 제작품이 잔뜩이라니 뭔 흑역사를 쓰려는지 궁금합니다. 너무 막나가지만 않기를 바래야죠. 기동전사 건담 썬더볼트 5 - 오타가키 야스오 지음, 김정규 옮김, 야타테 하지메.토미노 요시유키 원안/재미주의
띠지에 제17회 데즈카 오사무 문학상 단편상 수상작이라고 써있습니다. 그 상을 탈만합니다. 데즈카 오사무의 아톰은 로봇의 몸으로 인간성을 질문하기 일수였고, 고다 요시이에는 작정하고 인간의 껍질을 두드립니다. 그 알맹이야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죠. 모름지기 인간이라면 당연한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애완 로봇과 육아 로봇 마시는 기른정에 대해서 가족 증원법과 릭의 추억은 번식을 열등 로봇 열등군과 죄와 벌의 상자, 크로스의 전장은 인간사회를 간병 로봇 히로사와와 그레이트 시드는 특별한 위로를 전합니다. 어쩐지 20세기 초엽의 구닥다리 이야기 같지만, 지금 세대는 잘 모르는 이야기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이야기는 돌고 도나 봅니다. 언제나 새로운 독자가 태어나기 때문에요. 문제는. 망각을 ..
3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처음으로 신비한 소녀 요츠바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존재는 아니라는 에피소드입니다. 가족이 있고, 그에 어울리는 배경도 있겠지요.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아즈마 키요히코의 그림 선이 좀 변한 듯합니다. 조금 굵어졌다고 할까, 디테일이 조금 무뎌졌다고 할까... 뭐 그렇습니다. 기가 질리게 하는 그림 솜씨 자랑을 좀 자제하고 있습니다. 스토리에 어울리게 그림 연출을 하다 보니 그럴 수도 있지만 전에는 스토리와 관계없이도 요츠바랑에서는 그림 솜씨 자랑을 했었는데 의외입니다. 나이 탓일까요? 아님, 다른 수련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아무튼 "요츠바~ 다음엔 언제 올 거니?" 이렇게 끝낸다고 해서 이상할 것도 없는 만화라 요츠바랑! 13 - 아즈마 키요히코 지음/대원씨아이(만화)
다스베이더 경의 4살 아들 이야기와 쪼오금 세월이 지난 후 출간된 막 10대가 된 딸의 일상물입니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명장면과 대사들을 적절히 활용한 상황들이 발군입니다. 특히 베이더 경의 대사들은 마치 베이더의 목소리가 환청으로 들리는 것처럼 몰입감이 있습니다. (저만 그럴지도....) 한글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미묘하게 틀어지거나 말 맛이 떨어지고 이해도가 낮아지는 경우가 눈에 띕니다. 어쩔 수 없지요. 그러나 스타워즈 팬이라면 충분히 알아듯고 웃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의 변화이니, 당신이 스타워즈 팬이라면 '즐기세요.' 재미있습니다 ^^ 스타워즈 : 다스 베이더와 아들 - 제프리 브라운 글.그림, 임태현 옮김/시공사(만화) 스타워즈 : 베이더의 꼬마 공주님 - 제프리 브라운 글.그림, 임태현 옮김/..
어느새- 꾸준히 토성맨션은 출간되고 있었습니다. 세미콜론, 감사합니다. 뭐든 시리즈물을 완결까지 내주는 출판사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충분히... 그건 그렇고, 토성맨션의 미덕은 일상입니다. 헬조선에 살아도 우리의 생활은 언제나 성실하듯이 궤도링에 살아도 사람들은 언제나처럼 꾸준하게 성실합니다. 어떤 극적인 사건도 결국은 일상으로 이어지고, 사회 시스템의 구심력은 "그후로도 오랫동안"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인생이란 게임오버 이후에도 이어지는 법이니까요. 그래도 살아지는게 사람이고요. ㅎ 토상맨션 최대의 사건인 지상강하 후 링으로의 복귀 방법은 이런쪽 장르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반전이라면 반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맥 빠져하는 사람들이 더 많겠지요. 스포일링은 여기까지 입니다만 토성맨션을 읽은 분이시라면 그..
손오공과 부르마가 등장하는 드래곤볼 그 이전의 이야기라는 띄지 카피가 모든 것을 요약합니다. 토리야마 아키라 13년만의 신작이라지만 결국은 드래곤볼 외전. 팬심으로 사지 않으면 보지 못할 만화이지요. 줄거리는 지구로 보내진 아기 카카로트를 견제하기 위해 은하 패트롤에서 쟈코를 파견하지만, 결국은 한눈 팔다가 놓쳐서 카카로트는 지구에서 성장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때, 잠시 잠깐 쟈코가 다른 일을 하지 않았다면 손오공의 장대한 모험은 시작도 못 했을 것이다…….라는 건데. 뭐, 그러라지요. ^^)a 토리야마 아키라의 초감각은 등장인물 소개 장면의 포즈에만 남아 있습니다. 디자인도 구리고, 개그는 진부하죠. 하긴 뭐 더 할게 남아있는게 더 이상한 일입니다. 신기한 점 : 2015년 2월 27일 제1판 ..
1939년에 시작된 박쥐 가면을 뒤집어 쓴 우스꽝스러운 탐정 이야기 중에서 이야기의 전환기에 해당하는 시기에 발표된 20편의 작품을 한 권에 모은 앤솔로지입니다. 만화 칸의 연출도 조악하고, 스토리 전개와 대사도 유치했던 초창기부터. 그래픽노블이라고 불리는 현재까지 배트맨의 변천을 한 권에 볼 수 있어 좋습니다. 그러고 보니 배트맨에 대한 첫 기억은 TV 드라마 로군요. "배트맨~쿵짝 쿵짝쿵짝~ 배트매에엔~ 꿍짝쿵짝~"하던 음악과 로프를 타고 빌딩을 기어오르던 웃는 눈썹의 배트맨이 떠오르지만요. ㅎㅎ 그 모습이 진짜인지, 상상인지도 가물가물합니다. 워낙 오래전 기억이라 단편적이로군요. 그리고 2번째 기억. 팀 버튼의 영화 입니다. 아름답고, 기괴한 영화였지요. 특히 2편이요. 1990년대 초엽인데, 이때..
거북이북스에서 나온 '마나가'는 만화가의 인터뷰로 채워진 부정기 간행물 1호입니다. 의지와 이상이 '시간'의 다리를 건너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데 어떨지요. 걱정이 앞서지만, 행동은 '구매'입니다. 창작자, 만화가 10명의 인터뷰와 사진, 그리고 약간의 그림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예쁜 책이기는 한데 인터뷰의 심도는 의외로 얇아서 아쉽군요. 메모: 속에 담긴 이야기가 많은 작가가 있습니다. 본인을 드러내는 것으로 만화를 꾸려나가는 리얼 버라이어티 형 작가도 있습니다. 스토리는 언제나 구렸지만 그림만은 정말 좋았던 작가도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에 걸리는 것은 '공장형' 만화 창작이 무너진 이후의 만화 종사자의 최저생계에 대한 고민입니다. 예전 공장형 만화가는 자신 밑의 도제 혹은 보조들의 생계를 책임졌습니다..
제가 이 만화를 본게 1995년쯤입니다. 전국의 오락실에 설치된 전용 게임기계를 통해 통신대전으로 즐기는 커스텀 로봇 대전액션게임을 배경으로 청춘남녀의 사랑을 버무린 대작(?)이지요. ㅎㅎ 순정만화 같은 그림체에 어딘가 불명확한 메카디자인이지만 무척 인상 깊게 읽었던 작품입니다. 그리고 그게 저만 그런게 아니였는지. 이렇게 애장판이라는 이름으로 2권이 발매되었더군요. 좋은건 누구에게나 좋으가 봅니다. 메이커에서 판매하는 기본 베이스의 로봇과 아이템 프로그램, 그리고 커스텀용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나만의 로봇을 만든다는 설정은 지금봐도 신선합니다. 1995년 당시에는 오락실이 이렇게 몰락할 줄 몰랐고, 통신대전이라면 아무래도 가정용이 아니라 전용회선을 깔만한 어떤 장소가 필요하리라 공상하는게 합리적이였겠죠...
총몽 Last Order 2부 18 - 키시로 유키토 지음/서울문화사(만화) 지겨운 ZOTT가 스페이스 엔젤팀의 승리로 끝나고 그 후일담이 잠깐 언급됩니다. 작가의 사정으로 황망하게 끝낸 1기의 엔딩을 연상시키는 갈리의 변신이 어쩐지 이제 겨우 다시 시작인가라는 기분입니다. 이제 본궤도로 좀 돌아가 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는데,초기 설정의 무서운 귀환을 기대해 봅니다. 성과로는 갈리가 혹성양자수속관측기가 임명한 라스트 오더가 됐습니다. 예전 자렘의 에이전트 시절의 재탕 같기는한데, 갈리가 이미 슈퍼맨급이라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작가도 그랬는지 일단 시간벌기에 나섰더군요. 시간을 쪼오금 되돌려서 포기아 포아와 이드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과연 포기아는 갈리와 맺어질 수 있을까요?
12지신의 전설을 기반으로한 만화 을 정주행했습니다. 신년기념이죠. 하하하 제목의 숨은 뜻은 왕따. 보기 드물게 나약한 인간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2000년 작품입니다. 작가도 인간인 이상 23권 완결시에는 작화도 좀 좋아집니다만.... 기본적으로 잘 그린 그림은 아닙니다. 그림 보다는 스토리로 계속 읽게되는 만화죠. 적어도 제게는 그렇습니다. 신의 환생과 12지신의 환생. 그리고 덤으로 고양이의 환생이 끝없는 연회를 열고 싶어 윤회전생을 거듭하지만, 어느새 인연은 족쇄가되고, 애정은 상처가 됩니다. 여주인공인 '생불' 혼다 토오루가 없었다면 제대로 막장으로 달리 수 있었는데, 아쉽군요. 후르츠 바스켓 1 - 타카야 나츠키 지음, 정은 옮김/서울문화사(만화) ※ 애니메이션도 있습니다만, 미완입니다. 뭐든지..
만 2년을 넘기고, 출간된 총몽 라스트오더 2부 16권입니다. 여전히 천하무술대회 중이고요. 만화 속 시간으로는 몇분 지나지도 않았습니다. 어쩌면 몇초일 수도 있고요. 헐~ 그리고, 여전히 결과는 나오지 않있습니다. 승부는 여전히 반전과 반전 사이 어디가에서 지체되어 있고, 이 정도 되니까 뒷감당 못하는 스토리 때문에 시간 끌기에 들어간거 아닌가 의심이 되기도 합니다. 토리야마 선생께서는 진행이나 빨랐지요. 이놈의 전투는 언제 끝나려는지 기약이 없군요. 전투생물 갈리가 운명의 지배자가 되는길은 아직 멀었나 봅니다. 키시로 유키토는 죽기전에 이 이야기를 끝낼 생각은 있는걸까요? 총몽 Last Order 2부 16 - 키시로 유키토 지음/서울문화사(만화)
의 작가 요시나가 후미의 는 요리 만화입니다. 주부들의 최대 고민거리인 '오늘 저녁에는 뭘 해 먹지?'에 충실하죠. 퇴근하고 돌아오는 남편을 위해 6시 칼퇴근. 오늘은 뭘 할지에 대한 레시피 검색과 저렴한 식재료를 찾는 탐색과 사냥과정을 거쳐 매일 매일 맛도 좋고 영양에도 좋은 저녁을 준비합니다. 다만 주부가 여자가 아니라 남자이고, 맞벌이 부부의 일상 같지만 사실은 동거하는 게이커플 관계라는게 다릅니다. 평범한 이야기인데도 여자 역활을 남자로 바꾸는 것 만으로도 독특해 보입니다. 문제는 요시나가 후미의 그림체가 씨즐감 충만한 요리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느다는 점과 제시하는 저녁요리 레시피들이 평범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함정이죠. 예전 에서도 보였듯이 본인은 평범한 것처럼 제시해도 실제로 하려면 무지 어..
세라핌 - 콘 사토시 지음/대원씨아이(만화) 미완의 작품입니다. 결코 완결될 수 없는 작품이기도 하고요. 1994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장기연재가 끝난 그자리에 연재를 시작했던 콘 사토시+오시이 마모루의 만화입니다. 장기연재를 염두에 두고 시작한 작품이라 세계관은 방대한데 1년 연재로 중단되었기에 초기 떡밥만 잔뜩있는 책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 연재가 계속되었다면 걸작이 나왔을거라는 희망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예전 한때, 오시이 마모루와 콘 사토시가 함께 연재한 만화가 있었다는 흔적이며, 살아있는 사람의 아쉬움이 묶어낸 책입니다. 콘 사토시 감독님... 그곳에서 진짜 세라핌은 만나 보셨습니까?
안 나올 줄 알았던 토성 맨션이 한꺼번에 2권이나 출간되었습니다. 2009년에 2권이 나왔었으니 무려 3년만에 부활이로군요. 세미콜론 여러분 감사합니다. 왼쪽에 보이는 그림이 토성 맨션의 설정인 링시스템입니다. 아직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모든 인류는 지상을 떠나서 저 링안에서 살고 있지요. 상, 중, 하로 나뉜 주거지역은 그대로 계급이되고, 주인공은 저 링시스템을 유지보수하는 직업입니다. 주 업무는 창문닦이! 나쁜사람은 없지만 어쩐지 나쁜 사연은 많은 그런 동네에서 링 바깥에서 창문을 닦는 일은 여로모로 좋은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는 장치입니다. SF라고 하면 일단 배틀을 연상하는 풍토에서 사는 얘기를 담아내는 이런 솜씨는 무척 사랑스럽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얘기도 반복되면 지루하죠. 링안에 살고..
죽도 사무라이 6 - 에이후쿠 잇세이 원작, 마츠모토 타이요 지음, 김완 옮김/애니북스 무사는 기본적으로 살인하는 사람입니다. 무사의 능력은 얼마나 사람을 잘 죽이느냐에 달렸습니다. 아무리 사무라이의 도를 외쳐도 사무라이가 계급이 아니라 무사라고 생각한다면 사무라이는 누군가를 죽여야 하고, 또 자기 자신이 누군가의 손에 죽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죽도 사무라이 6권에선 그간 등장하던 명문가의 애물단지. 일명 게 도련님. 미코시 다이자부로가 죽습니다. 평화의 시기에 무사가 되길 꿈꾸던 이 못난 남자가 겨우겨우 무사가 되어 사선에 서는 이야기. 이게 이번 6권의 내용입니다. 죽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죽을 수 있는 자리를 찾아 갈때야 비로소 명검 '쿠니후사'에 실린 혼령을 바라보게 된 바보무사 미코시 ..
스피릿 오브 원더 Spirit of Wonder - 츠루타 겐지 지음, 오주원 옮김/세미콜론 SF가 꼭 과학적 근거에 충실해야 할까? 사실은 과학적인 근거보다 미래에 대한 동경과 꿈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면 는 아름다운 만화입니다. 그것도 무척이요. 에테르를 타고 우주를 날아 화성에 가는 이야기에서 "뭐야! 에테르라니! 이런 유사과학을 뻔뻔하게 설정으로 사용하는 바보가 아직도 남아있는거야!"라고 딴죽을 걸기에 앞서, 가슴에 차오르는 것은 소년과학클럽이라는 이름이지만 이제는 늙어버린 몽상가 할배들의 대책없는 장난끼의 반짝거림입니다. 잔선이 많고 압축적인 칸 연출 같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스타일 덕분에 그다지 많은 작품을 발표하지 못한 츠루타 겐지이지만 세상이 아무리 달라져도 사람 사이의 ..
오정호 작가의 의 주인공은 바리스타일까요? 커피일까요? 뭐 일단 등장인물의 직업은 커피집 알바와 바리스타입니다. 초보 입문자가 (약간) 설레는 멘토를 만나서 알콩달콩, 티격태격 연예도 하고, 직업적인 전문가도 되어가는 전형적이라면 전형적인 직업계 스토리라인을 따르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어쩐지 연예감정은 고속도로 휴게소의 평범한 아메리카노 같고, 라이벌은 자판기 커피 맛이 납니다. 사람 보다는 커피가 더 눈에 들어오는 것은 깔끔하게 정리된 커피정보 탓이기도 하지만 이야기의 부재 덕이 더 큰듯합니다. 국산 만화앱 중에서도 최상의 퀄리트로 만들어진 앱 덕분에 쾌적하게 감상했습니다. 그러나 이 만화를 앱이 아니라 종이책으로 읽었다면 감정이입할 틈도 없이 진행되는 이야기와 향만 쓸쩍 풍기고는 숨어버리는 ..
지금은 없는 이야기 - 최규석 지음/사계절출판사 로 세상을 놀랬겼던(적어도 전 놀랐던) 최규석 작가의 우화집입니다. 서문에서 부터 '오체가 불만족해도 웃으며 사는 사람이 있는 세상에서 힘든 내색, 남의 탓은 범죄'라는 말로 심금을 울리더니 20개의 우화를 통해 생각을, 느낌을, 분노를, 행동을 독려합니다. 짧지만 함축적인 메시지. 그리고 여백과 여운. (소위 운동권 만화작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뛰어난 친근한 그림으로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초등학교 아이에게 읽히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였고요. 이 책에 실린 20개의 이야기 중에서 한 가지만 소개하자면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 입니다. (초딩은 를 꼽았지만) 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가위바위보로 모든 것을 ..
데빌맨 한정판 세트 - 전4권 - 나가이 고 글 그림, 오주원 옮김/에이케이(AK) 나가이 고. 1945년 9월 6일 이시카화현 출생. 불멸의 강철신 의 아버지 이지요. 그리고 폭주의 화신입니다. 이분의 그림이 미형은 아닙니다. 개성이 있지요. 그리고 스토리가 정교한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이분의 만화를 보면 좀 너무하단 생각이듭니다. 아비가 아내를 인체실험에 쓰고, 자식이 아비를 죽이려들고, 돈과 욕망, 불륜은 기본. 신체 절단에 성 정체성조차 넘나들기 일수입니다. 아무튼 뭐든 인간의 끝자락을 향해 폭주하는 타입이지요. 이런 양반이 소년만화의 대부라는 것이 신기합니다. 헐~ 이번에 완간된 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간들은 악마보다 더 사악하고, 폭력은 그 수위를 더 해갑니다. 신체 절단은 기본이요.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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