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과 사상 2009.8 - 인물과사상 편집부 엮음/인물과사상사 벌써 9월호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제야 8월호를 읽었습니다. 좀 늦으면 어떤가요. 책에 실린 대한민국의 현안이라는 것들이 하루, 이틀에 해결될 것들이 아닌봐에야 8월 마지막날에 8월호를 다 읽었다는 것이 뭐 대단히 늦은일은 아닐것입니다. 제 자신 역시 프리랜서라는 이름의 비정규직이면서도 관심은 너무 먼 비정규직문제. 공장이라는 장소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해법과 개인으로 고립되어있는 프리랜서의 외로움 사이의 간극은 내 문제를 마치 껄끄러운 남의 문제처럼 타자화 하는데 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건 아마도 그렇게 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윤여일씨는 이제야 수유+너머의 너머 사람인 제가 알아들을 수 있는 글을 쓰셨습니다. 자신과 ..
신 5 -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호경 옮김/열린책들 신 6 (완결) -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호경 옮김/열린책들 인간계로의 추락은 당연한 수순. 그 다음이 문제겠는데.... 나름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아니 나름이라고 폄하할 일은 아닙니다. 신들의 붕괴와 그 다음 단계로의 고양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유머와 사랑을 무기로 거기까지 가주다니 미카엘 팽송에게 박수입니다. 그런데 읽다보니 생각난건데. 제가 좋아하는 영화는 브레이드런너, 2001년의 오딧세이, 브라질. 그리고 하이랜더 입니다. 새삼스럽게 되세겨보니 베르나르 베르베르에 대한 가혹한 평가가 동족혐오아닌였나 싶습니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면 질투일까요? 아무튼 수고하셨습니다. 베르나르씨. 그래도 돌고래는 너무했수. 진짜루
신 4 -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열린책들 한마디로 따분합니다. 무슨 「한권으로 끝내는」류의 세계사 개론서도 아닌 것이 지구의 역사를 지치지도 않고 마구잡이로 요약, 발췌, 예단, 압축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매우 편의적의고 자의적으로요. 더도 덜도 말고 딱! 프랑스 상식인 수준의 이러한 역사 전개는 허무한 수수께끼와 빈곤한 현실인식(특히 중동), 스테레오 타입의 깨달음으로 이어져서 정말 한치의 오차도 없이 예상범위 안의 이야기로 귀결됩니다. 상상력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안보이고, 미카엘 팽송의 돌고래가 유대의 상징이라는 대목에서는 품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2권이나 남았는데 좀 다른 모습을 보여줄라나요?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섭니다. 아무튼 끝은 봐야죠.
신 1 -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열린책들 신 2 -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열린책들 신 3 -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열린책들 한국이 사랑하는 프랑스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입니다. 6권이나 되다보니 분량이 장난이 아니군요. 그래도 워낙 가볍고 날렵하게 쓰는 타입이라 술술 잘 넘어가기는 합니다. 우선 1, 2권은 설정편입니다. 타나토노트부터 오래 함께해온 미카엘 팽송이 어떻게 신 후보생이 되며 그의 친구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그리고 새로운 친구들은 또 어떤지에 대한 글과 배경이 되는 올림푸스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이 주가 됩니다. 갈등은 3권부터 시작인데, 뭐 좀 더 두고보아야겠죠. 일단 설정은 평이합니다.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익히 알고 있는 신들과 그다지..
왜 세계는 전쟁을 멈추지 않는가? - 다케나카 치하루 지음, 노재명 옮김/갈라파고스 갈라파고스에서 출간한 다른 책.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와 표지 디자인은 비슷한 느낌이지만 현장감과 감동은 다릅니다. 책을 쉽게 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다시 한번 증명하는 작업 되겠습니다. 세계와 나의 관계, 폭력과 일상의 연관성을 유기적으로 파헤치며 전쟁과 세계 각지에 분분한 폭력이 결코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 아님을 보여주고자 했지만, 간접경험이 확실해 보이는 현장 자료 나열(그마저도 부족해 보입니다)과 "니가 잘모르는 것 같으니 내가 차근차근 설명해 줄께~"식의 책상물림 교수님의 노파심은 책을 쓸데없이 가볍게 만듭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무거운 주제의 무게를 유지하면서 쉽게 쓴다는 것은 정말 ..
작안의 샤나 S 2 - 타카하시 야시치로우 지음, 장세연 옮김, 이토 노이지 그림/대원씨아이(단행본) 작안의 샤나 외전 2번째권입니다. 만조의 사수 빌헬미나와 연류된 뻔한 결말의 따뜻한 이야기와 3인조 운송업자의 슬픈 종말, 그리고 기계장치의 신이라도 동원 한듯한 진위의 매듭자 조피와의 몇일간이 주 내용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이토 노이지의 만화가 첨부되어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라면 포인트이고요. 아무튼 대단한 생산력입니다. 스즈미야의 2배에 달하고 있어요. ^^;;;;;a
왼쪽으로, 더 왼쪽으로 - 박노자 지음/한겨레출판 박노자 교수의 얼굴은 벽안의 흰피부... 그가 우리라고 지칭할 때, 분명 한국인을 가리킴에도 불구하고 그 우리가 어디까지인가라고 생각하는 것은 명백한 편견과 선입관. 이미 스스로 한국인인 사람을 마음 속 한켠에서는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는 깨달음. 부끄럽고 미안하다. 먹고 사는 문제에 이것 저것 부끄러운 줄 모르고 치달리다가 가끔 접하는 그의 글은 마시고 정신차리라고 내놓은 '냉수' 같다. 정신만 차리지 말고 행동도 같이 해야 할텐데... 언제나 먹고 사는 문제가 '전가의 핑계'다. 그나마 여유가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이만큼이면 '됐어'라고 안심하고 있었던 것일까? 뜨겁고 자신만만하던 시절이 지나고 관심을 가지게 된 쪽이 '개인'이다 그러나 이제 ..
모든 것의 래디컬 -하 - 니시오 이신 지음, 현정수 옮김/학산문화사(만화) 모든 이야기가 근본적으로 틀어져있다. 미스테리의 결말을 인류최강 따위에게 맡기더니 이게 또 인간 이상이라 결함이란다. 그럼 슈퍼 히어로물들은 어쩌라고? 아이카와 준씨... 사이아인이였습니까? OTL - 일본의 애니나 만화, 라이트노벨에서 주로 다루는 주제 중 하나가 '세상이 어쩌더라도 살아야 한다' 혹은 '지키고 싶은 것(동료든 연인이든)이 있으면 강해진다'이다. 어렸을 때야 이런거 보고, 읽고, 들으며 감동도 받고 고개도 끄덕였는데. 이쯤되자 지겹다. 결국은 순응하고 살라는 얘기 아닌가. 사회란 것은 소중한 것이고 관계는 힘이며 구차해도 살아남는 것이 승자라는 얘기. 개인보다는 사회를 긍정해 버리는 결론 따위, 나가이 고 시절..
Fantastique 판타스틱 2009.여름 - 판타스틱 편집부 엮음/페이퍼하우스 계간지의 약속은 지켜졌습니다. 다행이로군요. 별점이 낮은 이유는 이번 여름호의 특집이 '호러 익스프레스'이기 때문입니다. 전 영화든 글이든 공포는 싫습니다. 사는게 '공포'의 연속인데 달리 매체를 통해 즐길 여유 같은거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고보니 영화판에서는 공포물은 10대용 장르라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 10대는 아직 공포를 즐갈만한 여유가 있어서 좋겠습니다. ^^;;;;; - 테드 창은 사람을 좌절시키는 구석이 있습니다. - 만화가 백성민씨 오래간만입니다. - 로저 젤라즈니씨 안녕~ - 초록불님에게는 다음을 부탁드립니다. 재미있어요~ ^^ - 레진VS쿄코라니 전혀 대결의 모습이 아니였답니다. - 아서 왕 전설 ..
예수전 - 김규항 지음/돌베개 B급좌파로 알려진 김규항씨의 예수 일대기. 좌파와 신앙인을 언듯 연결하지 못했었는데 읽고보니 '아~하' 해버렸다. 덕분에 정말 오래간만에 예수를 대면하게 된것도 성과라면 성과. 모여라. 돈내라. 짓자. 로 요약할 수 없는 예수의 삶을 상기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좋았다. 예수가 '왜, 누구에게 사형당했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 그렇다고 새삼 교회를 나갈리야 없겠지만, 그것만으로도 경건해지는 기분이다. 비루한 삶에 "니들이 고생이 많다~"라고 말해 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무섭기도 하고 말이지....
플루토 Pluto 7 - 테츠카 오사무 지음, 우라사와 나오키 그림/서울문화사(만화) 거대 담론의 시대가 지나고 개인사가 중요해진 시점에서 지상최대의 로봇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이번편의 주인공은 반전주의 로봇 엡실론. 가장 강력한 빛이지만 생명 앞에서 무력했던 엡실론의 삶과 나약한 정신과 강력한 관계의 그물망에 걸린 플루토의 고뇌가 대비된다. 원작에서는 스리슬쩍 넘어갔던 아부라박사의 기원이 고통스럽게 밝혀지고, 플루토와 우란의 관계는 아직도 지지부진하다. 아톰이 어떤 힘을 가지고 깨어날지는 다음편을 기약. 단순히 100만 마력의 힘쎈 로봇일리는 없을텐데, 나오키의 솜씨가 기대된다.
에코와 소름마법사 1 - 발터 뫼르스 지음, 이광일 옮김/들녘(코기토) . 의 작가 발터 뫼르스의 '차모니아 연작 시리즈'입니다. 고양이가 아니라 말하는 코양이(포켓몬이냐!) 에코와 연금술사인 소름마법사 아이스핀의 구사일생 관계담이죠. 둘은 계약으로 맺어진 사이로, 계약의 내용은 아이스핀은 코양이 에코를 최고의 음식으로 잘 먹이고 잘 보살펴주는 대신 에코는 보름이 되면 코양이 기름을 제공하기로 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에코의 입장에서는 잘 먹고 죽자이고, 아이스핀 입장에서는 잘 보살피고 필생의 실험을 위한 재료를 얻자는 겁니다. 문제는 화장실 갈때와 나올때의 생각이 다르다는 거죠. 에코는 배부르고 등 따스하니까 이제는 죽기 싫어진겁니다. 핵심은 차모니아의 이야기들은 대부분 비극이며 세상도 마찬가지라는 겁..
어둠의 왼손 - 어슐러 K. 르 귄 지음, 서정록 옮김/시공사 95년도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없더군요. 누구한테 빌려줬던 것인지 기억에는 없고, 책도 없고, 읽고는 싶고... 그래서 또 샀습니다. 다시 보니 막연하게 기억하고 있던 것들, 그때는 이해 못하고 그저 읽기만 했던 부분들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좋은 글은 세월이 지나서 다시 읽어도 새롭게 좋습니다. 에스트라벤 경의 말입니다. "어떻게 한 국가를 미워하거나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티베는 물론 그런 말을 합니다만, 제게는 그런 재주가 없어요. 나는 그 나라의 사람들을 알고 도시들을 알고, 농장과 언덕이며, 강과 바위들을 알고, 가을이 되면 구릉에 태양이 어떤 모양으로 지는가를 알고 있지요. 그런데 그런 것에 경계선을 긋고 이름..
새 삶을 꿈꾸는 식인귀들의 모임 -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김남주 옮김/작가정신저자인 파스칼 브뤼크네르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 의 원작자입니다. 정치학 교수이며 문학상 수상자이자 경제학 에세이로 최우수 경제학도서상도 받은 사람입니다. 48년 생 엄친아로군요. 이 책에는 두개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아이를 먹는 식인귀 파리의 호화로운 아파트에서 시종이자 후견인인 카르치오피와 함께 살고 있는 발튀스 자민스키는 교양있는 젊은 법률가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한 가지 비밀이 있다. 폴란드 출신의 그는 아이들을 잡아먹는 식인귀였던 것이다. 그러나 채식주의자 카르치오피의 교육과 설득으로 마침내 스물다섯번째 생일에 앞으로는 결코 아이를 잡아먹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그러나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악습은 쉽사리 발튀..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안정희 옮김/황금가지 SF 장르의 3대 거장 중의 한분. 그러나 가장 늦게 접했던 작가. 과거의 번역자들은 SF는 어린이를 위한 장르이고(뻥이니까..^^) 과학적 배경의 엄밀성 보다는 미래 사회의 인간 관계와 인간의 역할에 더욱 초점을 맞추는 하인라인 보다는 과학적인 배경에 더욱 충실한 아이작이나 아서의 작품들이 어린이들에게 더 유용하다고 생각했었던가 보다. 어린 시절 접할 수 있었던 SF 소설 속에는 하인라인은 없었다. 하긴 『프라이데이』에서 선 보인 집단결혼 방식이나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에서 나오는 가계혼, 일처다부, 부족혼을 어린이에게 어떻게 설명할텐가?...『낯선 땅 이방인』에 이르면 이건 아에 어린이 금서 목록 수준인데 너무 어려서..
도토리 민화관 - 호시 신이치 지음, 윤성규 옮김/지식여행 호시 신이치의 단편집 '플라시보 시리즈'의 24번째 권입니다. 총 32편의 짧은 이야기들이 실려 있습니다. 저자 후기를 보니 1001편을 기념하는 책이라는군요. @.@ 이번권은 우주물도 아니고, 미래물도 아닙니다. 즉 SF는 아니더라는 거죠. 제목에 민화관이라고 했듯이 전설 비스므레한 이야기들의 모음입니다. 자유롭기는 하지만 스토리가 논리적이지 못하고 결말도 다양합니다. 적당히 나이가 먹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1001편 기념이라니 느긋하게 해 볼만도 했겠습니다마는...
인물과 사상 2009.5 - 인물과사상 편집부 엮음/인물과사상사 문득 황우석박사는 수의사였는데...라는 생각을 떠올랐었는데 '다시 황우석 사건을 생각한다'라는 글이 있더군요. 『여러분! 이 뉴스를 어떻게 전해 드려야 할까요?』라는 책은 황우석 신화가 허상임을 밝혀내기까지 6개월간 한학수 피디가 벌인 사투의 기록이랍니다. 기자가 아니라 피디라는 것이 우리나라 저널리즘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표지의 인물은 창동고 교사인 이기정 선생님입니다. 40만 교사가 모두 훌륭한 교사일 수 는 없습니다. 교사가 직장인으로서 근무 시간에 적당히 자성하고 웬만큼 성실하면 우리나라의 학교교육이 확 좋아질 수 있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아이들을 웬만큼 사랑하면, 근무외 시간에 교양활동을 하면서 건전한 상식을 ..
「그림자 살인」 감독 : 박대민 출연 : 황정민, 류덕환, 엄지원, 오달수, 윤제문, 그리고 故 우승연 탐정은 맞는데 추리는 없었습니다. 하드보일드하달까? 탐정과 의생이라는 홈즈풍의 콤비임에도 불구하고 추리보다는 탐문과 근성, 폭력으로 사건을 해결합니다. 적당히 떼 묻은 탐정인 홍진호의 캐릭터 묘사에는 황정민이 어울리기는 하더이다. 생각보다 왜소한 류덕환의 체격에 좀 놀라기도 했고요. 그러고 보니 류덕환을 보고는 아름답지만 키 작았던 청년 홍경인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류덕환이 더 잘 생겻으니 다행이기는 합니다. 영화를 보고나니 새삼 생각나는 책이 있어 소개합니다 경성탐정록 - 한동진 지음/학산문화사(단행본) 2007년과 2008년에 '파우스트'에 연재했던 원고에 새로운 분량을 더해서 출판되었습니..
모든 것의 래디컬 -상 - 니시오 이신 지음, 현정수 옮김/학산문화사(만화) 모든 것의 래디컬 -중 - 니시오 이신 지음, 현정수 옮김/학산문화사(만화) 3권짜리 인줄 모르고 서점에서 냉큼 집어 왔더랬습니다. 읽다보니 상, 하가 아니라 상, 중이더군요. 흑흑 하권 없이 중권까지만 단숨에 읽었습니다. 책의 내용은 헛소리, 헛소리, 헛소리, 헛소리... 래디컬(radical)의 뜻은 근본적인, 과격한이더니 이번에는 장르소설(주로 추리물)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이야기라는 것을 가지고 헛소리를 늘어 놓더군요. 이야기에 관한 조롱과 야유, 무시, 무관심, 무책임, 무방비한 진행과 결착도 배신도 없는 어이상실의 결말로 도망, 도피, 도주, 도착해 버립니다. 예를 들자면 헬박사의 목적은 세계정복이니까. 초합금이나 ..
잃어버린 것들의 책 - 존 코널리 지음, 이진 옮김/폴라북스(현대문학) 이야기 속의 이야기... 동화의 세계가 언제나 아름다운 것은 아니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우리들 몸 속 어딘가에 남아 있는 이유는 기억 그 너머의 무엇인가를 구성하는 질료가 동화 속에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살인미수의 억압 받는 작은 친구들은 유쾌하게 탄소 같은 것을 캐고, 룸펠스틸트스킨은 결코 그의 진짜 이름이 아니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게이 공자는 가시밭길을 지나 그의 영원한 사랑을 찾았으니 다행인 이야기' 라고 요약하면 심각한 오역이고, 내용이 궁금하시면 본문을 읽어보길... 판타지를 통해 잃어버린 현실과 현실 속에서 잃어버린 판타지의 행복한 결합은 우울하게 빛을 발하고, 우울의 원인은 결국 피할 수 없는 현실의 무게와 판타지는..
가난뱅이의 역습 - 마쓰모토 하지메 지음, 김경원 옮김, 최규석 삽화/이루 까부는 놈, 튀려고 하는 놈, 진지하지 못한 놈도 필요하다. 아니다. 아니다.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런 놈에게도 배울 점은 있다가 맞겠다. 이 책을 가난뱅이들의 큰 성공을 다룬 책이라고 기대하고 보신다면 정말 크게 헛다리 짚으셨습니다. 그렇다고 진지하고 열정적인 빈민 운동가의 모습을 기대했다면 이 또한 대략난감입니다. 마쓰모토 하지메에게 배울점. -. 지역에서 연대하며 살아 남자 -. 공공시설은 적극적으로 이용하자 -. 삶에 방식은 '하나'가 아니다. -. 바가지 씌우는 경제와는 다르게 살기 -. 시위도 가능한 유쾌하게, 즐기며 하자 숙제: 촛불보다 더 쉽고, 더 신선하고, 더 유용한 시위문화와 방식에 대한 아이디어 생각하기.
달러 - 엘렌 호지슨 브라운 지음, 이재황 옮김/이른아침세계의 기축통화인 달러의 출생의 비밀부터 2008년 시작된 파국의 드라마에 대한 입체적인 보고서 출생은 뒤숭숭하고, 변신은 은소희만큼이나 뻔뻔한 미국 연방준비은행폐(=달러)의 과거와 미래, 그리고 대안을 꼼꼼이 다루고 있다. 기본적으로 미국민을 상대로 미국의 통화개혁에 관해 쓴 글이다 보니 지구촌, 특히 아시아에 대해서는 다소 부족한 정보와 원하는 결론을 가지고 대하는 듯하다. 그러나 전체적인 논점을 이끌어가는 열의나 추진력, 설득력 등은 대단하다. 쉽게 쓰고, 잘 이해된다는 것은 대단한 장점. 그림자 정부나 세계정부류의 음모론의 냄새를 솔솔 풍기면서 흥미를 떨어뜨리지 않고 통화개혁이라는 결론으로 이끌어가는 솜씨는 보통이 아니다. 대안에 대한 과도한..
바람의 안쪽 - 밀로라드 파비치 지음, 김지향 옮김/황금가지 문장의 힘에 기대는 글은 어렵다. 게다가 그 대상이 '꿈'이기라도 한다면 읽는 쪽 입장에게는 대단한 집중력을 요구하는 글이 되기 쉽상이다. 하물며 번역물이기까지 한다면 이해는 커녕 자신이 난독증이 아닌가 의심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한마디로 "제대로 걸린" 것이다. '바람의 안쪽'의 저자 밀로라드 파비치가 '카자르 사전'의 저자라는 사실을 서점에서 기억해 냈다면 안 샀을 것이다. 솔직히 제목에 혹했는데 "아이쿠~야~". 나처럼 약간 속독하는 버릇이 있는 사람에게는 쥐약인 문장이 유려한, 아름다운 표현과 텍스트와 텍스트 사이의 관계가 글의 깊이를 더하는 책이라니 그냥 책을 펼친채로 '후덜덜' 책은 두개의 시작점을 가지고 있으며 두 시작점의 ..
기동전사 건담 일년전쟁사 -상 - 이미지프레임 편집부 엮음/이미지프레임(길찾기) 정가가 2만5천 원입니다. 상하권이니까 2권에 5만원!!! 헉!! 5만원 @.@ 마음같아서는 2권 합쳐서 1권으로 편집하고 2만5천원이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하권은 뭔지 이건...아마도... 기부(?)라는 느낌으로 가격을 치렀습니다. 취미관련 잡지들이 줄줄이 폐간되고, 그나마 좀 라이트 하던 판타스틱은 문예지로 변신. (계간지이니 유행에 민감하려해도 민감할 방법이 없을 겁니다) 뉴타입은 애니메이션 잡지이다 보니 목이 좀 말랐었나 봅니다. 이 정도 시장에서 용기있게 번역출간을 강행했으니 사야한다는 의무감조차 들더군요. "국내개봉 애니는 극장에서" 라는 심정과 유사한 경우입니다. 번역은 직역과 의역 사이에서 고심한 흔적이 역..
Fantastique 판타스틱 2009.봄 - 판타스틱 편집부 엮음/페이퍼하우스(월간지) 계간지로 돌아온 대한민국 유일의 장르문학 잡지. 한국 최초의 본격 추리소설가인 김내성의 100주년 특집을 필두로 4편의 소설과 2편의 코믹 그리고 서양의 중세와 고대의 중국을 다룬 2편의 글, 1편의 기행문이 담겨있다. 히로시마여자대학 국제문화학부 교수 리켄지는 김내성의 지위는 바로 "쓰고 싶은 것을 쓰지 못하는"시대의 한국 신문에 있어서 제일 "편리"한 존재였다고 말하고, 나는 그 문구에서 김성종의 지위를 생각한다. 로저 젤라즈니의 그림자 잭은 점점 엠버의 왕자를 닮아가고, 권교정의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에는 제멋대로 등장인물이 늘고 있으며, 박도빈은 F4를 진지하게 보는 쪽이 지는 것이라는 점을 가르쳐주었다. 이..
탐욕의 시대 -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갈라파고스 우리사회에는 사채라는 것이 있다. 그리고 생활고를 땜빵하기 위해 썼던 사채의 덫에 걸려 자립의 희망도 미래의 소득도 모두 저당 잡히고 마는 사채문제라는 것도 있다. 국제사회에도 부채라는 것이 있다. 흔히 외채라고 불리우는 이 부채들은 마치 개인의 삶을 망치듯 한 나라의 삶을 망치고 있다. 세상은 단순하게 환원된다, 신 봉건제후들의 고리채는 우리 사회의 사채만큼이나 무섭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지구상에서는 5초마다 10세 미만의 어린이 한 명이 기아로 목숨을 잃는다. 그러나 극빈국의 현실은 빈민의 처지와 마찬가지로 급전대출의 유혹에 얻은 원금과 이자의 압박 때문에 한 명의 어린이를 먹이기 보다는 외국금융기관에 갚아야할 돈이 우선시 된단다. 더 지랄..
넘버 파이브 세트 (한정판) - 전4권 - 마츠모토 타이요 지음, 김완 옮김/애니북스 상상된 이상향의 세계를 버리고 현실을 받아들이며 성장하되, 좌절하지 않고 계속 저항하는 젊은 에너지에 대한 칭송 - 김낙호(만화연구가) 하지만 이상향이 너무 멋지지 않았어? 버리기에는 말이지... 현실이라는거 성장이라는거 뭐 그것도 별거는 없잖아. 좌절해 버린다고, 이따위 세상이면 어떻게 맨날 저항만 하겠어 젊어서 영웅으로 죽거나 살아서 악당이 되는거 그거 멋 없잖아. 그냥 만화 정도는 이상향을 향해 달리다. 도달해 버리는 것도 괜찮치 않을까. 아니라는거 뻔히 알지만 그래도 보고 싶잖아. 이.상.향. 마츠모토 타이요씨! 멋지게 도피해보지 않을텨? 슬픈 현실보다는 잔인한 이상향으로 말이지 다음 작품쯤에서는....ㅋㅋㅋㅋㅋ
인물과 사상 2009.2 - 인물과사상 편집부 엮음/인물과사상사참, 뒤늦게 읽었습니다. 표지인물인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님은 80년대 학교 선배 같은 얼굴을 하고 계시는군요.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살아서 지옥을 보여준 인물입니다. 강준만 선생의 '한국 정치는 예산의 피를 먹고 자란다'라는 글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방향을 제시하는 글이였습니다. 파괴된 일상의 민주주의를 복원하기 위한 여러 방법 중에는 예산을 조지는 일도 포함되었으면 합니다. 매우 중요하고 절실한 싸움의 장이 외면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준현은 군복부 대체근무제에 대한 재미있는 글을 써주셨고, 현대인은 '암'아니면 '정신병'의 기로에 서있다는 박민영의 글은 제게도 남 얘기가 아닌 것 같아 뜨끔했습니다. 잡지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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