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하는 카메라라고 해서 농담(濃淡)있는 흑백사진을 찍는 카메라가 아니라 실없는 놀림이거나 장난이라고 주장하는 성석제의 시선(視線) 모음집. 그러나 농담도 보정(gray level correction)을 거쳤다고 해서 결코 농담(弄談)일 수 없는 글과 빈약한 사진은 애초의 기획의도가 뭐였건 성석제의 산문집이며, 제목이 카피라이터의 농담이다. 그렇다고 해서 결코 재미없다는 얘기는 아니고, 오히려 생활의 싱크로율은 제법 높아서 공감하는데는 무리가 없다는 얘기다. 농담이 아니다.
테드 창이 쓴 10편의 중단편중 하나로 월간 판타스틱 5월호에 개제되었습니다. 시간여행은 SF문학의 오랜 소재입니다. 혹자는 과거로 돌아가서 역사를 바로 잡기도하고, 시간 여행자 자신이 역사가 되기도 하고, 바꿀 수 없는 과거에 좌절하고나 절망하거나 포기하면서 시간 여행에 관한 이야기들의 폭은 넓혀져 왔습니다. 하지만 이토록 회개하고, 속죄하고, 용서 받는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법칙의 한계 속에 있는 인간이 법칙을 넘는 방법은 오직 마음 안에 있습니다. 신을 긍정하든 긍정하지 않든 겸손은 인간이 시간 앞에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미덕입니다. "남은 한편이 궁금한데 이건 또 어디서 구하나..."
아이작이 교양과학 저술가, 아서가 미래학자라면 로버트는 작가다. 내용은 성해방, 정신으로 모든 것을 온전히 이해하는 공감 ‘grok’, 물질문명을 극복하는 정신문화, 사랑과 평화, 바보 같은 서구사회, 공동체생활, 무정부주의, 사랑과 평화. 그러나 무엇보다 공감했던 것은 쥬발 허쇼의 다음과 같은 말이다. "민주주의는 어설픈 제도네. 그렇더라도 다른 제도에 비해서는 훨씬 낫지. 민주주의의 최대 과실은 지도자가 유권자들의 수준을 반영한다는 사실이네. 낮은 수준이지. 하지만 뭘 기대하겠나?"
움베르트 에코의 신간. 나이가 나이니 만큼 '최후의 걸작'이란다. 허허 아무튼 가짜 역사의 진실성에 대한 기약 없는 야부리로 독자를 괴롭혔던 에코가 이번엔 개인의 기억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존재라는 주제를 탐구한다. 나를 나답게 하는 것은 사적인 기억들이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나는 기억으로 구성된다. 이 시점에서 에코의 메아리는 공식적인 기억이든 개인적인 기억이든 현재의 나라는 환경을 긍정하고, 사랑으로 구원 받으려 한다. 흥미 있었던 것은 두체가 하는 짓이 어쩌면 그리도 전두환과 닮았는지(역사의 순서가 아니라 사적인 경험의 순서로 두체는 전두환을 흉내내는 것 같다) 얌보의 어린시절이 마치 나의 것인냥 이입되던 에피소드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데올로그는 보편적 체험의 테마파크이다.
15년전 파리의 몽빠르나스역에서 밤기차를 타고 새벽길을 달려 몽생미쉘에 갔었다. 수도원 입구에는 굴요리를 파는 레스토랑이 즐비했건만, 도저히 혼자들어가서 먹을 용기도 없고, 해서 수도원에 올라 여기저기 사진만 찍다 돌아왔다. 언젠가는 이 복도, 이 지붕, 이 문양을 내 만화에 담아낼 날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15년후 참 질기게도 돌아다니고 있는 김남희씨의 최신 여행기를 읽었다. 여기가 아닌 저기에 대한 이야기들. 밖에서는 언제나 안을 향하던 마음이, 밖이 그립단다. 그런데 남희님! 보네스에서 당신은 베아트릭스 포터의 이야기를 하며 외로움이 무언가를 낳기도 하는 법이니, 내 외로움도 무언가를 낳을 날이 오리라 믿는다고 하셨죠? 그런데, 혹시 이미 낳아 놓은건 아닐까요? 당신이 꿈꾸던 것과는 ..
거짓 겸손만한 자만이 없으며 반(反) 정치만한 정치가 없다. 번지르한 반물질주의의 통속성은 누구의 책임인가? 마더 테레사의 이름 아래에서 간과하고 넘어가기 쉬운 그녀의 행동과 말에 대한 고발이자, 비판서. 중세에서나 통할 것 같은 교조가 현대에서도 통하는 것은 양심에 따른 행동보다는 양심의 무게를 덜어내는데 더 애쓰는 생활 방식 때문일 것이다. 핵심은 콜카타의 모든 선교자들이 우연이라도 구할수 있는 사람의 목숨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 현실과 그 현실에 대한 외면이다. 냉엄한 공리주의적 셈법으로 바라본 마더 테레사의 진실은 불편하다.
스페이스 오페라의 아버지. 19세기 마초의 바르숨(화성) 정복기이자 영웅호색이라는 동양적 전통을 알지못하는 백인 무지렁이(?)의 기사도 로맨스. 화성을 왕복하는 방법의 애매함을 빼고는 제법 그럴싸한 화성의 생태계와 종족 묘사로 역시 이런 장르는 설정이 반이라는 생각이 든다. 장장 11권에 달하는 방대한 시리즈의 첫권이라는데 기적의 책 출판사는 과연 바르숨 시리즈의 다음권을 번역 출간하는 기적을 연출 할 수 있을까? 이것도 나름 관전 포인트이기는 한데 말이다. 혹성간의 기압과 중력의 차이로 방문한 혹성의 원주민보다 더 뛰어난 신체적인 능력을 가지게 된다는 설정은 언뜻 슈퍼맨을 연상하게도 하는데, 사실 이쪽이 더 선배다. 지구에 와서 설치는 초능력 외계인보다 우주에서 난장지르는 초능력 지구인이 먼저라니 역시..
2005년 4월부터 2008년 2월까지 강준만 교수가 한겨레, 한국일보, 경향신문, 새전북신문 등에 기고한 글들의 모음. 여러 곳에 짧게 짧게 실렸던 글들의 모음인지라 글과 글 사이에 편차가 좀 있다. 하긴 모든 곳에서 어떤 주제라도 깊은 통찰력을 기대한다면 그 또한 스스로를 의심해 볼 일이니 편차야 말로 독자들이 알아서 읽을 대목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민주당의 분열이후 마음 둘곳 없는 저자가 제3의 자리를 모색하는 것이야 할 말이 없지만 스스로 견원하는 집단이 주장하는 이름과 실제 정체성의 차이를 호도하는 '진보파'라는 단어를 두루두루 구분없이 쓰는 것은 좀 자제해 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한통속과 한편, 그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반대편을 구분해 주는 것도 강교수 같은 지식인들이 해야 할 일이..
순정만화 : 아침 드라마 같은 얘기들을 순정으로 포장해서 특정 성정체성을 가진 아이들에게 팔아먹던 그렇고 그런 만화. 하지만 그곳에는 보통의 극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무엇인가가 있었다. 애잔함과 포근함. 어떤 비극도 꽃무늬 배경 속에 녹아서 아름다움으로 승화하는 순정(純情)... 소설 달의 바다에서 순정을 느낀건 저자가 여자여서도 꽃무지개 삽화가 있어서도 아니다(사실 표지그림 이외에 삽화는 없다) 다만 비열한 환상에 젖은 눅눅한 현실이 아니라 순수한 거짓말이 주는 기쁨과 그 속에 숨어있는 애잔함 때문이다. 정한아씨의 시선에 언제나 따뜻함이 함께 하기를, 그래서 남루한 일상에도 살아야하는 이유를 건네주길 빈다. 사족: 이 소설에서 아메리칸 드림의 붕괴와 환멸을 읽는 것은 좀 오바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6개의 단편이 실린 단편집. 의 나는 법률사무소에 다니고 있지만 에서는 백수가 되어 있고, 디자인스쿨에서 사무를 보는 아내는 와타나베 노보루의 동생이며 같은 이름의 고양이를 기르고 있다. 와타나베 노보루는 에서 화자의 여동생과 결혼하며, 결혼전에는 컴퓨터 엔지니어 였으나 에서는 작은 번역사무실을 공동운영하고 있으며 몸이 약한 아내에게 헌신적이다. 와타나메 노보루의 몸 약한 아내는 의 화자인 대기업 전자제품 회사 광고부 직원의 동생이다. 세상의 가치는 점차 소멸 되어가고, 존재는 모호해진다. 느낄 수는 있어도 수정할 수는 없는 현실은 환상적이다. 욕도 안나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일상 판타지.
신해철에 대한 기억 하나. 1988년 대학가요제 대상은 그가 롯데 신격호회장 조카라서다라는 소문을 믿었다. 신해철에 대한 기억 둘. 노래 못하는 가수. 그러고보니 별로 좋은 기억들은 아니로군. 흠~ 하지만, 이런 나쁜 기억 속에서도 그의 생명력에는 조금 놀라고 있었다. 그래서 읽게 됐나? 결코 신해철의 팬이 아니였지만 그가 어째서 아직도 현역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 책. "똑바로 살아라!" 언제나 힘들고, 누가 그렇게 살고 있는 것 처럼 보이면 좌절하는 명제. 지승호의 노고에 감사하고,나의 비생산성에 놀라 버렸다. 쪼금 부럽다.
세상의 룰을 바꾸는 특별한 1%의 법칙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책! 인간관계에서부터 가정생활, 정치학, 식품, 음료, 외모와 패션, 세대문제, 국제정서까지 다양한 관심사와 트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지금은 비록 소수지만 앞으로는 어떻게든 성장할 것 같아보이는 트랜드를 모아 모아서 소개하고 대처해 보자는 얘기인데, 꽤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고, 돈도 많이 들어간 책 같다. 저자야 마크 펜과 키니 잴리슨으로 되어 있지만..... ㅋㅋㅋ 일단 참고할 만한 내용은 많다. 얼마전 읽은 괴짜 심리학처럼 나를 제외한 세상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구나라는 호기심을 채우는데 도움이 되는 분량과 내용이랄까. 다만 미국의 1%는 그 시장의 크기 때문에 아차 하는 순간에 왠만한 나라의 전체 인구만큼이 되지만(중국이나 인도는 더..
우석훈을 처음 본 것은 14년전 프랑스에 있던 기숙사에 놀러왔을 때이다. 친구의 친구였는데 기타도 좀치고, 넉살도 좋은 친구였다고 기억한다. 그리고 한번 더 볼 기회가 있었는데 친구따라 그의 기숙사에 놀러 갔을 때였다. 꼭 고시원 같이 작은 방에서 침대와 중고 TV, 책상 하나 꼴랑. 앉지도 서지도 못하는 곳에서 덮밥을 얻어 먹고 왔다. 힘든 것 보다 외롭던 시절. 그 때 그렇게 스쳐지나간 인연이였다. 기억 한켠에 물러 있던 이름. 우석훈. 지승호라는 인터뷰 전문 작가의 덕분으로 처음으로 그의 생각을 들은 느낌이다. 대화가 가능하려면 내 대답은 책으로 해야 할터인데. 재주가 없다. 결국 우리집 금송아지 마냥 아는 유명인사가 되어 버렸다. 어디가서 뻥칠 마음은 없지만...
쾌속의 11권!! 이번은 학원제다! 그런데, 애니도 그렇고 라이트노벨도 그렇고 여름에 비키니면 가을은 학원제 이벤트가 빠지질 않는다. 프레임헤이즈도 학원제에서 퀸을 노리다니... 왠지 진진해 보이지 않는다. 내용이야 다음을 위한 복선을 까는 권이지만 그래도 그렇치 봉절하나 익힌거 가지고 1권분량을 뚝딱 넘겨 버리다니, 샤나도 스토리 늘이기 신공으로 무한 권수로 돌입한거 아닌가 싶다. 이 정도면 계속해서 강적을 만들어내신 드래곤볼의 토리야마 선생의 노고가 새삼 그리워질 정도. 새로운 적을 출현시키란 말이다!!! 크허헣 참, 그런데 스지미야는 언제 다음권이 나오는거야? 그사이 샤나는 외전까지 벌써 3권째인데 말이지
일본의 라이트 노벨이 우리나라에 번역되기 시작하면서 가능하게 된 혜택 중에 하나. 할은 그래도 창조주에 대한 의식이랄지, 예의랄지 뭐 그런 것이라도 있었지만 유키카제, 그녀는 자신의 창조주에 대한 의식 제로. 마치 인간이 기계를 대하듯 인간을 대하는 기계지성이다. 하긴 물건에 집착하는 삐뚤어진 애정이 인간만의 사정이라면 말이 안되는 상황도 아니건만, 그래도 섭섭하다. 인간으로써.... 초반의 과도한 항공용어에 좀 고전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정통SF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 애니와 함께 감상한다면 더 좋을 듯 싶다. 표지의 1이라는 숫자는 후편도 번역할 계획이라는 얘기일까? 아님 그냥 두고보자는 심보일까?
1931년 생이시라니까 우리 나이로 78살이다. 그 연세에도 창작집이 새로 나왔다는 말에 호기심에서 샀다. 읽기 전에 샀으니 샀다는게 맞을 게다. 문장은 정갈하고 불편하다. 사람 속이 심장에 있다면 그곳을 콕 찔러서 뒷면의 안쪽을 까발리는 건 진짜 불편하다. 내가 현대인의 생활 소설을 싫어하는 것도 그 불편함 때문인데, 기본적으로 소설가는 구라빨이다. 라는 개인적인 믿음을 저버리고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메조키스트가 아닌 봐에야 굳이 불편한 진실에 쾌감을 느낄일은 아니니 불편한 소설은 싫다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거야 내 개인 사정이고, 박완서님은 78살에도 그짓을 꾸준히하고 계시다. 징헤라... 노인의 지혜와 나이 먹은 이의 편견이 두루 섞인 소설집. 친절한 복희씨. 계속 좋은 글 써주시길 ..
무엇이든 먹을 수 있기에 무엇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없는 잡식동물의 딜레마를 우리의 문제라고 일깨워주는 책. 옥수수를 기반으로한 식품산업. 유기농으로 대표되는 대안 식품의 산업적인 측면과 철학적인 딜레마, 그리고 새로운 대안 등을 다루고 있다. 옥수수 재배 농가에 대한 정부 보조와 이를 통한 값싼 농사물의 유통, 생산에 관한 문제는 조금만 생각해 본다면 우리나라의 쌀 농업에 대한 슬픈 자화상을 그려 볼 수 도 있는 단초를 마련해 준다. 추곡 수매에서 쌀가격보전기금의 역사가 우리 농업을 어떻게 피폐시켰는지 미국의 옥수수 재배 농민과 함께 슬퍼할 일이다. 전세계는 노동자가 아니라 농민이 먼저 단결할 일 투성이다. 실질적으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겠지만. 잊지말아야 할 점 : 유통 단계가 짧을 수록 식품은 ..
조민욱 기자의 전설의 고수 50인의 이야기. 4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50인이나 다루다 보니 무인 한 명 한 명에 대한 분량은 아쉬움이 남는다. 좀 더 흥미로울 수 있는 에피소드나 활약상 보다는 계보와 시대, 대표 무예의 이름 정도를 나열하다 보면 그만 정해진 분량이 끝나버려 읽는 재미는 제목만 못하다. 그래도 한중일의 대표 무인 중에서 세간에 잘 알려진 인물 이외에 이런 사람도 있었구나라는 정보 확인 정도는 된다. 각 무인의 활약상 정도는 흥미가 있다면 따로 찾아보는 수고는 기울여야 할 듯. 그러고 보면 예전 어렸을 때에는 당수도장이 있었는데 이게 전부 태권도라는 이름으로 통합되어 스포츠화 한 것이 아쉽기도하고, 십팔기 도장들이 사실은 쿵후 도장이 아니라 우리나라 고유무술 도장이였다는 것을 ..
1997년부터 시작했다니 벌써 10년이다. 현실의 10년, 작중의 7년. 여전히 이모네 집에서 시작해서 겨울을 보내고 다음해 여름이면 끝나는 이야기. 이번에도 신기한 탈것 하나 정도는 등장하고, 죽었지만 교장 선생님의 안배는 언제나처럼 철저하다. 전회에서 주연급으로 성장해버린 스네이프 교수의 활약이 좀 희미해졌지만, 어쩌랴... 갈길은 바쁘고, 결말은 뚜렷한데 많은 판타지 소설들이 처음의 신기함이 좀 지나가면 용두사미가 되어버리는게 일반적인데 이 정도 분량에 이 정도 세월에도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결말을 볼 수 있었던건 아무리 칭찬해도 모자를 지경. 조안롤링이 과연 다음작을 쓸 수 있을까?
MG급 건담과 서도 벽이라 불리울 수 있는 책!!!! 일단 내용에 앞서서 역시 양장본이란 다 읽은 사람이 보관용으로 사는거지 절대 독서용은 아니라는 확신을 들게 하는 책이다. 가지고 다니지도 못하고, 집에서만, 바른 자세로, 읽었다. 내용이야 많이 알려진 것처럼 나니아라는 신비의 세계의 시작과 끝을 묘사한 판타지 소설이다. 매우 기족교적이라는 사전 지식도 영화화 되었던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덕분에 일정 정도 희석하고 읽었는데... @.@ 허걱!!! 진짜 기독교적이다. 아무래도 영화보다는 책이 좀 더 의미를 전달하는데 유용한데다. 1편부터 7편까지의 모든 이야기들이 하나로 엮인 기독교 우화이다 보니 꼴랑 2편에 해당되는 영화 한편 보다야 훨씬 와 닿는다고나 할까. 아무튼 꼴통들에게야 이것도 우상숭배라..
정물화를 좋아하고, 톨스토이 같은 고전 작가들에 대한 교양이 있고, 본인은 못났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잘났다는 걸 마음 속 깊숙한 곳에서는 알고 있으며, 일본의 문화를 사랑하고, 현상학을 조롱한다. 리들리 스코트의 하고 많은 영화 중에서 '블랙레인'과 '블레이드 러너'를 사랑하고 어린시절의 작지만 결정적인 트라우마를 간직하고 있는 여인이 주인공인 소설. 그런데 직업이 수위 아줌마다. 그리고, 그 직업만 빼고 보면 사변적인 수다까지 더해서 그냥 평범한 프랑스 지식인의 전형이다. 프랑스 소설도 미국 소설만큼 가볍고, 일본보다는 덜 솔직하다.
20대는 답답하다. 특징도 없고, 의욕도 없고, 패기도 없고, 끈기도 없다. 게다가 의식도 없어 보인다. 그런데 그들이 바로 10년, 20년 후 한국의 미래이고, 그래서 올바로 진단해야 한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그리고, 일정 정도 동의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 주머니 안에서 안주하려는 모습을 볼 때면 이해에 앞서서 부애가 난다. 아무 것도 안하면 무엇도 주어지지 않는다. 꼰대가 싫다면 짱돌이라도 던지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부추기는 건 지금의 20대에게는 물정 모르는 헛소리 일까? -,.- 아무튼 그저 주변에서 보이는 답답한 20대의 모습에 어느 정도 이해 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데에는 이 책의 공이 크다. 그러나 한가지. 저자가 빠뜨리고 넘어간 것이 있는데, 바로 우리나라 '부모님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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