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치맨 Watchmen 전2권 세트 - 앨런 무어 지음, 정지욱 옮김/시공사 그들은 영웅이 아니다. 우리들은 더더군다나 영웅이 아니다. 은퇴에 성공한 사람은 없고, 모두가 폭군이며 모두가 패배자이다. 탄생은 기적이지만 기적으로 붐비는 세상은 평범하다. 9개의 세로칸으로 연출된 왓치맨의 세계는 얼핏 시각적으로 답답해 보이지만 칸과 지문, 그림의 연출은 최상이다. 특히 닥터 맨하탄의 독특한 시공간 연속 인지세계의 표현은 대단히 직관적이고 유려하다. 복잡해 보여도 중심을 잃지 않은 구성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도 만큼이나 시린 냉소주의는 저급 히어로물, 유치뽕짝, 아동용, 키치문화 등으로 인식되어 오던 만화를 아무도 넘볼 수 없는 예술의 경지로 점프시켜 버린다. 왓치맨을 읽고 누가 만화를 태생적으로 유치한 매..
트와일라잇 -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변용란 옮김/북폴리오超超 촌구석 시골 고등학교에 도시에서 얼굴 하얀 여자애가 전학 옵니다. 그녀의 이름은 벨라, 한국어로는 이쁜이 입니다. 아무튼 그녀는 도착하자 마자 어장관리에 들어가십니다. 촌구석 고등학교의 모든 쓸만한 남자애들을 후리더니 결국은 최고의 킹카를 겟하시고도 모자라 옆동네 연하훈남을 예비용으로 충전해 놓으십니다. 여기서 멋진 것은 필요 없는 떨거지들은 주변에 적당히 배분하여 누구에게도 욕 먹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시는 관리 능력입니다. 허 허 헛! (이쁜이가 시골로 전학 온데에는 학교 부적응 때문이라는 암시가 있는데 사실은 지나친 어장관리로 인한 왕따 아니였을까 싶습니다-짐작입니다마는) 한마디로 아저씨는 읽을만한 소설이 못됩니다. OTL ☜(빌렸습니다-..
황금나침반 1부 - 필립 풀먼 지음, 이창식 옮김/김영사 영화로도 개봉 되었던 황금나침반의 원작 소설입니다. 무려 1500페이지가 넘습니다. 휴~ 반지의제왕, 나니아 연대기와 더불어 3대 판타지 소설이라고도 하더군요. 명불허전입니다. 3대 판타지 소설이니 뭐니하는 광고문구야 그냥 그러려니 무시하면 되지만 (개인적으로는 나니아 연대기의 자리에 어스시의 마법사를 넣고 싶습니다) 과연 칭송 받을 만하군. 정도의 내공은 아무 책에나 쌓이는 것은 아니니까요. 아무튼 나니아 연대기와는 확실하게 대척점 위에 서있습니다. 반(反) 기독교적이라는 얘기죠. ^^ 그렇다고 이교도적인 것은 또 아니랍니다. 오히려 이교도적인 것은 반지의 제왕이죠. 멋지게 반회전해서 착지했다고 할지.... 아무튼 읽다가 '천사금렵구' 떠올렸습니..
인물과 사상 2009.1 - 인물과사상 편집부 엮음/인물과사상사월간으로 일정 수준이상의 원고를 꾸준히 청탁하고 받아낸다는 것은 어려움 일입니다. 알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고충을 안다고 해서 언제나 용서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뭐, 그냥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진중권씨는 지식인의 실천이 저술활동에만 국한된것이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기에 그 존재의의에 찬사를 보냄니다. 강준만씨에게는 글쓰는 기계다 싶을 정도의 다채롭고 꾸준한 저술활동에 존경을 표합니다. 정기석씨에게는 교회 말고 다른 대안도 슬슬 찾아보시기를 권하고, 윤여일씨에게는 지금 소속된 집단에서 좀 떠나 보는 것도 대중과 교류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충고를 조심스럽게 전합니다. 홍석봉 편집장님. 앞서 한 얘기는 그냥 그..
작안의 샤나 13 - 타카하시 야시치로우 지음, 하성호 옮김, 이토 노이지 그림/대원씨아이(단행본) 작안의 샤나 14 - 타카하시 야시치로우 지음, 하성호 옮김, 이토 노이지 그림/대원씨아이(단행본) 살짝 지루해지려고 할 때 그만 황당한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신간이구나'라며 덥썩 집어 왔는데 그만 13권을 건너뛰고 14권을 사온 겁니다. 이런 저런 외전들 덕분에 그만 최종권수를 잊었던 거죠. 결국 부랴부랴 알라딘에 13권 주문을 해 놓고는 책이 오면 순서대로 읽어야지라고 했는데 어영부영, 뒤죽박죽 13권과 14권을 동시에 읽게 되어버렸습니다. 아주 아주 이상한 독서 경험입니다. 결과를 알고 앞 내용을 읽다가 다시 한참 후에 뒷 이야기를 읽게되니 생각지도 않은 노이즈에 편집구성 효과까지 누리고 말았습..
호박마차 - 호시 신이치 지음, 윤성규 옮김/지식여행 호시 신이치의 단편집 '플라시보 시리즈'의 14번째 권입니다. 총 27편의 짧은 이야기들이 실려 있습니다. 읽는 시간은 얼마 안 걸리지만 그것보다는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이야기들이 몇개 있습니다. '짦고 굵다'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책입니다. 저는 붓코짱에 이어 2번째로군요. 저자소개는 알라딘에서 퍼왔습니다. 호시 신이치 - 1926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 대학을 졸업했다. 1957년 SF동인지 「우주진」에 발표한 '세키스토라'가 「보석지」에 연재되면서 작가로 데뷔했다. 1961년 처녀 단편집 으로 나오키상을 수상했으며 1968년 으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다. 1957년 SF 동인지 『우주진』의 창간에 참여하여, ‘쇼트 쇼트(short short..
더스크 워치 - 상 - 세르게이 루키야넨코 지음, 이수연 옮김/황금가지 "그리고 기다리는 거죠?" "그래, 기다리는 거야. 아직 남아 있는 인간다움을 간직하면서. 인간들에게 불필요한 대단한 빛을 강요하며 황홀경과 감동에 빠지지 말 것. 자신이 깨끗하고 온전하다 자만해서 시니시즘과 경멸의 나락으로도 빠지지 말 것. 그리고 가장 어려운 일은, 실망하지 말기, 신념을 잃지 말기, 무감각해지지 말기, 바로 이거지." "선택의 폭이 좁군요." The time of day when the light has almost gone, but it is not yet dark. 세르게이 루키야넨코의 워치시리즈 3부작 중 마지막입니다. 야간 경비대와 주간 경비대의 에피소드 이후 재판부에 대해서 다룰 줄 알았더니 본 주제로 ..
어스시의 이야기들 - 어슐러 K. 르귄 지음, 최준영.이지연 옮김/황금가지어스시의 이야기들을 읽게 된 것은 1993년 웅진출판 본을 통해서이다. 당시 웅진에서는 이종인, 윤소영 번역으로 와 2권을 펴냈었는데(어쩌면 머나먼 바닷가를 냈었을 수도 있다. 다만 내가 찾지 못했을 뿐) 이지우씨가 그린 판화 같은 느낌의 삽화들이 무척 인상적이였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흘러 게드전기라는 희대의 졸작 애니메이션을 계기로 어스시의 이야기들이 재출간되기 시작했고, 다시 한번 무딘 머리로 어스시의 세계를 여행하게 되었다. 작가에게도 전공이 있다. 누구는 장편을 잘 쓰고, 누구는 단편에 재능이 있다는 식으로 분명 잘하는 분야나 혹은 분량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르귄은 장편 쓰는 사람이다. 그녀의 중단편은 마치 긴 이야기..
치팅컬처 - 데이비드 캘러헌 지음, 강미경 옮김/서돌 어느 땅에 속해있든 사람 사는 모습은 비슷한 것일까? 미국의 속임수 문화를 비판한 글이 어쩌면 이리도 지금 여기, 우리와 닮았는지. 탐욕의 글로벌화의 증거를 읽고 있는 기분이다. 구체적으로 보자. 이 책에 따르면 지난 25년간 미국은 소득격차는 급증했으며, 좋은 대학에 들어가거나, 좋은 직장을 얻거나, '잘나가는' 기자가 되거나, 월스트리트에서 큰돈을 벌거나, 높은 타율을 자랑하거나, 그 밖에 크게 성취한 인물이 될 경우 얻는 게 무한정 많은 사회가 되었다. 갈수록 심화되는 불평등은 미국의 계층 분화를 부추기며 사회 구조를 약화시키고, 그 결과 우리 모두는 '한 울타리' 안에서 똑 같은 규칙으로 묶여 있다는 개념이 점점 훼손되고 있다. 불평등은 미국의..
그림자 자국 - 이영도 지음/황금가지 이번에도 주인공은 퓨쳐워커(예언자)이고요. 자식을 잃은 지골레이드의 슬픔은 여전합니다. 석양의 감시자 아무르타트가 돌아오고, 화염의 창 크라드메서는 여전히 고뇌하는군요. 캇셀프라임은 살아 돌아오지만, 프림 블레이드는 아직도 수다쟁이 입니다. 이루릴은 동분서주해도 사건은 점점 커져만 가고, 아프나이델은 마침내 위대한 마법사의 반열에 오릅니다. 그리운 이들이 문장의 골목, 단어의 모퉁이에서 수줍게 손을 흔드는 동안 근대로 이어질 시간은 마법의 가을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드래곤 라자가 탄생하지요. 멋진 후일담이였습니다.
Fantastique 판타스틱 2008.12 - 판타스틱 편집부 엮음/페이퍼하우스(월간지) 휴간이라는게 폐간의 다른말이라는 경험의 법칙을 넘어서 일단 약속을 지켰습니다. 11월호를 쉬고 12월호가 발간되었군요. 얼마나 더 갈지 모르겠습니다마는 발간되는한 구매라도 하는 것이 작은 도움이 되지 않으려나 싶습니다. 장르소설을 기반으로한 잡지라니... 이런 희귀종도 좀 살아 남을 수 있는 한국이였으면 하기 때문입니다. 계속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좀 그렇지만 마일즈시리즈 중편이 속시원하게 완결되었고, 그림자 잭은 이제서 데이사이드로 나섰으며 토종작가들의 글도 탄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영도씨는 사진을 언제나 한 각도로만 찍고, 책은 조금 두꺼워졌으며, 표지는 한참 구려지고, 종말은 2012년에나 온답니다. 판..
봇코짱 - 호시 신이치 지음, 윤성규 옮김/지식여행 이름 붙이기 좋아하는 일본인들이 '쇼트-쇼트'라고 부르는 콩트집. 지은이 호시 신이치는 1000편 이상의 작품을 발표한 다작의 신이다. 그렇게나 많은 작품을 발표할 수 있었던 것은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을 긴호흡이 아니라 짧고 간결하게 옮겨 놓았기 때문으로 봇코짱 역시 214페이지 안에 무려 36개의 작품이 실려있다. 한 작품 당 6페이지를 넘지 않는 매우 짦은 이야기들의 파상 공격이라고 할까. 아무튼 지하철이나 화장실에서 가볍게 나눠 읽기에는 최적의 분량이다. 게다가 다행인 것은 모든 이야기들이 나름의 재미를 갖추고 있다는 것. SF도 있고 동화틱하거나 판타지 같은 내용도 있으니 구색은 또 어찌나 찬란하신지... 독서에서 의미를 꼭 찾고 싶다면 너무 가볍..
아시모프의 과학소설 창작백과 -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선형 옮김/오멜라스(웅진) 시작은 아시모프였던 것 같습니다. 워낙 다작인 작가이다보니 과학소설을 읽어본 사람 중에 아시모프의 작품을 피해가기란 어려운 일이였을 것입니다. 게다가 과학소설의 기본 텍스트들 아닙니까. 아시모프의 작품들은... 제게도 아시모프의 로봇 시리즈 중 1편인 는 세월이 아무리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과학소설의 원형이였습니다. 하인라인이나 클라크는 좀 더 나이가 들어서 접했죠. 그리고, 이제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버린 아시모프의 이름을 걸고 과학소설 창작백과가 나왔습니다. 비록 분권이였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예전에 한번 출간되었던 적이 있다는 군요. 몰랐습니다. 1부는 '과학소설론'으로 과학소설에서 가장 흔하게 채택하는 각종 배경이나 ..
플루토 Pluto 6 - 테츠카 오사무 지음, 우라사와 나오키 그림/서울문화사(만화) 옛날 방식을 고집하느라 격주간지에서 월단위 연재를 하는 우라사와 나오키의 플루토가 벌써 6권이 나왔다. 그러나 이야기 전개는 아직도 중반. 갈 길이 멀다. 의식이 있는 존재를 함부로 조작해도 되는가?라는 문제는 직접적인 기억 조작이든 일방적인 명령과 세뇌이든, 그 방법과는 상관 없이 인류의 도덕성에 직접적인 질문을 하도록 한다. 테츠카 오사무의 지상최대의 로봇은 인간의 욕망이 실체화한 부질 없는 허영이며, 구차한 희망이 만든 폭력의 산물이였다. 그럼, 우라사와 나오키의 플루토는 무엇인가? '퍼스트'라는 장점은 이미 테츠카 오사무와 함께 천국으로 갔고, 더불어 손 쉬운 해결책도 요단강을 건넜다. 이제 실력을 보여주실 때입..
시리우스 (양장, 한정판) - 올라프 스태플든 지음, 이영기 옮김/오멜라스(웅진) 인간과는 다른 지성의 존재는 ‘자성’이라는 것을 해 볼 수 없을 만큼 타락한 인류의 반면교사(어려운 단어 나왔다)로써 과학소설의 영원한 소재이다. 그리고 대부분 외계인이 맡던 이 배역을 한 마리 개가 맡은 것이 소설 시리우스이다. 요즘 같으면 유전자 조작이라는 기술을 거쳐 만들어 졌을 돌연변이 개 시리우스는 인간의 지성과 늑대의 야성으로 인간과 함께 산다. 그리고 그 삶은 우리가 쉽게 상상할 수 있을 만큼 고되고, 분열적이며, 더럽고, 한심하다. 사랑이라는 억지와 가족이라는 위선이 적당한 위안이 되고, 연민이 뒤섞인 결론이 인류의 자기 합리화를 슬며시 합리화하는 세상. 살아 있지 않으면 이야기도 없는 것이다. 지성적인 타자..
나의 외할머니는 고은분이셨다. 언제나 하얀피부에 어딘가 인형 같은 분위기가 드라마나 소설 속에서 접하는 할머니의 이미지와는 동떨어진, 아니 시대와는 조금쯤 비껴 앉은 그런 분이셨다. 속내야 열혈 여장부에 집안을 일으킨 기둥의 주춧돌이셨지만(기둥은 관습적으로 외할아버지가 맡고계셨다) 언제나 '처마' 같은 그런분이셨더랬다. 그러나, 그런 외할머니도 병원이라는 상자안에 갇히자 그냥 그렇게 고깃덩이로 변하고 말았다. 각종 호스와 기계장치에 둘러쌓여 평소의 고은 모습은 간데없고 그냥 그저 숨만 쉬던 멍한 얼굴의 외할머니. 성공률 10%도 안되는 수술에 병원비는 내가 책임질테니 어머니를 이렇게 보내드릴 수는 없다는 막내 외삼촌의 말에 몰래 안도의 숨을 삼키던 '효도의료'의 현장 풍경. 그 기억들이 이 책을 선택하게..
폭력과 상스러움 - 진중권 지음/푸른숲 사실 왠만큼 뻔뻔하지 않고는 못할 짓이다. 욕을 먹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남들에게 상처를 주기 때문에라도 보헤미안 흉내를 내며 사는 것은 인간관계의 점성이 워낙 강한 한국사회에서는 과감히 '개새끼'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나는 누구인가? 대통령은 나를 '국민'이라 부르고, 의원들은 나를 '유권자'라 부른다. 어머니에게 나는 '아들'이며, 아내에게는 '남편'이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졸지에 '아버지'까지 되고 말았다. 어쩌면 인간이 저 혼자서 정체성을 갖는다는 것은 불가능 할지도 모르는데 N이라는 이름을 고정된 의미 없이 사용하려고 몸부림치는 것은 '개새끼의 존재미학'. 복잡한 인간관계의 망 속에서 거기에 걸맞게 처신하지 않는다는 것이 바로 개새끼가 되어버리는 사회에..
엔더의 게임 - 올슨 스콧 카드 지음, 백석윤 옮김/루비박스 스타쉽 트루퍼스의 어깨 위. 이건 지휘관의 이야기일뿐 같은 세계를 공유하고 있는 느낌이다.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라면 닐 패트릭 해리스 가 연기했던 칼이 주인공인 상태라고 할까? 헤인시리즈의 설정도 살짝 지나가는 것을 보면 가상일지라도 온전히 새로운 세상을 창조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지 싶다. 하긴 그래서 그짓이 끝없는 로망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누구나 세계를 창조할 필요는 없는 노릇이고 보면 중요한 건 이야기다. 라고 선언해 버리는 것이 편하기는 하겠다. Taste는 라이트. Form은 노벨. Review는 평론가의 능력치에 따라서. 그리고, 번역할 때 고유명사의 의역은 좀 신중하게 했주었으면 싶다. 교훈: "어린이는 천진난만하다."라는 ..
카니발 매지컬 - 살육기술의 니오우노미야 남매 니시오 이신 (지은이), 현정수 (옮긴이) | 학산문화사(단행본) 출간일 : 2008-10-01 | ISBN(13) : 9788925811345 양장본| 636쪽| 186*120mm 니시오 이신의 본격장르소설 헛소리꾼 시리즈가 종반을 향해 달려갑니다. 벌써 5번째 시리즈이군요. 사실 이렇게 꾸준히 나올 줄 몰랐습니다. 결말 못 본 시리즈 번역물들이 워낙 많다보니 '처음부터 기대 안한다' 쪽에 거는 편입니다. 상처 받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 이유죠. 이번에도 살인사건입니다. 트릭은 어이가 없습니다. 복선도 꽤 있어서 진상을 알게 되더라도 별로 놀랍지는 않습니다. 언제나 처럼 추리 없는 추리소설. 청춘 없는 청춘물. 로맨틱하지 않은 로맨스 소설입니다. 읽..
괴물의 탄생 - 한국경제대안 시리즈 4 우석훈 (지은이) | 개마고원 출간일 : 2008-09-27 | ISBN(13) : 9788957690871 반양장본| 280쪽| 223*152mm (A5신) 우석훈의 한국경제대안 시리즈 마지막권. 국민소득이 2만달러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을 뿐만이 아니라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 한국자본주의에대한 이야기. 쉽게 쓴다는 것이 논증을 피해가는 것만은 아닐진데, 피한다. 쉽게 쓴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애덤 스미스를 시작으로 존 스튜어트 밀, 마르크스, 왈라스, 케인스를 거쳐 최근 칼 폴라니나 마르셀 모스 등에게서 그 싹을 보이고 있는 제3부문에 대한 논의(공동체, 호혜, 공정 등을 말하는 ‘사회경제’)에 이르기까지의 흐름을 일별하고, 특히 제1부..
별을 쫓는 자 | 원제 Eye of Cat (1982) 로저 젤라즈니 (지은이), 강수백 (옮긴이) | 북스피어 출간일 : 2008-09-30 (신간 ) | ISBN(13) : 9788991931442 양장본| 368쪽| 192*132mm "살아서 친디를 대면 할 수 있을 까? 아니, 그만한 성장이 가능할 까? 나는..." 나바호 신화와 SF의 만남. 이라고 하지만 한편이라기 보다는 2편 같은 작품이다. 파괴된 사나이와 타이거 타이거의 오마쥬 부분과 주인공 싱어가 걸어가는 샤먼의 길은 정교하게 한몸으로 엮겨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질적이다. (독자들과는 미묘하게 다른)평론가들의 평가가 왠지 이해되는 대목. 인문학적 유희는 재미있지만 바로 그 재미가 '미묘하게 다른'의 원인이지 싶다. 아무튼 그가 쫓는게 별은..
사실 다른 말이 필요 없지요. 얼마나 매력적인 제목 입니까? 그리고, 매력적인 제목 만큼 글의 진도도 빠르게 나가는 책입니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정말로 가볍게 술술 읽다가는 나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도착자들이 저지른 자극적인 내용의 살인과 도착증세뿐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프랑스 번역체가 대게 그렇틋 문장의 앞뒤를 주의하지 않으면 도대체 뭘 꾸미고, 뭘 강조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 수가 생깁니다. 개인적으로는 질 드 레에 대한 생각이 헷갈리기 시작했으며, 사드에대해 좀 다른 관점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글로 쓰인 똥은 냄새가 나지 않는다'라는 문장. 좋찮아요 ㅋㅋ 다만 안타까운 것은 과거의 도착증이 신을 위한 타락과 자유의 의지, 창조적 원천이였다면 현재의 도착증은 사회적인 것으로써 만인의 도착..
세월이 하도 수상하여 이건 좀 통쾌하려나해서 수호지를 읽다. 의기로울 협 俠이라. 사람이 (人) 사람을 끼고 있는 형상(夾)이다. 결국 급할 때 도움이 되고, 어려울 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협객인데, 읽으면 읽을 수록 드는 생각은 조폭의 의리뿐이다. 탐관오리를 한주먹에 패죽이고 달아나긴 달아났는데 이후에는 어쩌려나 싶은게 거리로 나서기는 나섰는데 이후에는 어쩌려나 싶은 작금의 상황과 닮았다. 세상의 변화는 의기나 의리, 협기나 울분으로는 이룰 수 없는 영역이다라는 사실만 진실로 확인.
인물과사상 10월호의 표지는 김미화. 이 사람처럼 보수적이라도 불합리한 일이라면 나설 수 있는 사람이 많다면 그래도 견딜만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밖에 여러 글들이 있지만 일일히 토를 다는 것은 내겐 너무 벅찬일이고, 그럴 필요도 없는 일이다 보니 세상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냥 사서 일독하기를 권할 따름이다. 다만 한가지 '여행의 사고'라는 글은 좀 꺼림직해서 몇자 남기자면 레비-스트로스의 를 걸고 소비되는 여행에 대한 썰을 풀다가 데카르트로 넘어가더니 그에게서 유동성을 이끌어내는 것은 지성 과잉이거나 과시로 보인다는 점이다. 일본의 비평가인 가라타니 고진에 힘입은 바 크다는 이러한 시각은 공부 열심히 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겠는데 "생각한다"는 끝없는 회의여야 하며 "존재한다"는 안주할 ..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의 보르코시건 시리즈의 1,2권. 군사카스트에 지배 당하는 군국주의 행성이 배경이다. 황제까지 있으니 스타쉽트루퍼스보다 삼하다면 삼한 설정인데, 분위기는 영 딴판. ^^ 사회보다는 개인을, 그것도 엄청 개화된 개인을 다루다 보니 캐릭터의 매력으로 정치적인 배경을 커버해 버린다. 아무리 부조리한 사회라도 지혜와 말빨이 있으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듯이... 아참 권력자에다 현명하고 자상하며 개방적인 아버지도 필수겠군. 단숨에 읽을 만큼 재미있지만 교훈적이지는 않다. 그런건 바라지도 말고 무협지를 볼때처럼 그저 상상의 나래를 펼쳐 즐기면 그만이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폴 고갱의 3가지 질문을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풀어 본 로널드 라이트의 책. 우리는 원숭이에서 왔으며 통제할 수 없는 폭주 기관차이고 멸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단다. 이런 젠장~ 구구절절 틀린 얘기는 아니다. 다만 저자가 제시한 과거의 교훈이 어째서 그리도 인간은 무절제한가? 혹은 어리석은가의 설명은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아마도 이 지점은 조르주 바타이유의 '소비의 개념' 어딘가에서 읽은 듯 싶은데, 연결이 막연하다. 다시 한번 도전이 필요한 대목이다.
한동안 그러니까 2002년부터 광장의 힘에 아전인수격인 해석이 분분했었다. 그리고, 2008년. 6년만에 붉은 악마로 대변되는 광장의 힘이 가진 정체성이 거칠게나마 정리되고 있는 분위기다. 긍정적인면도...부정적인면도... 그 무서운 힘. 블랙홀처럼 개성과 인격이라는 것을 한점으로 수렴하는 힘이 원하는 것은 제국주의일지도 모른다라는 우려. 촛불로 대변되는 힘과 민족패권주의가 같은 선상에 있는 것은 아닐것이다. 다만 요즘 보이는 경향성이 무섭다는 것이다. 좀 더 지혜롭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길은 없는 것일까? 그게 문제다. 이 주제에 관한 박노자교수의 의견 서글픈 건 문화에는 압축성장이 없다는 것. 좀 비관적인가?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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