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 - 필립 블롬 지음, 이민아 옮김/동녘 수집의 역사를 한 손에.... 뭐 이런 책입니다. 랜디 O.프로스트의 과 비교 안 하려고 해도 안 할 수 없는 그런 책이죠. 에 등장하는 수집가들도 의 그들처럼 물건에 이입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완벽주의자이며 강박적입니다. 다만 결정적인 차이는 미국인 랜디 O. 프로스트가 수집활동을 개인의 병리현상으로 다루고, 치유와 개선에 목적을 두고 있다면 유럽인 필립 블롬은 수집의 사회적 맥락과 정신적인 배경의 기묘함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 차이는 랜디 O. 프로스트가 (대량생산/대량소비 사회가 배경이 될때에만 가능한) 온 갖가지 키치의 수집과 주체할 수 없이 쌓인 물건의 무용함을 '잡동사니'라 칭하는 것과 달리. 수집을 위해서는 본래의 용도는 폐기되어도 수집가의 ..
지금은 없는 이야기 - 최규석 지음/사계절출판사 로 세상을 놀랬겼던(적어도 전 놀랐던) 최규석 작가의 우화집입니다. 서문에서 부터 '오체가 불만족해도 웃으며 사는 사람이 있는 세상에서 힘든 내색, 남의 탓은 범죄'라는 말로 심금을 울리더니 20개의 우화를 통해 생각을, 느낌을, 분노를, 행동을 독려합니다. 짧지만 함축적인 메시지. 그리고 여백과 여운. (소위 운동권 만화작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뛰어난 친근한 그림으로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초등학교 아이에게 읽히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였고요. 이 책에 실린 20개의 이야기 중에서 한 가지만 소개하자면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 입니다. (초딩은 를 꼽았지만) 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가위바위보로 모든 것을 ..
데빌맨 한정판 세트 - 전4권 - 나가이 고 글 그림, 오주원 옮김/에이케이(AK) 나가이 고. 1945년 9월 6일 이시카화현 출생. 불멸의 강철신 의 아버지 이지요. 그리고 폭주의 화신입니다. 이분의 그림이 미형은 아닙니다. 개성이 있지요. 그리고 스토리가 정교한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이분의 만화를 보면 좀 너무하단 생각이듭니다. 아비가 아내를 인체실험에 쓰고, 자식이 아비를 죽이려들고, 돈과 욕망, 불륜은 기본. 신체 절단에 성 정체성조차 넘나들기 일수입니다. 아무튼 뭐든 인간의 끝자락을 향해 폭주하는 타입이지요. 이런 양반이 소년만화의 대부라는 것이 신기합니다. 헐~ 이번에 완간된 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간들은 악마보다 더 사악하고, 폭력은 그 수위를 더 해갑니다. 신체 절단은 기본이요. 마지막..
실비와 브루노 - 루이스 캐럴 지음, 이화정 옮김, 해리 퍼니스 그림/페이퍼하우스 의 그 루이스 캐롤의 다른 작품입니다. 앨리스 시리즈는 미국의 1951년 디즈니 뮤지컬 각색판과 1985년과 1999년 TV 시리즈. 그 외에도 24화로 구성된 일본 애니메이션 각색판, 아르헨티나 마임판. 2010년 팀버튼 각색판 등 수십 편의 각색판이 존재하는 진짜 유명한 작품이지요. 혹자는 이러한 각색판들을 재탄셍이 아니라 작품의 사망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뭐 그런 의견도 있을 수 있겠지요. 적어도 처럼 철저히 외면 받지는 않았습니다. 그럼 왜 는 외면 받았을까요? 일단 앨리스 시리즈의 후속편을 기대하는 독자들을 외면하고 전혀 다른 작품을 내놓았다는 점을 들수 있겠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루이스 캐롤 자신이 문학의 본..
잡동사니의 역습 - 랜디 O. 프로스트 & 게일 스테키티 지음, 정병선 옮김/윌북 제게는 수집하는 물건이 있습니다. 장난감이죠. 제 스스로는 추억을 산다고 진단 내리고 있습니다 마는 아무튼 양이 좀 되다보니 수납이 문제이기는 합니다. 결국 수납의 문제로 수집을 자제하는 상태가 되어 버리고 말았지요(그렇다고 버리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수납이나 효용성, 가치, 경제적인 문제 등등에 곤란을 겪으면서도 죽어도 못 버리는 사람들이 전채인구의 5%정도 존재한답니다. 한국인구를 5천만이라고 할 때약 250만 정도이군요. 오옷! 놀라운데요. 저장강박. 이것이 죽어도 못 버리는 병의 이름입니다. 강박-충동 장애의 일종으로 저자들에 의해 비로서 이름을 얻게 되었다는 일종의 정신 장애입니다. 사물과의 특별한 관계를 형성하고..
Fat 팻, 비만과 집착의 문화인류학 - 돈 쿨릭.앤 메넬리 엮음, 김명희 옮김/소동 체중은 시대의 화두죠. 그렇습니다. 제 자신조차도 몸무게, 좀 더 구체적으로는 살에 대해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 책은 13명의 인류학자가 세계 각지에서 팻에 관한 문화를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입니다. 14개의 글 하나하나가 흥미롭고, 또한 의외입니다. 일단 영어 단어 ‘fat’은 ‘살찐, 기름진, 풍부한, 비옥한, 유리한, 지방, 기름, 비만, 살, 윤택’ 등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부터 집고 넘어가죠. 그리고 이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첫번째, 니제르 아랍인의 이상적인 몸매에 관한 보고입니다. 이 보고서의 저자인 레베카 포페노에 따르면 니제르의 모든 종족, 아프리카의 여러 지역의 여성들은 체중을 재면서 날씬해..
포르노 보는 남자, 로맨스 읽는 여자 - 오기 오가스 & 사이 가담 지음, 왕수민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성(性)에 대한 상식을 깨는 ‘지상 최대의 에로틱 프로젝트’ 라더군요. 하긴 그렇습니다. 성은 매우 은밀한 주제이지요. 설문지에 정말 솔직하게 적어 낼지도 의문이고요. 그러나 새 세상이 열렸습니다. 인터넷이죠. 은밀하게 그리고 은밀하기 때문에 솔직하게 남겨 놓은 인터넷 검색의 흔적을 쫓아서 남녀의 성의식을 살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죠. 찬양하라 인터넷입니다. 하하 일단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남자는 앨머 퍼드, 여자는 미스 마플이랍니다. 시각적인 신호에 무조건 방아쇠를 당기는 엉터리 사냥꾼 앨머 퍼드와 생리적인 성신호를 간섭하고 들어와서 시시콜콜 따져 묻는 미스 마플 탐정 사무소의 비유야 말로..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 - 타밈 안사리 지음, 류한원 옮김/뿌리와이파리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아부 바크르, 우마르, 우스만, 그리고 알리.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수니와 시아가 어떻게 다른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무슬림의 근대화는 어떤 모습으로 이루어졌는지. 혹시 아는 분이 계시다면 '우리'라고 불러서 죄송합니다. 그러나 저와 제 친구들이 배운 세계사는 문명의 탄생과 그 이후는 그리스와 로마를 거쳐 중세암흑시대, 르네상스, 계몽, 혁명과 민족국가의 부상, 제1, 2차 세계대전. 그리고 냉전이였습니다. 알렉산더와 로마 이후 세계에서 가장 큰 제국을 건설했던 무슬림들과 이슬람 세계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무지를 바탕으로 재스민 혁명을 바라보고 있지요. 는 어려운 역사서가 아닙..
너의 파편 9 - 타카하시 신 지음/서울문화사(만화) 타카하시 신의 이 전 9권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잡지 연재가 아닌 단행본으로 진행된 은 정가로 책을 사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세상에서 나름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아무튼 무사히 끝마치게 되어 "축하합니다." 의 전체 설정과 내용은 진행되어 온 세월에 비하면 의외로 간단합니다. 사방이 벽으로 막힌 세계. 벽 안쪽의 세상은 계속해서 눈이 내리고 그 눈이 쌓여 마을이며 집이며를 끊임없이 묻어버리고, 사람들은 집위에 집을 지어가며 눈에 파묻히지 않으려 간신히 간신히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주인공인 이콜로왕녀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소년 시로와 함께 그런 세상을 구원하려 태양을 찾아 나서지요. 하하 태양을 찾아 나선다니 뭔 동화 같지만..
자음과 모음 R 2011.가을 - 자음과모음 편집부 엮음/자음과모음 논술 학습지서 부터 소설, 교양, 수필 등등 다양한 책을 내고 있는 자음과 모음에서 나온 청소년을 위한 계간지 입니다. 청소년을 위한이라고 해서 청소년이 읽을만한, 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청소년들을 상대하는 교사나 학부모들이 읽었으면 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아니 읽어주었으면 하는 내용입니다. 이번 가을호의 특집은 자살에 대한 소고입니다. 과로사할 때까지 일을 시키고, 출산을 엄두도 못 내게 만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생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는 반(反)생명의 사회야말로 자살의 진정한 원인이라는 박권일씨의 글서부터 영화평론가 강성률씨의 봉준호 감독의 타살과 이창동 감독의 자살을 통해 본 질문. 노성두씨의 서양미술에 나타나는 자살..
칼 이야기 1 - 니시오 이신 지음, 현정수 옮김, 타케 그림/파우스트박스 칼 이야기 2 - 니시오 이신 지음, 현정수 옮김, 타케 그림/파우스트박스 독특한 캐릭터 설정과 엉뚱한 이야기로 엔터테이먼트 소설계의 총아라 불리우는 니시오 이신의 시대극이랍니다. 시대극이라 그런지? 아니면 이것도 나름의 변신인지? 평소 폭렬, 폭언, 폭력, 폭주의 니시오 이신 스타일이 아니라 생소합니다. 솔직한 감상을 말하라면 "어쩐지 애니메이션을 위한 초안 같은 느낌."이랄까요. 시놉보다는 길지만 시나리오는 아닌, 어정쩡한 글쓰기입니다. 그래도 독특한 캐릭터 설정. 엉뚱한 이야기. 이 두가지만은 지키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게다가 아니나 다를까. 이미 애니메이션화되어 2010년 1월부터 12월까지 총 12화로 방영되었다고 하더군..
화성의 타임슬립 - 필립 K. 딕 지음, 김상훈 옮김/폴라북스(현대문학) 필립 K. 딕. 영화 ,,,,,,,,의 원작자. 그리고 SF계의 3대 문학상 중의 하나가 본인의 이름인 거장입니다 (참고: SF 3대 문학상은 휴고상, 네뷸러상, 필립 K.딕상입니다) 그리고 은 폴라북스에 총 12권으로 기획한 필립 K. 딕 걸작선 중 그 첫번째 권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1994년 식민지 화성, 이곳에서는 인구 증가와 환경오염으로 한계에 다다른 지구를 떠난 사람들이 물자 부족에 시달리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신분열증에 시달리던 과거의 아픈 경험을 잊기 위해 수리공으로 일하면서 살아가는 주인공 잭 볼렌은 화성의 수자원노동조합장인 어니 코트와 만나 일하게 되면서 사건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는데요. 제대로 ..
자기만의 방 - 정민우 지음/이매진 자기만의 방은 흥미로운 책입니다. 고시원이라는 특정한 주거형태를 통해 청년세대를 조망한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재미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저자인 정민우의 석사논문을 기초로 했기 때문에 쓰인 용어가 딱딱하고 친근하지 못한 학술용어라는 점이겠지요. 매정한 단어 사이에 담긴 청년세대의 응어리를 전달하기에는 학술용어의 벽이 제법 높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이면서 집이 아닌 고시원이라는 주거공간에 갇힌 청년세대의 현실은 외면하기 힙듭니다. 이는 꼭 청년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의 주거문제와 곧바로 연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언제라도 '홈리스'가 될 수 있다는 상시적인 위협은 청년세대뿐만이 아니라 기성세대까지를 아우르는 문제라는 불편..
월간 에스콰이어의 2011년 11월호 부록 멀티버스입니다. 9명의 국내 SF작가의 단편모음집이지요. 정가 8,900원에 무지하게 두꺼운(무려 300쪽이 넘는) 광고지가 딸려 오지만, 기본적으로 요즘 책값에 비해서 싼가격임으로 불만은 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용단을 내려 준 에스콰이어 편집부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하긴 미국의 SF작품의 경우 성인잡지인 '플레이 보이'를 통해 발표된 작품들도 있었던 것으로 보면 이런 기획이 다른 잡지들에도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램이 큽니다. 멀티버스의 본래 뜻은 다중 우주론(多重宇宙論)입니다. 우주가 여러 가지 일어나는 일들과 조건에 의해 통상적으로 갈래가 나뉘어, 서로 다른 일이 일어나는 우주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생각인데요. 평행우주론(平行..
닥치고 정치 -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푸른숲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의 . 유통기한이 있는 책이라 다른 책들을 미루고 서둘러 읽었습니다(좋은 판단이였다고 생각됩니다). 김어준. 그는 현실적입니다. 무섭도록 현실적이죠. 그렇기 때문에 무섭습니다. 대한민국 최상급 인터뷰작가인 지승호씨도 묻지 않았던 질문. "그래서, 당신이 그리는 세상은 무엇입니까?" 가 궁금합니다. 없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무섭겠지만 만약 있다면 더욱 무섭습니다. 어쩌면 이 남자. 상상이상으로 흉폭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 책 . 읽어볼 작정이라면 서둘러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앞으로가 아니라 지금 이때 필요한, 생각보다 유통기한이 짧은 책입니다.
모털 엔진 - 필립 리브 지음, 김희정 옮김/부키 중국의 전통 중에 연환화(連環畵)라는 것이 있습니다. 만화와는 조금 다른 형식으로 소설이나 희곡 등의 이야기의 전개 과정을 요점적인 설명과 함께 여러 폭의 그림으로 보여 주는 독특한 예술 형식이지요. 혹자는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태라거나, 만화의 전신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던데, 아무튼 이어져 있는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형식라는 것만 이해하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연환화를 연구해 보자! 라는 건 아니니까요) 그러니까 연환화 얘기를 왜 꺼냈냐면. 모털 엔진을 보면서(읽는게 아니라 보면서) 느낀 첫 번째 느낌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세계, 저자인 필립 리브가 창조한 견인도시의 세계는 읽혀지는 것이 아니라 보여집니다. 거대한 런던이 이동하는 모습이나, 그..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 정성일.정우열 지음/바다출판사 영화평론가이자 영화감독(그렇습니다. 그는 이제 영화감독이기까지 합니다)인 정성일씨의 발자취입니다. 마감에 쫓기면서 써온 정성일씨의 사랑고백이 가득 담긴 책이지요. 물론 그 고백의 대상은 '영화'입니다. 정성일씨의 사랑에 감명 받아서 일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옛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프랑스에 있던 시절. 그리고 월간 로드쇼에서 월급을 받던 짧은 기간이 무척 많이 떠올랐습니다. "나도 한 때는 영화광"이였는데라는 자괴. 부끄럽습니다. 아마도 이 책에 실린 글에 대해서 이런저런 평을 한다는 것은 주제 넘는 짓일 것입니다. 아니 아마도가 아니라 제가 뭐라 말할 수준이 아니다라는 점에서는 확정적입니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의 감상문은 제 고백으로..
마지막 행성 -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샘터사 존 스칼지의 스페이스 스펙터클 오페라의 마지막권입니다. 이후에 가 있습니다마는 조이의 관점에서 바라 본 같은 이야기라니 사실상 대단원인것이죠. 제목은 이라고 되어 있습니다마는 가 올바른 제목이지요. 주인공 존 페리는 전작에 맺어진 제인 세이건과 동지이자 원수였던 샤를부탱의 딸 조이와 함께 허클베리라는 행성에 정착합니다. 여기서 3명이 행복하게 살았다면(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마는) 이 이야기는 만들어 지지 않았겠지요. 문제는 우주 한켠에서 인류를 배제하고 콘클라베라는 우주연맹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우주개척연맹(=인류측)은 콘클라베에 정치적인 타격을 주기위해 주인공 가족을 수장으로한 개척단을 새로운 행성개척지 로아노크로 보내지요. 의 은하연맹..
죽도 사무라이 1 - 마츠모토 타이요 글.그림, 에이후쿠 잇세이 원작, 김완 옮김/애니북스 마츠모토 타이요. 의 그 마츠모토 타이요의 신작입니다. 평화의 시대. 아끼는 칼 '쿠니후사'를 팔아버리고, '다케미츠' 즉 죽도를 차고 에도의 연립주택에서 훈장질하며 살아가는 칼잡이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세노 소이치로는 타고난 살성입니다. 마치 여우귀신에 홀린 듯 마음 속에 살인귀를 감추고 있는 사무라이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아무리 뛰어난 검술을 몸에 익히고, 거침없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심성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시대는 그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평화의 시대에 칼잡이는 분란의 불씨이거나 잠재적인 범죄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입니다. 결국 '쿠니후사'라는 이름있는 검을 팔아버린 세노는 대나무로 만든 가..
무한으로 가는 안내서 - 존 배로 지음, 전대호 옮김/해나무 무한이라... 이 얼마나 매력적인 구덩이입니까? 유한한 삶을 살면서 설마 단 한번도 무한이라는 것이 가지는 매력에 눈돌려보지 못한 사람은 없겠지요. 이 책은 철학, 수학, 우주론, 신학에 등장하는 온갖 형태의 무한을 한 권에 담았습니다. 제목만 보면 '영성'관련의 정신세계 이야기 같지만 과학교양서인거죠. 그러나 단순한 과학교양서는 아닙니다. 무한을 다루면서 어찌 과학적이기만 하겠습니까? 무한 앞에서는 수학도 철학이 되어버리더군요. 질문은 이렇습니다. 과연 참된 무한이 우리의 유한한 우주 속에서 실현될 수 있는지, 무한을 사건을 부적절하게 기술할 때 생기는 헛것에 불과한지, 우주의 논리적 일관성을 기술하는 원리에 의해 실재에서 추방당한 것인지, ..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 - 레너드 위벌리 지음, 박중서 옮김/뜨인돌 그랜드 펜윅 공국. 북부 알프스의 험준한 습곡에 자리한 작은 나라. 계곡 셋, 강 하나, 높이 60미터쯤 되는 산 하나와 성 한채. 길이 8km, 폭 5km. 비옥한 토양과 풍부한 일조량으로 세계 최고의 와인을 생산해 수출해 오던 이 나라에 건국 600년 사상 최악의 위기가 닥쳐옵니다. 그랜드 펜윅의 인구가 불과 수십 년 만에 4000명에서 무려 6000명으로 급증한 결과, 지금까지의 와인 수출만으로는 먹고 살 수 없게 된 것이죠. 이에 정원 10명인 그랜드 펜윅 의회는 와인에 물을 더 많이 타서 생산량을 늘리자는 '희석당'과 이에 반대하는 '반(反)희석당'으로 나뉘어 대립합니다. 어린 나이에 공국의 제위를 물려받은 처녀 군주..
오늘의 장르문학 - 이영수(듀나) 외 지음/황금가지 오늘의 장르문학이라는 제목에 전 SF단편선인 줄 알았습니다. 아뿔싸!!!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장르문학이라고 하면 SF뿐만이 아니라 추리, 공포, 판타지를 모두 아우르는 말입니다. 깜빡했지요... OTL 총 10편의 다양한 단편들이 실려있습니다. 물론 SF도 포함입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디 북 - 듀나 에소릴의 드래곤 - 이영도 만냥금 - 은림 재봉틀 여인 - 구병모 생존자 - 장은호 바람의 살인 - 정명섭 밤의 노동자 - 최혁곤 실 인간 평화로운 전쟁 - 김탁환 가울반점 - 임태운 체이서 - 문지혁 2009년 4월부터 1년간 네이버 오늘의 문학에 선정된 장르 문학 85편 중 인기 작품 10편을 모았다더군요. 의 이영도, 의 김탁환, 의 구병모,..
밤 - 발터 뫼어스 지음, 안영란 옮김, 귀스타브 도레 그림/문학동네 발터 뫼르스라면 차모니아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그러나 이 책은 차모니아 이야기가 아닙니다. 귀스타브 도레라는 19세기 프랑스의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꾸민 책입니다. 주인공의 이름도 귀스타브 도레입니다. 12살의 어린 선장, 귀스타브 도레와 그 일행이 탄 배는 야간 항해도중 샴 쌍둥이 토네이도를 만나 난파합니다. 죽음의 사자와 그의 미친 여동생 데멘티아를 만난 귀스타브는 그의 영혼을 가지고 한판 내기를 합니다. 동이 틀 때까지 죽음의 사자가 던져준 여섯 가지 과제를 완수하면 살려주겠다는 것이죠. 이렇게, 귀스타브의 여행은 시작됩니다. 아마조네스로 부터 '세상 무엇보다도 인간에게 가장 치명적인 것이 있다면 그것은..
죽음본능 - 제드 러벤펠드 지음, 박현주 옮김/현대문학 에 이은 작가 제드 러벤펠드의 두번째 방문입니다. 으로부터 10년, 전편의 해피엔딩(결혼)은 어느새 비극으로 끝이 났고(이혼과 사망), 일찌기 인류가 경험해 보지 못한 대량살상의 현장(세계1차대전)에서 살아 돌아온 주인공 스트래섬 영거는 1920년 9월 16일, 미국 역사상 최초의 치명적인 테러 공격인 월가 폭발 사건과 마주치게 됩니다. 전편과 동일하게 제임스 리틀모어 형사가 반장이 되어서 등장하고, 미모의 아가씨도 나오며 미국에서 유럽으로, 다시 유럽에서 미국으로 종횡무진 활약하는 스펙터클한 소설입니다. 물론 지그문트 프로이트도 등장합니다. 그러나 지난번 소설인 이 지그문트를 위한 프로이트 소설이였다면 이번 은 정신분석학의 대가 지구문트 프로이트가..
보너스 트랙 - 코시가야 오사무 지음, 김진수 옮김/스튜디오본프리 대형 햄버거 체인점에서 일하는 쿠사노 테츠야는 어느 비 내리던 밤에 뺑소니 사고를 목격합니다.그리고 그 현장에서 사망한 요코이 료타의 유령을 데리고 살게 되죠. 유령으로써 경험 전무의 료타가 일방적으로 쿠사노 테츠야에게 빌붙어 사는거지만 아무튼 데리고 삽니다. 그리고 이들의 만남은 톱니바퀴처럼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의 일상에 조그맣지만 의미심장한 변화를 일으키키 시작하죠. 쿠사노는 난데없이 자기한테 붙어버린 유령이라는 존재가 성가시지만 이것저것 참견해대는 유령에게 대꾸하랴, 그런 대화가 행여 정신이상자의 혼잣말로 비치지 않을까 주변을 신경 쓰는데 정신이 없습니다. 그러나 유령은 가게의 아르바이트 여고생이 마음에 든다든가 하면서 신경 쓰이는 ..
아빠의 우주여행 - 양원영 외 지음/황금가지 황금가지에서 펴낸 한국SF단편선 입니다. 총 10편의 단편이 실려있습니다. 양원영 표제작입니다. 주인공 이세영은 7살때 부모를 잃은 고아입니다. 그러나 국가복지 사업의 일환으로 실시된 '페어런츠 기프트' 즉, 보호자 안드로이드를 활용한 대리부모 프로젝트의 수혜자로 12년간 돌아가신 아버지와 98.8% 일치하는 보모 로봇 이호석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사건은 이세영이 성인이 되는 날. 프로젝트 수혜기간은 끝나고, 보모 로봇 이호석은 수거된다는 겁니다. 주인공 이세영은 수혜기간이 끝난 이후에 사용자 부담의 유지 관리비를 지불하며 안드로이드 부모와 계속 살것인가? 말것인가?의 고민에 빠지지요. 결론은 뻔합니다. 행복하게 오래오래 같이 삽니다. ㅎㅎ 그런데 재..
앱솔루트 바디 - 박민규.배명훈 외 지음/해토 크로스로드 SF컬렉션 2번째. 입니다. 2008년에 출간 된 책이지요. 이 책의 감상에 앞서 크로스로드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 크로스로드는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에서 발간하는 웹진의 이름입니다. 링크는 http://crossroads.apctp.org/ 입니다. 2005년에 창간된 이래 지금까지 매월 SF를 게재하고 있으며 2007년에는 첫 번째 앤솔로지 를 펴낸바 있지요. 본래 APCTP는 포항공대(POSTECH)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연구소입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물리학자들의 교류를 증진하기 위해 세워진 이곳은 한국 과학문화 발전을 위해서 여러가지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그 중 한가지가 과학과 현실의 상호 소통을 위..
마법사들 - 레브 그로스먼 지음, 박산호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 장르소설이란 무엇인가? 라고 물었을 때.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중의 하나가 '장르소설이란?' '작가 스스로 만든 조건들 안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소설'이라고 의견이 있습니다. SF라면 물리법칙에 충실하든 새로운 물리법칙을 설정하든 그 테두리 안에서 이야기가 진행 될것이고, 판타지 소설이라면 저마다 다른 마법의 법칙들과 크리쳐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진행 되겠지요. 그러나 장르소설의 역사가 하루 이틀이 아닌이상 매번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라고 작가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조금쯤은 무리한 요구이거나 심지어는 부당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런 이유로 로봇 3원칙은 아시모프의 작품외에도 여러 작가들이 다양한 형태로 변주하거나 그대로 차용해..
공상과학독본 3 - 야나기타 리카오 지음, 김영종 옮김/대원씨아이(만화) 야나기타 리카오의 도 이미 3권!! 그의 당당한 과학적인 발걸음은 오늘도 멈추지 않습니다. ㅎㅎㅎ 3권이나 진행되었으니 지칠만도 합니다마는 야나기타 리카오씨는 여전히 근성있게 매달리고 있습니다. 뭐, 그간 쌓아 온 공상과학계의 비과학적인 관행들을 하나 하나 살피려면 단행본 3권 정도로는 어림도 없지요. (일본에서는 꽤나 여러가지 판본을 통해 과학적인 발걸음을 지속하고 있나 봅니다) 이번권에서도 역시 공상과학 속에 등장하는 비과학적인 요소들을 과학적으로 검증해 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바보 같은 계산도 속속 등장하는데요. 예를 들어서 건담의 키가 18m, 인간의 10배 크기라는 설정인데, 만약에 건담이 대략 7톤 정도의 강철 막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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