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전 - 이영수(듀나) 지음, 김수진 그림/이가서 대리전은 인터넷의 글쟁이 듀나의 SF소설입니다. 부천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우주인들과 여행사 직원의 한바탕 우주인 지구침략 소동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는 소설이죠. 토종 SF들이 어딘가 삐걱거리는 곳이 있다면(사실 한국식 이름만 등장해도 괴리감이 느껴지던 시절도 있었답니다) 이 소설은 너무나 매끄럽게 지금, 여기에서 있을 수 있는 우주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귀한 겁니다. 아주 귀하죠.... 설정과 이야기는 이러합니다. 지리적인 배경은 부천. 물리적인 우주여행은 가능하지만 우주공간의 광대함 때문에 시간이 너무 걸림. 우연히 3기문명의 탐사선 하나가 지구에 오게되어 앤시블(르 귄여사의 그것과 같으면서도 다른)을 지구에 떨어 뜨려 놓습니다. 이..
신문물 검역소 - 강지영 지음/시작 제목에서 알수 있듯이 서양의 신문물의 용처를 파악하여 임금께 보고를 올리는 관청을 중심으로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함복배는 태어날 때부터 울지 않더니 열살무렵까지 할 말이 없어 말하지 않았다는... 어딘가 비범할 지도 모른다는 암시를 보이며 태어난 아이입니다. 그러나 이 친구가 사실은 체력도 별로요. 운빨도 그럭저럭이라. 어째서 태어날 때부터 그런 요상한 행동을 했는지 도무지 알수 없는 사람입니다. 이제와서 생각해면 배필인 연지 아가씨를 보고 처음 입을 열었다. 라는. 다시 말하자면 복배는 연지를 무지 사랑했다.라는 설정을 위해서 한짓 같기도 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함복배를 낳고 실어증에 걸렸다는 복배의 어미만 불쌍한 노릇이지만서두 지은이가 깔아 놓은 설정이니 뭔 딴지..
우주 엘리베이터 - 아닐리르 세르칸 지음, 홍성민 옮김/윌북 제겐 꿈이 있습니다. 죽기전에 지구를 내려다 보고 싶다는 꿈. 정말로 이곳이 아닌 그곳에 가보고 싶은 꿈. 그렇기 때문에 '우주 엘리베이터'라는 제목만으로도 제게는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습니다. 게다가 표지 디자인도 깔끔해서 "이거다!!"라며 집어 들었죠. 그런데 읽다보니 좀 이상했습니다. 정작 우주 엘리베이터 내용은 조금이고 자신의 어린시절에 대한 대책없는 자랑질이 늘어지더니 자기 전공은 아니지만 일본의 가장 오래된 역사서를 보면 수메르문화와 흡사하다는 소리까지 하더군요. 처음에는 과학 교양서려니, 와~ 무쟈게 잘난 사람이구나(터키 최초의 우주비행사에, 올림픽 스키 금메달리스트, 수메르문자까지 해독하는 언어의 천재. 기타등등 기타..
진격의 거인 1 - 이사야마 하지메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진격의 거인 2 - 이사야마 하지메 지음/학산문화사(만화) 화제만발, 소문무성의 『진격의 거인』을 이제사 읽었습니다. 연재한지 적어도 10년차 정도되는 만화 외에는 이렇다하게 읽을 꺼리가 없는 작금의 현실에서 그래도 "이건 좀 괜찮구나~" 싶기는 한데, 이제 겨우 2권째이니 더 두고 봐야겠죠. 아직 프롤로그도 끝마치지 못한 상태인데다가 지난 몇년간 프롤로그만 괜찮은 만화도 꽤나 있었다 보니 작품에 대한 평가는 항상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닥치고 소개나 할랍니다. 만화의 배경설정은 이렇습니다. 우선 거인이 있습니다. 별달리 알려진 정보는 없습니다마는 일단 사람을 잡아 먹습니다. 덕분에 인간들은 높은 벽을 쌓아 올리고 그 성벽 안에서만..
일본 SF의 상상력 - 최석진 지음/그노시스 30대 중반. 변방국가에 사는 오덕이 남기는 필생의 기록 너희들이 놓친 것을 난 알고 있다는 오덕의 과시와 그러나 나만 알고 사라지기에는 아깝다라는 불안감이 종이책으로 묶여 나왔다. 문제는 여로모로 에러인 편집. 독설인척 위장한 소심한 농담과 애증이 전후 일본으로부터 현재까지의 정치/사회적인 현상과 애니메이션을 버무린 독특한 저작을 낳았지만 결국 알고보면 자서전이 아니였나 싶다. 어렸을 때 추억을 되돌아보니 온통 일본문화 일색이고, 몸은 한국에서 살고 있는 '간극'. 그리고 일본이 겪었던 일을 한국이 되집어가는 듯한 기시감이 책의 기둥이 되고 있다. 독특한 그러나 남에게 권할 수는 없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권 정도 사 놓고 싶은 책이다. 일단 한국형 오덕의 책..
" 상처 이야기 - 니시오 이신 지음, 현정수 옮김, VOFAN 그림/파우스트박스 본 책 '상처 이야기'는 코요미 뱀프, 즉 전작인 '괴물 이야기' 에서 이야기꾼 역을 맡았던 아라라기 코요미의 이야기입니다. 본편 이전의 이야기를 다루는 후속편을 프리퀄이라고 한다는데, 바로 그겁니다. 프리퀄!! 주인공 아라라기 코요미군은 어느날 빈사의 흡혈귀 키스샷 아세로라오리온 하트언더블레이드 만나 그녀의 면전에 목을 들이밉니다. 아무 생각 없이, 아니 깊은 생각 없이,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 올지도 모르면서 2학년도 3학년도 아닌 어정쩡한 봄방학에 그냥 죽어가는 흡혈귀를 살려낸겁니다. 그 결과 자신도 흡혈귀가 되지요. 그냥 죽을 줄 알았는데 흡혈귀가 된겁니다. 그리고 막상 흡혈귀가 되니 인간으로 돌아오고 싶은..
아서 클라크 단편 전집 1953-1960 - 아서 C. 클라크 지음, 고호관 옮김/황금가지 부질 없는 짓인 줄은 알지만 빅3급쯤 되면 다른 거장들과의 비교를 안할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과학자 출신 부자가 이야기에 등장한다면 다른 거장들은 어떻게 묘사했을까? 같은 질문 말입니다. 아마도 아시모프 같으면 좀 더 유머러스하게 상황을 설정했을 것 같고, 하인라인 같으면 저작권을 어떻게 관리해서 부자가 되었는지를 묘사했겠지요. 반면에 아서는 미래의 과학자가 자신의 발명품으로 부자가 되는 것은 마치 당연한 일인 듯합니다. 이런 문제(구체적으로 돈)에대해서는 하인라인보다는 낙천적이고 아시모프보다는 드라이 합니다. 아시모프의 소재가 주로 로봇이다 보니 인간. 하인라인이 사회라면 아서의 주된 관심은 우주이다 보니..
전을 범하다 - 이정원 지음/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경기대학 국문과 교수인 이정원의 전을 범하다의 부제는 '서늘하고 매혹적인 우리 고전 다시 읽기'입니다. 권선징악이라는 틀 안에 갇혀 입시용 암기과목으로 전락한 우리의 고전을 다시 읽고, 그 안에 숨겨진 의미를 되새겨보자는 취지일 겁니다. 아마도... 일단 고전이 고전이기 위해서는 항상 새로이 읽히고 해석되고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부여받아야 한다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아니라면 그냥 옛날 소설이겠지요 (이것도 저자의 생각입니다-그리고 동의). 책은 우리 고전 17편에 대한 소개와 해석이 담겨있습니다. 1부 죽은자의 변에는 장화홍련전, 심청전, 적벽가, 사씨남정기가. 2부 욕망의 늪에는 장끼전, 토끼전, 지귀설화, 운영전이. 3부 지배자의 힘에는 홍..
괴물 이야기 - 상 - 니시오 이신 지음, 현정수 옮김, VOFAN 그림/파우스트박스 괴물 이야기 - 하 - 니시오 이신 지음, 현정수 옮김, VOFAN 그림/파우스트박스 헛소리꾼 시리즈의 니시오 이신의 신작입니다. 신작이라고 했지만 제게 신작이지 이미 애니화까지 마친 히트작이죠. -,.-a 니시오 이신 (西尾維新, にしお いしん)은 스무살 되던 해인 2002년 '잘린 머리 사이클'로 제23회 메피스토 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일본의 소설가로 필명 니시오 이신은 로마자로 바꿨을 때 ‘NISIOISIN’에서 O를 중심으로 문자가 대칭되는 회문입니다. 필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말장난과 파자에 능한 이야기꾼입니다. 상, 하권 합쳐 1,122쪽의 소설을 취미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부럽습니다...
1996년 한뜻에서 나온 책입니다. 청소년용으로 나온 듯 한데 특이하게도 서문, 서평, 해설, 역자의 넋두리, 기타 등등, 기타등등의 덧붙임이 하나도 없는데다가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줄까지 빽빽하게 채워져있어서 낙장 인가? 하며 몇번 살펴 보았을 정도 입니다. 정말 알차게 텍스트로만 채운 책이더군요. ^^ 오래된 책이라 구하지는 못하고, 다른 일로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첫문장부터 다음 이야기를 불러오는 솜씨에 반해서 서서 읽다가 안 빌려 올 수 가 없었습니다. 이야기는 단순합니다. 주인공 킵은 우주로 가고 싶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달에 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버지도 허락했죠. "가려무나." 문제는 어떻게 갈 것인가입니다마는 그것은 킵의 문제입니다. 킵은 당장 달에 가고 싶지만..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부키 3년만에 돌아 왔군요. 사실 전작인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읽어 본 독자라면 그 이상의 무엇인가를 바라셨겠지만, 오히려 이번에는 같은 주제를 좀 더 접근성 있게 출간 했다고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하긴 3년전이나 지금이나 그다지 달라진 것 없는 환경도 그렇고, 3년만에 자신의 기존 주장을 뒤집는 결과가 나올리도 없다보니 오히려 더 쉽고 접근 가능한 방법으로 논의를 이끌어내고, 동의를 구하는 것이 바른 선택이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책은 장하준 교수에게 동의하는 사람 보다는 장하준을 모르는 사람에게 권하는 책이 되었습니다. 하긴 MB에게 반대하는 사람이 MB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매일 매일 SNS를 통해 MB를 반대한다고 말하..
캡틴 블루베어의 13과1/2 인생 1 - 발터 뫼르스 지음, 안인희 옮김/문학수첩리틀북스 또 다시 차모니아 이야기입니다. 어쩌다보니 다시 찾아가게 되었군요. ^^ 이야기의 주 내용은 파란색곰인 블루베어(이름 센스 죽입니다. 헐~)의 13가지 모험과 현재입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블루베어가 호두 껍데기 속에 들어갈 만큼 아주 작은 아기 때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난쟁이 해적이 아기 블루베어를 위험에서 구해 내 키웠지만 덩치가 너무 커지자 배에 태울 수가 없어서 아무 바닷가에 내려 놓은게 첫번째 인생. 바다 도깨비들 사이에서 이상한 울음발작 공연 스타가 되는 것이 두 번째 인생. 도깨비 섬에서 탈출해서 수다 파도들에게 말을 배우는게 세 번째 인생입니다. 이후 불루베어는 폭군고래 렉스의 등에서 작살을 빼주기..
위대한 작가들의 은밀한 사생활 - 로버트 슈나켄베르크 지음, 마리오 주카 그림, 박선령 옮김/로그인 제목이 모든 것!! 30명의 작가들의 가십을 모아 놓은 책입니다. 어려서 읽어 보았거나, 앞으로 읽게 되거나, 누군가가 읽고 얘기할 때 "사실 그 작가는 이런, 저런 짓을 저지른 작자라데~"라며 농담처럼 박식함을 자랑하거나 냉소적으로 보이고 싶을 때, 어찌 되었건 기본 교양은 갖추었으나, 책벌레 혹은 범생이처럼 보이고 싶지 않을 때. 써먹을 만한 이런저런 가십들이 잔뜩입니다. 그리고, 뒷담화가 언제나 그렇듯이 흥미진진하거나, 혹은 한심합니다. 몇가지 소개하면 세익스피어와 바이런은 난봉꾼이였고, 발자크는 커피중독에 엄청난 식욕과 상스러운 태도로 악명이 높았답니다. 찰스 디킨스는 연재물 형식의 출판과 다양한 ..
저 반짝이는 별들로부터 - 필립 K. 딕 외 지음, 패트릭 닐슨 헤이든 엮음, 정소연 옮김/창비(창작과비평사) 창비에서 2007년에 펴낸 잃어버린 개념을 찾아서가 토종 SF단편 선집이였는데 이번 책은 SF전문 출판사 '토르 북스'의 선임 편집자인 패트릭 닐슨 헤이든이 2003년에 펴냈던 SF단편 선집의 번역본입니다. 20세기 후반부터 지금까지 활동 중인 SF작가의 반짝거리는 17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인 인상은 "아하~ 이제는 설정이나 배경 설명은 더 이상 필요 없구나..." 입니다. 나올 수 있는 설정이란 설정은 다 나온 상태이다 보니, 오히려 설명에 페이지를 소모하기 보다는 이런 미래에 이런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며 저렇게 살고 있구나라는 좀 더 문학적인 주제에 심혈을 기울이는 인상입니다. 하..
신화 속으로 떠나는 언어 여행 -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대웅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SF계의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가 정리한 그리스/로마 신화입니다. 단순히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 아니라 신화 속의 이름, 명칭 등등이 현재의 언어에 어떻게 흔적을 남기고 있는지 정리한 책이죠. 예를 들자면 지구를 지탱하고 있다고 믿어지는 아틀라스(Atlas)의 경우, 그리스인들은 아틀라스가 서쪽 끝의 지브랄타 해협(the pillars of Heracles:헤라클레스의 두 기둥)부근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래서 그들은 아틀라스를 찾아 서쪽으로 더 멀리 탐험을 했지만 아틀라스를 발견하지는 못했죠. 그대신 그들이 발견 한 것은 거대한 산악 지대였는데, 모로코와 알제리를 걸쳐 있는 이 산맥을 지금도 아틀라스 산맥..
SF 명예의 전당 2 : 화성의 오디세이 - 로버트 A. 하인라인 외 지음, 로버트 실버버그 엮음, 이정 외 옮김/오멜라스(웅진) 전설의 밤에 이은 2번째 권입니다. 화성의 오디세이 A Martian Odyssey - 스탠리 와인봄 1934년 작품입니다. 화성에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지적 생물체가 살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던 시대의 작품인거죠. 타조형 외계인이나 움직이는 식물, 규소 생명체등등 화성의 항공촬영을 나갔다가 조난한 승무원이 베이스캠프까지 돌아오는 여정 속에 이런저런 신기한 생명체들이 차례로 등장합니다. 승무원 중에 한명인 프랑스인이 구사하는 영어를 어눌하게 표현한다는 것이 완전 바보로 만들어 버린 번역상의 문제가 거슬리기는 하지만 신기한 것에 매료되던 시절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SF 명예의 전당 : 전설의 밤 - 아이작 아시모프 외 지음, 로버트 실버버그 엮음, 박병곤 외 옮김/오멜라스(웅진) 이 작품집의 제목이 왜 명예의 전당인지 부터 설명해야 겠군요. SF소설계에 네뷸러라는 상이 하나 있습니다. 미국과학소설작가협회에서 수여하는 것으로 미국에서 작품을 출판한 작가에게만 주는 제한적인 상입니다. 뭐 제한적이라고 얘기는 합니다마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어디 그런거 따지고 본답니까? 게다가 영화와는 비교도 안되게 좁은 SF장르소설이라는 틀안에서 영어권작품의 비중은 가히 절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일단 네뷸러상의 권위는 인정하자는 얘기인데, 이 권위있는 네뷸러상이라는 것이 1966년부터 시상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럼 1965년 이전에 나온 작품은 어쩌지? 라는 의문이 드는데요. 그..
자쿠대사전 - 우리들이 좋아하는 건담 편집부 엮음/에이케이(AK) 누군가는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이런 것을 사는 사람도 있나 하시겠지만... 있습니다. 이런 책 사는 사람이...ㅋㅋㅋ 이 책은 일년전쟁부터 SD월드, 그리고 자쿠의 정신을 계승한 OO시절의 기체들까지 총망라한 그야말로 자쿠 대사전입니다. 등장한 횟수, 파괴된 횟수, 멋지게 당하는 장면 하이라이트, 유명하거나 찌질하거나 혹은 이름없는 아저씨 조종사 까지 자쿠의 모든 것이 담겨있지요. 특히나 일목요연한 자쿠의 계보는 이걸 다 건프라로 만들어 보면 얼마나 멋질까?라는 의욕이 돋습니다. 프라모 쿄시로의 해적판(한글제목은 기억이 안나는 군요)에서 선보였던 파괴된 자쿠에서 내려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강아지를 어르던 지온병사의 애잔한 헬멧이 떠오..
엔더의 그림자 - 올슨 스콧 카드 지음, 나선숙 옮김/루비박스 올슨 스콧 카드의 '엔더의 게임'의 후속작. 혹은 시차소설... 엔더의 게임이 엔더 위긴의 입장에서 버거전쟁을 묘사한 것이라면 이 책은 엔더의 소대원이였던 빈이라는 아이의 입장에서 같은 시간, 같은 사건을 묘사한 소설입니다. 덕분에 전작의 전투실 묘사는 줄어들었고, 빈의 성장배경과 생각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페이지를 얻었습니다. 훨씬 좋군요. 전작을 읽고 남겨 놓은 메모를 보니 소설 '엔더의 게임'의 맛을 '라이트'라고 써 놓았더군요. 아마도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을 통해서 진짜 전쟁을 수행한다는 아이디어가 이제는 식상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원작의 창작 연도를 생각하면 신선한 시도였을 테지만 제가 그 책을 읽은 것은 2008년이니 식상할..
세계 정복은 가능한가 - 오카다 토시오 지음, 레진 옮김/파란미디어 "누가 이따위 책을!" 이라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어쩌겠습니까? 궁금한 것을. OTL 제목부터 범상치 않습니다. 무려 세계정복. 어린시절 수 많은 정의의 영웅들에게 그렇게 줘어터지고 깨지면서도 굳굳하게 지켜왔던 악당들의 로망.. 세계정복이 가능한가라니요. 불가능하더라도 한번 불태워보고 싶은 것이 청춘이라면 세계정복이야 말로 청춘의 실수 아니겠습니까? 일단,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말이죠. 헤헤 이 책의 저자는 가이낙스의 창립자이자 오타킹이라 불리우는 오카다 토시오씨입니다. 옮긴이는 블로그 스타(맞나?) 레진이고요. 뭔가 조합이 그럴듯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어필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다시말해서 뭔가 한정판의 포스를 지난 조합입니다..
화씨 451 -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박상준 옮김/황금가지 과연입니다. 유명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읽어보니 유명한 이유가 있군요. 내용은 단순합니다. 책이 금지된 가까운 미래. 주인공 몬태그는 책이 발견되면 불 태우는 전문 방화수입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자신의 직업에 회의를 느끼고, 마침내 억압된 일상과 미쳐버린 사회로 부터 탈출합니다. 그렇습니다. 요약하면 그 정도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그 과정과 그 속에 담긴 함의는 녹록치 않습니다. 벽면 TV를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미디어의 공습. 파편화된 관계. 의구심을 두려워하는 사회 묘사는 이 책이 바로 어제 쓰여진 책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1953년도에 인터렉티브한 미디어의 지배와 인문학의 종말을 이토록 생생하게 묘사해 내다니 그저..
최종 이론은 없다 - 마르셀로 글레이서 지음, 조현욱 옮김/까치글방 만물을 관통하는 이론을 정립한다는 것. 아주 오랜 꿈이죠. 아름다운 꿈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최종 이론이 전일성에 대한 꿈이요. 사실과 증거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도그마일 뿐이라고 지적합니다. 자연의 실체를 반영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희망사항을 투사한 것에 불과하다는 거죠. 저자의 태도는 명확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측정할 수 있는 것만 알 뿐이며, 우리의 지식과 관측장비가 발달할 수록 측정해야할 대상은 점점 더 많아지고, 지금 최종 이론의 후보들은(예를 들어 초끈 이론) 언제고 그 자리를 다른 이론에게 물려 줄 가설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증명 불가능한 사변일지도 모르죠. ㅡ,.ㅡa 덧붙여서, 우리의 우주에 어..
총몽 Last Order 2부 15 - 키시로 유키토 지음/서울문화사(만화) [도쿄도 청소년 건전육성 조례 개정안] 덕분에 휴재에 들어간 총몽 라스트 오더의 15권이 출간되었습니다. 신장판을 내면서 몇가지 표현에 대해 현재의 조례규정에 맞지 않는다고 작가에게 수정을 요구했다가 문제가 사건이 되었었지요. 에궁~ 현재는 어떻게 해결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렇게 15권까지 나오기는 나왔습니다. 이상하게 사건 많은 만화로군요. 1부도 출판사와의 문제로 서둘러 마무리 지었다가 시간이 지나도 사그러들지 않는 원작의 인기(?) 덕분에 리셋하고 다시 시작한 터인데 이제는 표현의 자유문제로 고난을 겪고있답니다. 폭력의 수위가 좀 높은 편인 작품이라 문제인가 했더니 그것도 아니라 '발광'이라는 단어 때문이라는데 이건 ..
안녕, 인공존재! - 배명훈 지음/북하우스 타워에 이은 배명훈 작가의 소설집입니다. 아마도 타워의 성공이 없었다면 나 올 수 없었던, 그러니까 사람은 일단 성공하고 봐야한다는 세상이치의 결과물입니다. ^^a 각기 다른 곳에서 발표되었던 총 8편의 작품이 실려 있는 이 책은 토종 SF작가의 상상력과 끈기, 그리고 그 값진 결과물을 만나 볼 수있는 의미있는 물질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한 편, 한편 스피디하고 재치 있으며 즐겁지만 어딘지 아쉬운 뭐 그런겁니다. 써 놓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군요. 흐~ 실려 있는 작품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크레인 크레인_ 2009년에 쓰고 이 책에 첫 발표 누군가를 만났어_ 행복한 책읽기, 2007 안녕, 인공존재!_ 문학동네, 2009년가을 매뉴얼_ 유, 로봇, 황금가지..
타워 - 배명훈 지음/오멜라스(웅진) 작년에 나온 책인데 이제사 보았습니다. 외국의 장르 작가들은 챙겨 보면서 이리도 늦게 배명훈의 작품을 읽게 된 것은 제 안 어딘가에 존재하는 편견 때문이겠죠. 온전히 제 탓입니다. 하하하 연작소설 타워의 배경은 높이 674층에 인구 50만명이 거주하며 대외적으로 주권을 갖춘 독립국가가 되어 있는 빈스토크라는 가상 단일건물국가입니다. 총 6편의 이야기가 이 빈스토크를 배경으로 펼쳐져 있지요. 첫번째 이야기인 '동원박사 세 사람_개를 포함한 경우'에는 미세권력연구소를 배경으로 술이라는 물품화폐를 통해 권력장을 분석하는 내용입니다. 고급 술의 이동경로를 통해 권력의 흐름과 집중을 분석할 생각을 하다니 기발하다는 생각입니다. 게다가 비정규직 동원박사를 마치 동방박사인냥 눙치..
제5도살장 - 커트 보네거트 지음, 박웅희 옮김/아이필드 어찌어찌 하다보니 레이 브래드버리와 커트 보네거트를 넘나들고 있는 요즘의 독서생활입니다. 사실 중간에 딴 사람 책도 읽었지만 아무래도 근자에 들어서 가장 인상적인 작가들인가 봅니다. 레이 선생과 커트 선생은. 풍자작가이자 에세이스트 커트 보네거트의 제5도살장은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구성된 소설입니다. 문제는 그 개인적인 경험이라는 것이 너무나 특별한 드레스덴 대공습이라는 거죠. 드레스덴은 독일의 한 도시로 2차 세계대전 말기 연합군의 공습으로 초토화된 도시입니다. 전쟁 중에 폭격으로 파괴되지 않은 도시가 어디있겠냐라시면 좀 섭섭한 것이. 드레스덴은 그 폭격의 정도가 인류 역사상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철저했으며, 그 폭격으로 사망..
세계의 과거사 청산 - 안병직 외 10인 지음/푸른역사 과거사 청산이라는 말은 참 이상한 말입니다. 청산이란 본래 '서로 간에 채무, 채권 관계를 셈하여 깨끗이 해결'하는 뜻이요. 과거사라는 말이 붙으면 '과거의 부정적 요소를 깨끗이 씻어 버림'이라는 의미인데, 역사라는 것이 현재에서 청산한다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집단의 기억이란 것이 깨끗이 씻어 낼 수 있는 물건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청산이라는 말보다는 과거사 규명이나 과거사 성찰이 좀 더 옳은 표현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청산이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뉘앙스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과거의 전면적인 부정으로 들리기 때문에 불필요한 반발도 있을 수 있겠고요. 피해자쪽 입장에서야 당연히 청산이겠지만 한 나라의 구성원이 어디 단순하게 양분할 수 있겠습니까..
민들레 와인 -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애리 옮김/황금가지 1928년 일리노이 주의 위키건, 그린타운에 살고 있던 더글러스 스폴딩이라는 12살 소년의 여름이야기입니다. 40개의 짧은 이야기들이 끊어질 듯하다 이어지고, 이어질 듯하다 끊어지며 지나간 날들 속에서 퍼올린 보석들을 하나, 둘 영롱하게 펼쳐 놓습니다. 이야기 속에서 1928년 여름은 더그(더글러스 스폴딩)가 자신이 살아있음을 온 몸으로 깨닫을 해이기도 하고, 증조 할머니를 떠나 보내고 가장 절친한 친구인 존 허프와 이별한 해이기도 합니다. 더그가 자신도 죽는다는 진실의 구멍을 직면한 그 해 여름. 전차는 운행을 영원히 멈췄고, 인간 타임머신인 프리라이 대령은 미래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행복기계는 실패했고, 과거의 물건들에 묻혀있던 밴틀리 부인..
일러스트레이티드 맨 -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장성주 옮김/황금가지 화성 연대기의 레이 브래드버리의 단편선집입니다. 이 책을 내놓을 때까지 레이는 장편이 없었기 때문에 화성 연대기는 비슷한 주제의 단편을 엮어서 한권으로, 나머지 단편들은 일러스트레이티드 맨이라는 제목으로 출간 되었습니다. 한 남자가 살아 움직이며 이야기를 보여주는 신비한 문신을 새긴 남자를 우연히 만나 같이 노숙을 하며 그 신비한 남자의 문신 속 이야기에 빠져든다는 설정 아래. 브래드버리의 시적이며 풍자적인 글과 과학적인 엄밀성 보다는 사회적인 풍경이 담긴 18개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대초원에 놀러 오세요(The Veldt) 모든 것을 대신해주는 집이 등장합니다. 심지어는 육아까지도 대신해 주지요. 결국 아이들은 부모보다는 집을 ..
클로버문고의 향수 - 클로버문고의 향수 카페 지음/한국만화영상진흥원 1970년대를 대표하는 만화문고인 클로버문고. 총 429권의 역사를 담은 책입니다. 색인을 포함해서 752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입니다마는 한장 한장 어린시절의 추억을 떠올려 볼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 담겨있습니다. 옛날 책표지, 만화 내용과 작가에 대한 간단한 설명, 그리고 한 두페이지씩 실린 만화는 가슴 한구석을 먹먹하게 하는 그리움으로 다가옵니다. 재미있게 읽을만한 꺼리는 아니지만 추억의 자료로써 소중한 가치를 지니는 책이죠. 네이버에 있는 '클로버문고의 향수'라는 카페의 회원님들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노력으로 세상에 선보이게 된 책입니다. 그러고 보니 만화규장각지식총서 008번이라고 쓰여 있군요. ^^) 사실 그 많은 만화책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