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는 에서 '악마의 아들'이란 별명으로 활약한다. 그는 '하찮은 형'이라 불릴 만큼 별 볼일 없는 존재다. 외모도 섭섭하고, 지능이나 성품도 참 죄송하다. 그래서인지 그는 먹는 일이든 돈 버는 일이든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라면, 아니 심지어 남에게만 이익 되는 일이라도 악착스레 달려들어 자기 하고 싶은대로 깽판을 벌이거나 악담을 늘어놓는다. 그러나 참 부도덕하고 못난 박명수를 우리는 얄미워할지언정 싫어할 수는 없다. 오히려 그가 악다구니를 쓸 때마다, 짧은 팔다리를 바둥거리며 자기 몫을 챙기겠다고 우격다짐을 할 때마다 한편으론 친근하고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왜냐하면 그는 우리 안에서 질기게도 살아남은 유아적인 본능, '이기심'을 연기하기 때문이다. 세련되고 도덕적이며 이타적인 성인의 모습이 아니라..
1996년 한뜻에서 나온 책입니다. 청소년용으로 나온 듯 한데 특이하게도 서문, 서평, 해설, 역자의 넋두리, 기타 등등, 기타등등의 덧붙임이 하나도 없는데다가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줄까지 빽빽하게 채워져있어서 낙장 인가? 하며 몇번 살펴 보았을 정도 입니다. 정말 알차게 텍스트로만 채운 책이더군요. ^^ 오래된 책이라 구하지는 못하고, 다른 일로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첫문장부터 다음 이야기를 불러오는 솜씨에 반해서 서서 읽다가 안 빌려 올 수 가 없었습니다. 이야기는 단순합니다. 주인공 킵은 우주로 가고 싶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달에 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버지도 허락했죠. "가려무나." 문제는 어떻게 갈 것인가입니다마는 그것은 킵의 문제입니다. 킵은 당장 달에 가고 싶지만..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부키 3년만에 돌아 왔군요. 사실 전작인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읽어 본 독자라면 그 이상의 무엇인가를 바라셨겠지만, 오히려 이번에는 같은 주제를 좀 더 접근성 있게 출간 했다고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하긴 3년전이나 지금이나 그다지 달라진 것 없는 환경도 그렇고, 3년만에 자신의 기존 주장을 뒤집는 결과가 나올리도 없다보니 오히려 더 쉽고 접근 가능한 방법으로 논의를 이끌어내고, 동의를 구하는 것이 바른 선택이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책은 장하준 교수에게 동의하는 사람 보다는 장하준을 모르는 사람에게 권하는 책이 되었습니다. 하긴 MB에게 반대하는 사람이 MB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매일 매일 SNS를 통해 MB를 반대한다고 말하..
캡틴 블루베어의 13과1/2 인생 1 - 발터 뫼르스 지음, 안인희 옮김/문학수첩리틀북스 또 다시 차모니아 이야기입니다. 어쩌다보니 다시 찾아가게 되었군요. ^^ 이야기의 주 내용은 파란색곰인 블루베어(이름 센스 죽입니다. 헐~)의 13가지 모험과 현재입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블루베어가 호두 껍데기 속에 들어갈 만큼 아주 작은 아기 때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난쟁이 해적이 아기 블루베어를 위험에서 구해 내 키웠지만 덩치가 너무 커지자 배에 태울 수가 없어서 아무 바닷가에 내려 놓은게 첫번째 인생. 바다 도깨비들 사이에서 이상한 울음발작 공연 스타가 되는 것이 두 번째 인생. 도깨비 섬에서 탈출해서 수다 파도들에게 말을 배우는게 세 번째 인생입니다. 이후 불루베어는 폭군고래 렉스의 등에서 작살을 빼주기..
영화에 대한 감상평이나 스포일러는 이미 넷상에 잔뜩 깔렸으니 간단하게 몇마디만 하자면 이걸 왜 3D로 만들었는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심지어는 중간에 3D안경을 벗어도 전혀 위화감이 없을만큼 평면적인 화면의 연속입니다. 일부 액션씬 이외에는 본영화 중 입체감이 필요한 부분은 전혀 없으며 3D효과가 가장 잘 구현된 부분은 엔딩 크레딧입니다. 정말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블러드노프스키의 탄생 장면이로군요. 슈퍼빌런의 탄생이랄까? 쪼오금 좀스럽지만 왠지 납득해 버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쨌거나 장단은 맞춰줘야 뒤떨어졌다거나 촌스럽다는 얘기는 듣지 않을테니까요. 가오 떨어지면 끝 아니겠습니까. ㅋㅋ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스페인의 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Diego Rodrguez de Silva Velzquez)의 라스 메니나스(시녀들)을 처음 접하게 된것은 박민규의 장편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책 표지였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그러하리라 믿습니다(여러분들을 저와 동급으로 취급한 점은 사과드립니다). 책표지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추녀인 시녀. 어쩌면 외소발육증 환자일지도 모르는 그녀의 못 생긴 얼굴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지요. 소설의 화자가 이상하리만치 궁정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얼굴이라고 느꼈던 그녀의 얼굴은 소설 속의 여주인공 얼굴이기도 했습니다. 화려한 물신의 궁전 '백화점'에서는 이상하리만치 어울리지 않았던 바로 그녀 말입니다. 그런데 우연찮게 같은 그림의 똑 같은 영역에 주목했던 또 다른 작..
몇해 전인지도 기억에 없지만 일본에서 건담기념우표가 발행된것을 보고 역쉬 일본은 애니왕국이다라는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곧바로 일본에서도 일반인들은 몰라요~ 라는 글도 따라 붙었지만 그건 마이너한 얘기이고, 한국에서 일본은 애니가 나름 대접 받고 문화 엔터테이먼트 산업이 무척 발달했구나라는 인상을 주는데 일조 했었지요. 그러더니 우리나라 우체국에서도 이런 캐릭터 우표를 발행한다는군요. 문득 일본의 건담우표도 이 정도의 이벤트였던게 아니였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애니 캐릭터가 우표로 발행된다고 해서 그 나라의 문화엔터테이먼트 전반의 실력이 출중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그래도 이 정도라도 알려진, 다시 말해서 우체국 기획자들이 한번쯤 발행해보자라는 생각을 해 볼만한 애니 캐릭터가 우리나라에도 생겼다는 사실..
위대한 작가들의 은밀한 사생활 - 로버트 슈나켄베르크 지음, 마리오 주카 그림, 박선령 옮김/로그인 제목이 모든 것!! 30명의 작가들의 가십을 모아 놓은 책입니다. 어려서 읽어 보았거나, 앞으로 읽게 되거나, 누군가가 읽고 얘기할 때 "사실 그 작가는 이런, 저런 짓을 저지른 작자라데~"라며 농담처럼 박식함을 자랑하거나 냉소적으로 보이고 싶을 때, 어찌 되었건 기본 교양은 갖추었으나, 책벌레 혹은 범생이처럼 보이고 싶지 않을 때. 써먹을 만한 이런저런 가십들이 잔뜩입니다. 그리고, 뒷담화가 언제나 그렇듯이 흥미진진하거나, 혹은 한심합니다. 몇가지 소개하면 세익스피어와 바이런은 난봉꾼이였고, 발자크는 커피중독에 엄청난 식욕과 상스러운 태도로 악명이 높았답니다. 찰스 디킨스는 연재물 형식의 출판과 다양한 ..
생일선물로 받은 건프라를 조립했습니다. 아빠와 삼촌을 위해 아이들이 돈을 모아 장만해 준 1/100스케일 프리덤 건담이죠. 하하하하 애들 키운 보람 있습니다. (^-----^)a 우주세기 이외에는 아웃 오브 안중이기 때문에 Seed계열의 건담은 처음 만들어 봅니다. 게다가 MG도 아니고, 무등급이라니...(아이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할 때 최선의 선택) 크기는 MG 사이즈입니다마는 내부 프레임 같은 것은 없고, 조립 난이도는 좀 커다란 HG 같기도 합니다. 건프라가 아이들의 조립식 장난감에서 우주인들의 솜씨자랑으로 변화하고 나서는 저도 한동안 건프라를 만들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지요. 요즘에야 기술이 워낙 좋아져서 저 같은 지구인도 꽤 괜츈한 모양새로 뽑을 수 있어서 슬슬 만지작 거리고 있기는 합니다마는 ..
저 반짝이는 별들로부터 - 필립 K. 딕 외 지음, 패트릭 닐슨 헤이든 엮음, 정소연 옮김/창비(창작과비평사) 창비에서 2007년에 펴낸 잃어버린 개념을 찾아서가 토종 SF단편 선집이였는데 이번 책은 SF전문 출판사 '토르 북스'의 선임 편집자인 패트릭 닐슨 헤이든이 2003년에 펴냈던 SF단편 선집의 번역본입니다. 20세기 후반부터 지금까지 활동 중인 SF작가의 반짝거리는 17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인 인상은 "아하~ 이제는 설정이나 배경 설명은 더 이상 필요 없구나..." 입니다. 나올 수 있는 설정이란 설정은 다 나온 상태이다 보니, 오히려 설명에 페이지를 소모하기 보다는 이런 미래에 이런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며 저렇게 살고 있구나라는 좀 더 문학적인 주제에 심혈을 기울이는 인상입니다. 하..
프랑스에 천문학자 위르뱅 르베리에(Urbain-Jean-Joseph Le Verrier, 1811.3.11~1877.9.23)는 태양의 안정성을 증명하고 행성궤도의 이심률과 경사의 한계를 산정한 것으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덕분에 해왕성의 위치를 예측했다는군요). 수성의 운동을 계산하여 운동표를 작성하기도 했죠. 그런데 수성의 공전 궤도에 천문학자들이 설명할 수 없는 미세한 불규칙성이 있음을 알고 있던 그는 수성보다도 태양에 더 가까운 행성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래서 그 행성의 중력이 수성에 작용한 것이라는 가설을 세워 불규칙성을 설명하고자 한거죠. 만약 그런 행성이 있었다면 어떤 행성보다 태양에 가까이 존재하는 행성이니 새로운 행성이 발견되면 Vulcan이라고 명명하자고 제안했다지 뭡니까...
RG등급의 2번째 제품인 샤아전용 자쿠입니다. RX-78 다음은 샤아!!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1/144스케일임에도 불구하고 내부 프레임 재현. 그리고 MG에도 없는 장갑 슬라이드 기능과 색분할이 되어있습니다. 전작인 RX-78이 뭔가 보여주겠다는 기합이 잔뜩 들어가 있는 킷트였다면 이번 샤아는 그간의 노하우를 양산형으로 충실히 적용한 킷트라는 느낌입니다. 색분할 방법이나 부품의 조합, 투명씰 등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좀 더 편해졌다는 느낌입니다. 먹선과 스트커 작업 전의 모습입니다. 자쿠 특유의 굵은 허벅지 덕분에 날씬하다거나 날렵하다거나 하는 느낌은 아닙니다마는 더 높은 등급에서도 실현하지 못한 색분할 덕분에 어깨 스파이크 등을 만들 때에는 쾌감마저 듭니다. 문제는 너무 작은..
신화 속으로 떠나는 언어 여행 -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대웅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SF계의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가 정리한 그리스/로마 신화입니다. 단순히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 아니라 신화 속의 이름, 명칭 등등이 현재의 언어에 어떻게 흔적을 남기고 있는지 정리한 책이죠. 예를 들자면 지구를 지탱하고 있다고 믿어지는 아틀라스(Atlas)의 경우, 그리스인들은 아틀라스가 서쪽 끝의 지브랄타 해협(the pillars of Heracles:헤라클레스의 두 기둥)부근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래서 그들은 아틀라스를 찾아 서쪽으로 더 멀리 탐험을 했지만 아틀라스를 발견하지는 못했죠. 그대신 그들이 발견 한 것은 거대한 산악 지대였는데, 모로코와 알제리를 걸쳐 있는 이 산맥을 지금도 아틀라스 산맥..
SF 명예의 전당 2 : 화성의 오디세이 - 로버트 A. 하인라인 외 지음, 로버트 실버버그 엮음, 이정 외 옮김/오멜라스(웅진) 전설의 밤에 이은 2번째 권입니다. 화성의 오디세이 A Martian Odyssey - 스탠리 와인봄 1934년 작품입니다. 화성에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지적 생물체가 살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던 시대의 작품인거죠. 타조형 외계인이나 움직이는 식물, 규소 생명체등등 화성의 항공촬영을 나갔다가 조난한 승무원이 베이스캠프까지 돌아오는 여정 속에 이런저런 신기한 생명체들이 차례로 등장합니다. 승무원 중에 한명인 프랑스인이 구사하는 영어를 어눌하게 표현한다는 것이 완전 바보로 만들어 버린 번역상의 문제가 거슬리기는 하지만 신기한 것에 매료되던 시절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총 70편의 독후감. (대여점에서 빌린 만화와 무협지는 제외) 화성연대기, 민들레 와인의 레이 브래드 버리와 노인의 전쟁, 유령여단의 존 스칼지가 2010년의 소설가로군요. 배명훈의 타워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후쿠오카 신이치씨의 동적평형은 생각의 지도를 단단하게 만들어 준 고마운 책이고요. 만화로는 건담 패러디물이 생활 속에 침투한 한해였군요. 덕분인지 건프라도 다른해에 비해서 많이 만들었습니다. 2010/12/30 [책] SF 명예의 전당 : 전설의 밤 2010/12/28 [책] 자쿠대사전:우리들이 좋아하는 자쿠 2010/12/21 [책] 엔더의 그림자 (1) 2010/12/11 [책] 세계 정복은 가능한가? (1) 2010/12/03 [책] 화씨 451. 명불허전 2010/11/29 [책] 최종 이..
SF 명예의 전당 : 전설의 밤 - 아이작 아시모프 외 지음, 로버트 실버버그 엮음, 박병곤 외 옮김/오멜라스(웅진) 이 작품집의 제목이 왜 명예의 전당인지 부터 설명해야 겠군요. SF소설계에 네뷸러라는 상이 하나 있습니다. 미국과학소설작가협회에서 수여하는 것으로 미국에서 작품을 출판한 작가에게만 주는 제한적인 상입니다. 뭐 제한적이라고 얘기는 합니다마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어디 그런거 따지고 본답니까? 게다가 영화와는 비교도 안되게 좁은 SF장르소설이라는 틀안에서 영어권작품의 비중은 가히 절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일단 네뷸러상의 권위는 인정하자는 얘기인데, 이 권위있는 네뷸러상이라는 것이 1966년부터 시상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럼 1965년 이전에 나온 작품은 어쩌지? 라는 의문이 드는데요. 그..
자쿠대사전 - 우리들이 좋아하는 건담 편집부 엮음/에이케이(AK) 누군가는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이런 것을 사는 사람도 있나 하시겠지만... 있습니다. 이런 책 사는 사람이...ㅋㅋㅋ 이 책은 일년전쟁부터 SD월드, 그리고 자쿠의 정신을 계승한 OO시절의 기체들까지 총망라한 그야말로 자쿠 대사전입니다. 등장한 횟수, 파괴된 횟수, 멋지게 당하는 장면 하이라이트, 유명하거나 찌질하거나 혹은 이름없는 아저씨 조종사 까지 자쿠의 모든 것이 담겨있지요. 특히나 일목요연한 자쿠의 계보는 이걸 다 건프라로 만들어 보면 얼마나 멋질까?라는 의욕이 돋습니다. 프라모 쿄시로의 해적판(한글제목은 기억이 안나는 군요)에서 선보였던 파괴된 자쿠에서 내려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강아지를 어르던 지온병사의 애잔한 헬멧이 떠오..
엔더의 그림자 - 올슨 스콧 카드 지음, 나선숙 옮김/루비박스 올슨 스콧 카드의 '엔더의 게임'의 후속작. 혹은 시차소설... 엔더의 게임이 엔더 위긴의 입장에서 버거전쟁을 묘사한 것이라면 이 책은 엔더의 소대원이였던 빈이라는 아이의 입장에서 같은 시간, 같은 사건을 묘사한 소설입니다. 덕분에 전작의 전투실 묘사는 줄어들었고, 빈의 성장배경과 생각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페이지를 얻었습니다. 훨씬 좋군요. 전작을 읽고 남겨 놓은 메모를 보니 소설 '엔더의 게임'의 맛을 '라이트'라고 써 놓았더군요. 아마도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을 통해서 진짜 전쟁을 수행한다는 아이디어가 이제는 식상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원작의 창작 연도를 생각하면 신선한 시도였을 테지만 제가 그 책을 읽은 것은 2008년이니 식상할..
세계 정복은 가능한가 - 오카다 토시오 지음, 레진 옮김/파란미디어 "누가 이따위 책을!" 이라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어쩌겠습니까? 궁금한 것을. OTL 제목부터 범상치 않습니다. 무려 세계정복. 어린시절 수 많은 정의의 영웅들에게 그렇게 줘어터지고 깨지면서도 굳굳하게 지켜왔던 악당들의 로망.. 세계정복이 가능한가라니요. 불가능하더라도 한번 불태워보고 싶은 것이 청춘이라면 세계정복이야 말로 청춘의 실수 아니겠습니까? 일단,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말이죠. 헤헤 이 책의 저자는 가이낙스의 창립자이자 오타킹이라 불리우는 오카다 토시오씨입니다. 옮긴이는 블로그 스타(맞나?) 레진이고요. 뭔가 조합이 그럴듯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어필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다시말해서 뭔가 한정판의 포스를 지난 조합입니다..
여름에 출시된 레알그레이드 퍼스트 건담을 이제사 만들어 봤습니다. 건프라 30주년이라더니 이 것이야 말로 30주년 기념작이더군요. 만들면서 감탄, 감탄, 감탄. 입니다. 보시죠. 이 알흠다운 다리를 1/144 스케일에 불과한데도 허벅지 장갑이 슬라이딩 됩니다. MG에도 없는 기능이죠. 게다가 색분할까지 되어 있습니다. 패널에 따라 색분할해서 도색해주는 것은 지구인으로써는 너무나 힘든 과제인데 이 물건은 그게 그냥 되어 있습니다. 너무 감동해서 만들다 말고 사진을 찍고 말았습니다. 조립 과정 찍기는 이번이 첨이군요. 부품들이 너무 작아서 손가락이 고생이지만 보람있습니다. 그리고 다 만들면 이런 모양이 됩니다. 이 사이즈에서 헬멧에 덕트 구멍까지 뚫어 놓은데는 그저 놀랐습니다. 다른 녀석들과 비교해 보면 이..
화씨 451 -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박상준 옮김/황금가지 과연입니다. 유명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읽어보니 유명한 이유가 있군요. 내용은 단순합니다. 책이 금지된 가까운 미래. 주인공 몬태그는 책이 발견되면 불 태우는 전문 방화수입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자신의 직업에 회의를 느끼고, 마침내 억압된 일상과 미쳐버린 사회로 부터 탈출합니다. 그렇습니다. 요약하면 그 정도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그 과정과 그 속에 담긴 함의는 녹록치 않습니다. 벽면 TV를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미디어의 공습. 파편화된 관계. 의구심을 두려워하는 사회 묘사는 이 책이 바로 어제 쓰여진 책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1953년도에 인터렉티브한 미디어의 지배와 인문학의 종말을 이토록 생생하게 묘사해 내다니 그저..
최종 이론은 없다 - 마르셀로 글레이서 지음, 조현욱 옮김/까치글방 만물을 관통하는 이론을 정립한다는 것. 아주 오랜 꿈이죠. 아름다운 꿈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최종 이론이 전일성에 대한 꿈이요. 사실과 증거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도그마일 뿐이라고 지적합니다. 자연의 실체를 반영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희망사항을 투사한 것에 불과하다는 거죠. 저자의 태도는 명확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측정할 수 있는 것만 알 뿐이며, 우리의 지식과 관측장비가 발달할 수록 측정해야할 대상은 점점 더 많아지고, 지금 최종 이론의 후보들은(예를 들어 초끈 이론) 언제고 그 자리를 다른 이론에게 물려 줄 가설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증명 불가능한 사변일지도 모르죠. ㅡ,.ㅡa 덧붙여서, 우리의 우주에 어..
하이고 제목도 길지.... 아무튼 제 건담2.0 개시는 건프라 엑스포 한정 클리어 컬러 버전입니다. 2009년에 일본에서 있었던 건프라 엑스포 한정판으로 2010년 시카프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한 녀석입니다. 고공 행진 중인 엔화 환율을 생각한다면 다시 없는 기회에 덜컹 질러버린 것을 이제사 만들게 된거죠. 핸폰 사진이라 구리지만 한번 소개해 올리면 요런 모양입니다. ^^)a 내부 프레임은 건담2.0이고 장갑을 클리어 컬러로 만든 놈입니다. 프레임이 내부에 꽉 차있어서 좀 거무틱틱해 보이지만 실물로 보면 반투명하게 내부 기계류가 보이는 맛이 고급(?)스러운 제품입니다. 요즘 건프라 30주년을 기념으로 진행되고 있는 클리어 이벤트에 들어 있는 클리어부품들과는 다른 우유빛 색감이 나름 맛입니다. 제품에 대..
총몽 Last Order 2부 15 - 키시로 유키토 지음/서울문화사(만화) [도쿄도 청소년 건전육성 조례 개정안] 덕분에 휴재에 들어간 총몽 라스트 오더의 15권이 출간되었습니다. 신장판을 내면서 몇가지 표현에 대해 현재의 조례규정에 맞지 않는다고 작가에게 수정을 요구했다가 문제가 사건이 되었었지요. 에궁~ 현재는 어떻게 해결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렇게 15권까지 나오기는 나왔습니다. 이상하게 사건 많은 만화로군요. 1부도 출판사와의 문제로 서둘러 마무리 지었다가 시간이 지나도 사그러들지 않는 원작의 인기(?) 덕분에 리셋하고 다시 시작한 터인데 이제는 표현의 자유문제로 고난을 겪고있답니다. 폭력의 수위가 좀 높은 편인 작품이라 문제인가 했더니 그것도 아니라 '발광'이라는 단어 때문이라는데 이건 ..
안녕, 인공존재! - 배명훈 지음/북하우스 타워에 이은 배명훈 작가의 소설집입니다. 아마도 타워의 성공이 없었다면 나 올 수 없었던, 그러니까 사람은 일단 성공하고 봐야한다는 세상이치의 결과물입니다. ^^a 각기 다른 곳에서 발표되었던 총 8편의 작품이 실려 있는 이 책은 토종 SF작가의 상상력과 끈기, 그리고 그 값진 결과물을 만나 볼 수있는 의미있는 물질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한 편, 한편 스피디하고 재치 있으며 즐겁지만 어딘지 아쉬운 뭐 그런겁니다. 써 놓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군요. 흐~ 실려 있는 작품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크레인 크레인_ 2009년에 쓰고 이 책에 첫 발표 누군가를 만났어_ 행복한 책읽기, 2007 안녕, 인공존재!_ 문학동네, 2009년가을 매뉴얼_ 유, 로봇, 황금가지..
타워 - 배명훈 지음/오멜라스(웅진) 작년에 나온 책인데 이제사 보았습니다. 외국의 장르 작가들은 챙겨 보면서 이리도 늦게 배명훈의 작품을 읽게 된 것은 제 안 어딘가에 존재하는 편견 때문이겠죠. 온전히 제 탓입니다. 하하하 연작소설 타워의 배경은 높이 674층에 인구 50만명이 거주하며 대외적으로 주권을 갖춘 독립국가가 되어 있는 빈스토크라는 가상 단일건물국가입니다. 총 6편의 이야기가 이 빈스토크를 배경으로 펼쳐져 있지요. 첫번째 이야기인 '동원박사 세 사람_개를 포함한 경우'에는 미세권력연구소를 배경으로 술이라는 물품화폐를 통해 권력장을 분석하는 내용입니다. 고급 술의 이동경로를 통해 권력의 흐름과 집중을 분석할 생각을 하다니 기발하다는 생각입니다. 게다가 비정규직 동원박사를 마치 동방박사인냥 눙치..
일본 민담에 나오는 오니(おに)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학술적인 연구 자료들을 찾아 본 것도 아니고, 정답일리도 없지만, 혹시 오니들은 현재의 주류 일본민족과는 좀 다른 이민족들이 아니였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정복 대상이나 미지의 종족을 미개인이나, 비문명인, 혹은 귀신 같은 타자로 분류하고 배척하며 폭력을 정당화하는 것이 일반적인 이야기의 구조라면 모모타로가 정복한 오니들이야 말로 일본에 가까웠던 어느 섬마을의 선량한 사람들이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그 이유지요. 같은 논리로 숲 속의 작은 사람. 혹은 요정들은 무엇이였을 까요?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키가 작으며 장난이 심하고 부산스러운 존재. 착하고 친절하지만 간혹 잔혹해지기도 하는 예측불허의 성격. 그래요. 어린아이들의 모습과 비슷하지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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