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슨 스콧 카드의 엔더의 게임이 단편소설이라는 형태로 세상에 선을 보인 것이 1977년. 그리고 지금의 형태인 장편으로 개작된게 1985년입니다. 설정이 촌스러운 것은 시대의 변화 때문이지 작가의 능력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아니, 설정이 촌스러운 것도 아닙니다. 단지 흔해졌다는 것이고, 엔더의 게임이 그 흔한 설정의 원조라는 사실은 명예이지 흠은 아니겠죠. 2008년에 쓴 독후감에는 엔더의 게임을 라이트 노벨로 분류해 놓았더군요. 그리고, 그 정도 기억으로 영화 '엔더스 게임'을 보았습니다. 놀라운 캐스팅에 반비례하는 심심한 전개로 이미 흥행에 참패한 영화이지요. 이외로 재미있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아마도 그 이유는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럼 제가 기대치가 높았냐면.... 그건 또..
마츠모토 레이지 원작의 캡틴 하록은 남자 이야기입니다. 세상에 등을 졌지만 결국은 세상을 구하는 간지남 이야기는 오래오래 사내아이들의 가슴 속에 남아 있었지요. 출중한 능력을 숨기고, 오해를 받아도 한마디 변명조차 하지 않으며,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제길을 가는,그리고 그 길 끝에서 전설이 되어버린 사나이의 이야기는 '사나이'라는 말이 의미를 잃어갈수록 어떤 낭만의 이름으로 살아 있었더랬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14년 사나이 캡틴 하록이 3D 극장 애니메이션이 되어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안타깝게도 간지만 살아서요. 흑흑 스토리는 간단합니다. 인류는 우주를 개척했지만 쇠퇴합니다. 쇠퇴의 이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쇠퇴'이며, 지구로 돌아와 지구를 차지하려는 전쟁을 벌였다는 퇴행의 결과입니..
뒤늦게 겨울왕국을 보고 왔습니다. 명불허전이더군요. 아렌델의 두공주님은 멋지십니다. ^^ 몇가지 메모를 남기자면 1. 마치 5~60년대 뮤지컬영화를 보는듯한 익숙함과 그 익숙함을 뛰어 넘는 완성도가 훌륭합니다. 2. 5~60년대 뮤지컬영화 처럼 보이는데는 노래 탓도 있지만 안나의 모습이 리즈시절의 오드리 헵번을 연상시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전형적인 미남형의 남자 파트너들도 그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한껏 제몫을 하고 있습니다. 3. 메리다의 용기가 공주다움에 대한 반항에서 그쳤다면, 아렌델의 두공주는 전형적인 공주타입에서 벗어나면서도 공주다움을 잃지 않는 특별한 재주를 선 보입니다. 그러다보니 난데없는 뜬금포로 메리다공주의 업적을 기려봅니다. 메리다가 있었기에 엘사와 안나가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포켓몬스터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임무는 프로모션입니다. 그리고 올 겨울방학에도 어김없이 찾아 온 극장판 도 그 임무에 충실하고요. 스토리 보다는 다양한 포켓몬들의 활약을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포커스는 스토리가 아니라 포켓몬과 그들의 전투인거죠. 그래도 스토리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니, 잠시 요약하자면... 3억년 전 화석에서 누군가가 전투용 병기로 깨워낸 게노세크트 5마리가 살집을 찾아 깽판을 치는 것을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초강력 포켓몬 뮤츠가 막아서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전투입니다. 배경은 뉴톡시티라는데, 이건 누가봐도 뉴욕이고요. 꽤 다양한 포켓몬들이 나와서 활약을 합니다. 본편 상영전에 틀어주는 피카츄와 이브이 프렌즈도 아기자기하니 재미있고요. 스토리 전개상 꽤 중요할 수도 있는 "누가 게..
자크 타티는 흔히 찰리 채플린에 비교됩니다. 그러나, 채플린의 코미디가 고단한 삶을 견디게 해주는 웃음이라면 자크 타티의 코미디는 평범한 삶의 우수꽝스러움을 드러내는 웃음입니다. 완전히 방향이 다르죠. 자크 타티에 대한 오마쥬로 가득한 애니 '일루셔니스트'는 아름다운 그림과 생전의 자크 타티에 대한 충실한 묘사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자크 타티는 없군요. 코미디도 아니고, 일상적이지도 않습니다. 다만 쓸쓸함은 잔뜩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그 쓸쓸함이라는게 거장이 떠난 자리를 아쉬워하는 실뱅 쇼메감독의 쓸쓸함이다 보니 이 영화 어디에서 자크 타티를 찾아야 할지 난감합니다. 물론, 그림이 자크 타티와 무척 닮기는 닮았습니다만.... 일루셔니스트 감독 : 실뱅 쇼메 당신에게 찾아온 마법 같..
사상 최대의 떡밥을 던져 놓고 끝내버려 원성이 자자한 호빗2를 보고 왔습니다. 제 생각에는 1편보다 재미있는데, 그 결말 때문에 말이 많쵸. ㅋㅋ 뭐 어쩌겠습니까? 3부작으로 만들어 진다고 했을 때, 이미 예견된 상황인걸요. 매트릭스 : 리로디드에 비견될 허망함이지만. 개별 에피소드의 연속이 아닌, 한 가지 이야기를 셋으로 쪼갠 영화이다 보니 연재의 텀이 조오금 긴 드라마나 소설을 기다리듯이 여유를 가져볼 밖에요. 아무튼 화려함은 모두 3편으로 몰리는군요. 끝이 좋으면 다 좋은거죠. 안 좋으면 안 좋은거구요. 참, 영화 시작하자마자 피터 잭슨이 지나갑니다. 이 영화를 통틀어서 가장 의외의 장면이더군요. 그럼 마지막 3편은 언제 개봉한다고요?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감독 : 피터 잭슨 마침내 역사상 가장..
토르 : 다크 월드 감독 : 알랜 테일러 태초의 어둠이 덮친 세계, 새로운 전쟁이 시작된다! 의 뉴욕 사건 후, 다시 신들의 고향인 아스.. 더보기 전편보다 훌륭한 후편입니다. 당연하죠. 보다 큰 그림을 의한 징검다리용 이야기와 독립적인 이야기 한편의 질은 다른법입니다. 는 뉴욕사건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보다 확장된 세계관을 위한 떡밥투척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토르의 이야기도 전편에 비해 훨씬 밀도 있어졌고요. 일단, 오딘의 행방과 로키와의 관계가 1차 떡밥이고요. 인피니트 건틀렛에 대한 이야기가 2차 떡밥이 되겠군요. 우리나라 한강에서 활약하면 딱 어울릴 것 같은 괴물도 한마리 투척되었는데, 이건은 그냥 묻어야 할 듯 싶고요. 레이디 시프의 활약은 점점 기대되고 있습니다. 스탠 리옹은 드디어..
경의로운 우주와 보잘 것 없는 인생이 같은 선상에서 비교될 때, 우주가 절하되는 것일까요? 아님 인생이 절상 되는 것일 까요? 영화 그래비티는 아름답고 찬란하지만, 냉혹하고 무시무시한 우주를 배경으로 생존을 다투는 우주비행사의 이야기입니다. 하드SF이기 때문에 과학적인 정합성에 맞춰 폭발음은 없습니다. 그러나 배경이 되는 사고는 보기 보다 대참사입니다. 60년 인류 우주개척역사가 모두 파괴되는 현장이니까요. 우주 쓰레기 문제를 가지고 아주 대재앙을 만들어 냈습니다. 페이스북이 아니라 TV중계 조차도 40년쯤 후퇴시킬 사건이더군요. 컷 편집이 아니라 화면의 깊이 조절을 통해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솜씨는 3D영화의 장점을 120% 살려낸 놀라운 재주입니다. 특히 주인공 라이언의 첫 사고 시퀸스는 끊김 없이 주..
몬스터 대학교 감독 : 댄 스캔론 의 최강 몬스터 콤비, 이들은 한때 불꽃 튀는 라이벌이었다?! 이론만 빠삭한 .. 더보기 성공한 영화의 주인공들은 세상을 변화시키거나, 혹은 스스로 변화합니다. 아무튼 영화가 끝난 다음에는 더 이상 예전의 그 상황도, 그 인물도 아니게 되지요. 결국 이토록 완벽하게 마무리된 이야기의 후속편을 만들어야 한다면, 대안은 프리퀄입니다. 그리고 픽사가 선택한 길도 바로 그 길이고요. 는 의 프리퀄입니다. 몬스터세상을 바꾼 환상의 콤비가 어떻게 만났으며, 어쩌다 단짝이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이지요.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고, 반전은 없습니다. 아주 소소한 반전조차 없습니다. 오히려 영화상영시간 내내 저를 괴롭히는 것은 '재능'이라는 문제입니다. 영화는 겉으로는 원하는 일은 원하는..
바람이 분다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잊을 수 없어요. 바람이 당신을 데려온 그 순간을` 하늘을 동경한 소년, 지로 열차 안에서 바람에 날아가는.. 더보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은퇴작. 는 고백입니다. "저는 이렇게 살았습니다."라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고백에 이제 '진짜 은퇴로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번 번복한 은퇴 선언 따위 2번도 번복할 수 있겠지...싶지만, 이번에는 번복이 쉽지 않을 듯 합니다. 너무 많은 말을 해버렸거든요. 뭐 아무튼 제 감상을 얘기하자면... 를 꿈꾸는 사람의 이야기 인줄 알고 극장에 들어갔는데, 사실은 꿈 꾸는 사람의 현실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비행사가 되고 싶지만 눈이 나쁘고, 나라는 가난하며, 전쟁은 시시각각. 지진에 질병, 거듭되는 실패. 강렬하지만 짧..
도라에몽의 포인트는 누가 뭐라해도 4차원 주머니에서 꺼내는 비밀도구들이지요. 갖고 싶은 도구들도 많고, 신기한 도구도 많쵸. ^^a 이번 극장판은 그 도구들의 박물관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초기형 어디로든 문이 등장하고, 개연성 없이도 여러가지 도구들을 보여 줄 수 있으니 눈이 즐겁더군요. 줄거리는 도라에몽의 방울을 괴도 디럭스가 훔쳐가고, 명탐정 도구를 사용하여 단서를 쫓다보니 비밀도구 박물관으로 가게됩니다. 그리고 그 박물관에서 괴도 디럭스와 대결하게 되죠. 괴도 디럭스의 정체는 의외의 반전이고요. 악한 사람 한명 없이 나름의 대소동을 겪습니다. 도라에몽은 기본적으로 착한 만화입니다. 정말 착해요. 참, 비밀도구 장인으로 초기형 태양생성 실험도구를 만들다가 실수해서 쫒겨난 페프라 박사님이 어쩐지 자이..
이렇게 날렵한 모습은 아닙니다. 그냥 큽니다. 진짜 커요. 사이즈에 관해서는 역대 최강입니다. 됐죠. 뭐... 인터넷에서 발견되는 몇몇 글에서 얇은 서사에 관해 불만을 토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거대로봇물에서 뭘 바라시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이런 종류치고는 캐릭터도 서사도 충실한 편이였는데 말이죠. 캐릭터간의 상호관계에 좀 더 충실했던 킹콩에게는 괴수물 주제에 지루하다고 하셔 놓고는 말입니다. 어쩌라고...ㅋ 카이주와 예거의 대결이니 일본과 독일. 2차대전 전범국끼리의 싸움이로군요. 그러거나 말거나 거대한 것들끼리의 전투는 이런것이다라는 걸 보여줘서 보는내내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볼 만한 거대로봇물이 씨가 마른 상태에서 이런 실사판으로 뒤통수를 때리다니 어찌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을 사랑..
슈퍼맨이라는 동전에는 당연히 양면이 있습니다. '신 같은 인간'이라는 면과 '인간 같은 신'이라는 면이죠. 더 이상 외계에서 온 업둥이 초인만으로는 부족한 깊이를 채울수 없으니, 뭐라도 선택해야 하는게 슈퍼맨 이야기를 이어갈 사람들의 숙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은 하다만 숙제를 받아 본 느낌이군요. ㅜㅜ 잭 스나이더 감독의 슈퍼맨의 두드러진 점은 슈퍼맨의 내면적인 갈등입니다. 33살까지 사춘기인 많이 늦된 어른 같죠. 종종 감정은 과잉되고 폭력은 절제 되지 않습니다. '만약 슈퍼맨이 실재로 존재한다면?'으로 시작된 질문은 뻔한 내적갈등을 거쳐 매트로폴리스를 향한 재앙급의 폭력으로 마무리 됩니다. 이런 초인이라면 없는게 도움이 됩니다. 반초인법이라도 만들어야 하겠더군요. 그러고 보니 내면적인 갈등과 ..
쌍제이의 스타트렉 잡탕매직스프 '스타트렉 다크니스'의 끝물을 마시고 왔습니다. 보실 분들은 대부분 보셨겠지요. 안보실 분들은 안보실 예정이시니 스포일러 있습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앞서 끄적인데로 쌍제이표 스타트렉 잡탕매직스프. 즉 2차 창작 동인물입니다. 구 스타트렉 극장판 시리즈 중에서 성공작에 속하는 82년작 과 91년작 를 짬뽕해 놓았더군요. 이왕 새로 '비기닝'한 상태에서 검증된 이야기의 반복으로 새로운 스토리의 떡밥만 충전하는 태도는 충분히 쌍제이 답습니다. 예전 극장판들이 TV시리즈의 장편 특별판 같은 느낌이였다면 액션활극이 되어버린건 쌍제이의 마법이고요. 일단 악역의 이름은 '칸' 이번에는 베네딕트 컨버배치가 그 역할을 맡았는데요. 칸의 역습에서는 리카르도 몬탈반이였지요. '칸'이라는 이름에..
그녀가 돌아옵니다. 그녀가 돌아오는 스토리의 일본 공개 시기는 2006년. 한국개봉은 2013년 5월. 볼 사람은 이미 봤고, 아직 안 본 사람은 앞으로도 안 볼것 같으니 스포일러 따위!!!! "입니다." 사건의 핵심은 '솔리드 스테이트'라는 네트상의 시스템이 학대받는 아동들을 선별하여 부모의 전뇌를 해킹. 부모의 동의하에 아이들을 전뇌화하여 유괴한 사건입니다. 아이들의 뇌를 전뇌화하는 이유는 기억을 조작하기 위해서이고, 유괴하는 이유는 전자동 노인 간호 시스템을 통해 솔리드 스테이트와 연결되어 있는 귀부노인. 즉 고독사 확정의 노인들에게 입양하여 그 재산을 상속 받기 위해서 입니다. 이런 일을 벌린 의원은 고령화 저출산 사회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 양성이라는 명목으로 극우민족주의적 사조직을 키우려는 것..
한 때 세계를 구한 9명의 전사는 각자 고국으로 돌아가 생업에 종사합니다. 그리고 지구에 위기가 찾아오자 다시 뭉치지요. 연속적인 고층빌딩 폭탄테러를 수사하기 위해 모인 왕년의 용사들은 '그놈 목소리'의 지시에 따라 연쇄테러가 벌어진 것을 감지하고 '그'의 정체를 찾아 사건을 해결하려고 합니다...라는 것은 의중이고, 현실은 '그'의 지시에 따라 일어나는 핵테러를 막기에 급급합니다. 옙!!! 그 와중이 무지무지하게 중2 중2 합니다. 중2 감성에 일본 주류의 세계관이 여과없이 투영된 009 사이보그는 현재 일본의 한계가 명확히 적시된 한편의 리포트 같군요. 영화는 중국의 상해를 거하게 떼려 부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어서 일본은 미국 미사일 공격을 받고요. 세계적인 폭탄테러의 배후로는 미국의 음모를 의..
SF영화만큼 설정이 중요한 장르도 없을것입니다. 로맨틱 코미디에도 배경 설정이 있지만 그리 따질일 없고, 판타지 영화가 설정이 좀 중요하기는 하지만 마법이나초자연현상이라고 눙치고 넘어갈 수 있죠. 하지만 SF는 구라는 구라인데 뭔가 그럴싸한 구조가 있어야 각광을 받습니다. 게다가 녹차 우리듯 우려 먹으면 바로 태클 들어오죠. 영화 오블리비언도 태클 많이 받은 영화입니다.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이야기의 잡탕이라는거죠. 넵! 잡탕 맞습니다. 그런데 설정이나 이야기가 잡탕이 아니라 놀라울 정도로 진부한 앵글로 채워진 잡탕 연출의 산물이죠. 오히려 설정은 나름 신선합니다. 어쩌다 한번 본 기억나는 SF영화와 유사한 점이 있다고 해서 그게 전부는 아니거든요. 그런 기준이라면 연애소설은 모두 표절이게요. ㅡ,.ㅡ..
넵, 전 호갱입니다. 결국은 또 보고 왔군요. 에반게리온 : Q 에반게리온 : Q의 줄거리는 대략 이러합니다. 안노 히데야키는 1차 아니메붐(퍼스트 임펙트), 2차 아니메 붐(세컨드 임펙트)의 영향력 아래에서 성장한 오타쿠 1세대입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덕심을 한군데 모아모아 에바를 만들어냅니다. 그 결과 음지에서만 활동하던 오덕들은 양성화되고, 심지어는 양산화 됩니다. 단지 2D 속의 좋아하는 여자 캐릭터를 구해내려 한 것 뿐인데, 내가 보고 싶은 영상, 알고 있는 영상을 현실화 했을 뿐인데. 미사토 말마따나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뿐인데. 유사 아니메 붐이랄 수 있는 니어 서드 임펙트는 발동해 버렸고, 이 때문에 세상은 보완되기는커녕 어슬프게 오덕화 되어버린 에바와 황폐한 창작환경. 그리고 원래는 지하..
거침 없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아이언맨3를 잽싸게 보고 왔습니다. 이 정도 인기라면 '암표'등장도 예상해 볼만한데, 개봉관이 워낙 많아선지 편안하게 관람했습니다. 뭔가 저인망에 걸린 물고기 같은 느낌이지만, 물고기는 순간만 행복하면 행복한 법입니다. 편안하고, 재미있게 봤으면 장땡인거죠. -.-a 아무튼 아이언맨3. 재미있습니다. 화끈하게 추락해 주시고요. 화려하게 부활도 해 주십니다. 추락하는데도 이유가있고요. 부활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이유가 없는 것은 익스트리미스를 개발한 마야 핸슨(=레베카 홀)의 변심 뿐입니다. 아무리 여자의 마음이 갈대라고들 하지만 이건 흔들리는 것을 넘어서는 '어떤 변심의 가벼움'을 보여줍니다. 그 결과는 OUT. ㅜㅜ 익스트리미스 슈트를 사용하는 아이언맨은 어벤져스2에서..
역시 극장판은 극장에서 봐야합니다. 베르세르크 '강림'편의 시사회 이벤트 당첨으로 개봉일 저녁 베르세르크 극장판을 보고 왔네요. 따로 스포일러를 걱정할 필요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내용의 동영상 버전이였습니다. 물론 만화원작의 스토리와 소소하게 다른부분은 존재합니다. 연재물의 특성상 짧게 끊어지는 에피소드들을 119분으로 통합하다보니 영화전체의 흐름에 불필요한 만남은 삭제했더군요.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원작만화의 스토리를 충실하게 애니메이션으로 옮긴것이 맞습니다. 뒤통수 치기는 없습니다. 만화원작을 애니화하는데 있어서 제가 몇가지 눈여겨 보는 포인트 중 하나는 컬러입니다. 흑백의 지면에서 컬러동영상으로 컨버젼할 때 색배합은 의외로 어려운 일입니다. 흑과 백의 세계에서 느꼈던 독자 개개인의 상상력을 얼마..
미우라 켄타로의 대작 의 극장판 애니 3탄 '강림'편이 국내 개봉합니다. 가츠의 과거사 중 최고의 에피소드이자 24년간의 연재 중에서도 최대의 분수령인 일식이 드디어 동영상으로 찾아 온거지요. 아마 일식의 쇼크와 충격이 없었다면 제가 아직도 베르세르크 단행본을 사 모으거나 하는일도 없을 것이고, 추측컨데 이런 장기 연재도 힘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만큼 베르세르크에서 일식은 중요한 사건이죠. 1,2편을 못 봤다하더라도 3편을 꼭 봐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과연 이 유혈극을 수입할 용자가 있을까 했는데, 있군요. 4월 11일부터 메가박스 강남과 신촌에서 개봉입니다. 당근 청소년관람불가겠죠. 대원 씨아이 블로그와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서 시사회 이벤트도 진행 중입니다. 돈 내고 볼만한 한줌도 안되는..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남매와 배두나의 조합으로 알려진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뒤 늦게 보았습니다. 500년에 걸친 6개의 이야기가 하나의 클라이막스로 엮인다...라고 투자자에게 팔아 먹었을 이 이야기는 홍보 문구처럼 거대한 퍼즐도 못되고, 신기한 볼거리도 없으며, 결정적으로 하나의 클라이막스도 없습니다. 인류 문명이 멸망한 후 외계 식민행성과의 단절된 통신선을 잇기위해 노력하는 두 남녀와 그 남녀의 과거사에 어떤 피치 못할 인연으로 얼키고 설킨 사람들의 이야기인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6개의 시대에서 각기 일어나는 사건들의 클라이막스를 맞추려는 기술적인 시도이외에는 이렇다할 정점이 없는데요. 이는 아마도 전달하고자하는 주제의식이 모호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표면적으로는 윤회전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고..
우디알렌의 파리 예찬. 수 많은 거장들이 출연하지만 결국은 과거는 과거요. 뒤돌아 보지 마라...라고 얘기는 하지만 뒤돌아보게 되는 빛나는 시대의 재현입니다. 로키가 피츠제럴드의 얼굴을 하고 나타나서 괜히 웃었습니다마는 머리에 요상한 뿔만 안 달고 나온다면 멋진 배우더군요. 그러나, 이 영화의 주인공은 로키(?)도 오웬 윌슨도 아니라 '파리'입니다. 공들여 찍은 파리의 아름다운 모습은 미치도록 파리에 가고 싶게 만들더군요. 카메라를 통해서가 아니라 맨눈으로 보는 파리의 야경은 영화에서 만큼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고요. 파리에서 비 맞으면 춥고 처량한게 현실이고요. 파리에서 바케뜨를 옆구리에 끼고 거리를 거닐면 글이 마구마구 쏟아질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결국은 192..
로부터 13년 정도 되었군요. 그렇습니다. 이 영화는 프랑스에서 제작된 실루엣 애니메이션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은, 그래서 채워 넣어야 할 것이 많고, 그 때문에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세월만큼 발달한 기술 덕분에 색감은 더 화려하고, 빛은 더욱 현란합니다. LP에서 CD로 넘어 온 느낌인데, 어떤 쪽이 더 좋으냐는 각자의 취향문제일겁니다. 분명히... 는 총 6편의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첫번째 이야기 늑대인간은 연인의 정체를 알게 된 두 자매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즈텍의 동굴은 제가 가장 재미있게 본 이야기입니다. 괴물을 물리칠 비법이 아닌 괴물과 친해질 방법을 찾아 슬기롭게 난관을 극복하는 소년의 이야기로 전설의 일반적인 패턴을 따라가는..
영화라고는 본 시리즈 밖에는 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본 시리즈로 보이는 베를린을 보고 왔습니다. 일단 북한이 등장하면 촌스러운 반공영화이거나 지루한 좌빨영화라는 주박에서 벗어나 제법 그럴싸한 에스피오나지를 만들었습니다. 이 정도로는 만족 못하신다는 한국관객에게는 자막 없이 헐리우드영화 완전 몰입이라는 분이 아니시라면 '아닥'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같은 영화를 봐도 각자 다른 포인트에서 몰입하기 마련인데, 전 련정희 동지가 납치되어서 처음으로 표종성과 통화하는 장면에서 안부를 묻는 아내의 목소리에 '아무 일 없다'던 표종성의 대사에 꽂혀버렸습니다. 으~아, 쌩 마초스러워요. 그 대사! X나게 열심히, 맡은 일에는 성심성의, 안맡은 일에도 물심양면, 충성충의를 다했건만 한 순간에 통보도 없이 짤리고 나서 만신..
크리스마스에 맞춰 찾아 온 극장판 포켓몬스터입니다. 이번 편은 복잡한 뒷사연이나 마을사람들과의 교류, 로켓단 없이 오로지 큐레무와 성검사 케르디오의 배틀에 집중한 엑기스판입니다. 스토리도 간단해서 3마리의 ‘성검사’ (코바르온, 테라키온, 비리디온)의 후계자인 어린 검사 케르디오가 무모하게 큐레무에게 도전했다가 깨지고, 도망치다 지우일행을 만납니다. 언제나처럼 참견쟁이에 무책임하게 상대를 뽐뿌질하는 지우의 뻘짓을 근거삼아 내면의 용기를 깨달은 케르디오는 진정한 성검사로 다시 태어나고, 큐레무에게 배틀에서는 지지만 정신승리는 쟁취한다는 내용입니다. 참고로 큐레무는 베스트위시 세계관의 양대 포켓몬인 제크로무와 레시라무의 중간 대척점으로 DP에서라면 기라티나 역활정도로 보입니다. 몇년내로 셋이 한판 붙겠지요...
중간계가 돌아왔습니다. 하이 프레임 레이트(High Frame Rate, 이하 HFR)로 촬영된 영상은 일단 정보량이 두배이다보니 훠얼씬 깨끗하고 선명합니다. 지난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선보였던 디지털액터는 보다 풍부하고 다양하게 제 역활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반쯤은 그냥 3D 애니메이션이려니 하고 보는게 편합니다. 오랜기간 정체되었던 영화기술은 갑작스러운 레벨업에 정신을 못차릴 지경이로군요. 혹자는 원작인 '호빗'이 '반지의 제왕'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적은 분량이라 3부작 기획이 무리수가 아닌가 우려하기도 합니다마는 첫 스타트는 훌륭합니다. 웃길 때 웃기고, 폼잡을 때 폼 잡고, 이게 클라이막스다 싶은 곳에서는 확실하게 볼꺼리를 제공합니다. 꽤 긴 상영시간인데 늘어지는 곳 없고요. 오히려 쪼금 더 감..
영화는 간단합니다. 역사적인 인물인 에이브러햄 링컨이 사실은 뱀파이어 헌터였고, 인간을 노예로 부리는 지주 자본가 흡혈귀 새끼를 도끼로 쳐죽인다는 내용입니다. 미쿡에서 민주당이 집권하면 뱀파이어영화가 판을 친다는 얘기가 기억이 나는데, 이건 뭐 뱀파이어를 남부 지주자본가로 확 규정을 하고 대가리를 포개니 이제까지의 뱀파이어와는 포지션이 조금 달라보이기는 합니다. 요기서 체크 포인트는 링컨은 공화당 대통령이였고, 남군은 민주당의 기초가 된다는 것 정도겠죠. 포인트를 체크해도 나올건 없지만요. 그저 한번 웃고 맙시다. 하하 개인적으로 이영화가 마음에 든 부분은 링컨이 사용하는 무기인 도끼입니다. 무협지나 무협영화를 보면 여러 조역들 중에 생김새는우락부락하고 커다란 도끼를 들고 있는 인물이 한명쯤은 있게 마련..
밤 8시 45분 극장 앞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대부분 장성한 남자들이죠. 간혹 여자와 온 행운아도 눈에 보입니다마는 어쨌든 남자들입니다. 그리고 말 없이 줄서서 팜플렛들을 구매합니다. 통상판도 있지만 대부분 가격이 2배 가까이 비싼 특별판을 삽니다. 어느새 저도 슬며시 줄을 섭니다. 9시. 일본의 극장도 제 시간에 영화가 시작되지는 않습니다. 이어지는 예고편. 예고편. 예고편. 게중에 요과인간 실사판의 예고편이 제일 인상적이 더군요. 극장 예절지켜서 인간이 되고 싶은 베로의 희망을 마음에 담아 핸드폰의 전원을 껐습니다. 그리고 가 시작되었습니다. 도쿄도현대미술관에서 지난 7월 공개된 특촬단편영화입니다. 레이의 성우인 하야시바라 메구미의 내레이션으로 전개되는 '거신병'은 제목 그대로 거신병이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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